한국인이면 함 읽어봐야겠다 싶고
박완서 님의 처녀작이자 작가가 가장 애착하는 소설이라서
<나목>을 읽었는데,
저한테는 별 감흥이 없네요.
아마 박완서 님 특유의 까칠하게 사람내면 까발리는 시선이
이 소설에 유난히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배경이 또 육이오 전쟁상황이고 머릿말에 써 놨다시피
화가나 예술가들이 대구, 부산으로 피난가서 술과 담배에 빠져 안 미치고는 배길 수 없는 상황에
묵묵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군부대에서 스카프 이런 데 초상화를 그리던
박수근 화백을 모델로 하고 있어요.
근데 이 박수근 화백을 모델로 한 화가 옥희도와 주인공 스무살 경아의 사랑의 감정이
저는 왜 뜬금없고 와닿지 않죠?
착하고 아리따운 아내에 애가 5명이나 있는 중년가장과 스무살 아가씨가
전쟁의 절망적 상황을 공감해서 같은 직장에서 어찌어찌 그런 감정이 생긴다지만,
저는 별 공감이....
오히려 어머니가 폭격에 젊디젊은 두 아들을 잃고 기절했다 깨어나서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들 잡아가고 계집애를 남겨두다니..."하는 말이 더 와닿습니다.
그 시절 어머니들이라면 그러고도 남았을 듯~~
그래도 한 시대의 단면을 스케치하듯 기록한 리얼리즘 계통의 소설이라
가치는 있을 듯해요.
"그 남자네 집"이나 "그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가 저는 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