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숙부님댁 둘째 아가씨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시어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저녁 8시만 되면 주무시는 분들이라 밤 11시 가까운 시간이라 놀랐어요.
굉장히 다급한 목소리로 " 야야, 니 시숙모가 바빠서 이바지 음식에 튀김을 안했단다. 니가 좀 마련해라."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놀랐어요.
제 목소리 부터 달라지데요. "제가 안그래도 며칠 전 시숙모님과 통화하면서 도와드릴 일 없나 여쭤봤었고
결혼식 전날 오라고 하셔서 금요일 찾아뵐려고요. ........................"
"어? 그래. 알았다." 전화 뚝!
이게 무슨 상황?
제가 다시 전화 드렸습니다.
찝찝했어요.
"그래서, 어머님.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알았다." 전화 뚝!
헐~ (정말 이해 안되는 상황입니다.해석 좀 부탁드려요.)
금요일은 아이가 교육청 수업이 있었지만 찾아뵙기로 한터라 아이 혼자 버스 타고 1시간 가량 시내투어를 시켰지요. 여자아이 혼자 보내는 것이 마음이 걸렸지만.. 가다가 낯선 아저씨들의 찝적거림도 있었다하네요.
여튼 금요일 편도 3시간이 걸려 시숙부님댁에 가니 시누 한명과 저는 잔치 준비를 했습니다.
조금있다 시부모님 올라오셨고 역시나 동서는 안오네요. 물론 일을 하니까요. 이해합니다.
시어머님이 시숙모께 그러시네요. " 둘째 (제 동서)는 오지 말라했다고요."
그 말씀 하실 때 저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급 당황하는 기색 보이시며 자리를 뜨시네요.
시숙부님 2년 전 첫째 아가씨 결혼 때는 저희 형제들이 200 넘는 냉장고 해줬구요.
이번 둘째 아가씨떄는 돈으로 주라는 아버님의 명이 있었습니다.
형님한테 전화가 왔었습니다. (두 주 전)
저한테 돈을 부칠테니 알아서 제가 돈을 계좌로 사촌아가씨한테 부치랍니다.
20만원씩 부치겠다 합니다.
20*6 =120 이니까 (총 7형제) 제가 30을 내서 150 주면 되겠다 해서 미리 부쳐줬습니다.
그 중 한명이 돈을 절대로 안내겠다고 어제야 말을 하네요.
그럼 저한테 그 2주동안 전화라도 해서 안낸다고 언질이라도 하든지.
제가 결국 50을 부담했군요.
하나 있는 제 딸아이한테 용돈 한 번 안 주시는 시숙부님이신데.. 솔직히 아깝습니다.
저희도 형편이 그리 좋은 건 아니구요.
좋습니다. 돈은 벌면 되니 잊자 했습니다.
역시나 어제 잔치..
저는 멀티였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가 집주인이나 된 듯..
일 하나 안 돕는 아가씨들은 차려내오는 밥상 받고
오히려 시고모님 댁 따님과 일을 하는 약간은 우스운 상황이.
제 동서는 일 때문에 결혼식 참석도 안하고 잔치가 열리는 시숙부님댁으로 3시쯤 바로 왔구요.
동서한테는 일하고 왔으니 힘들다며 어머님께서 앉아 있으라 명하네요.
형제들끼리 따로 모여서 논답니다.
고모님댁 아가씨가 귓속말로 저한테 그러네요. "언니, 절대 가지 마세요. 언니 가면 또 일만 할거에요."
"네. 저 안갑니다."
돌아오는 찻속에서 남편한테 지롤을 좀 했더니
일갈합니다.
"누가 너더러 일하래? "
나쁜 넘의 xx
시숙부님댁에서 주무신 시부모님... 오늘 저희 집으로 모셔야 하는데
아... 안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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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맞는 말씀들이세요.
우선 이 집안의 분위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 시어머님이 이바지 음식 다 해서 올라오셨습니다.
제가 알기론 이바지 음식중에 고기만 시숙모님이 준비하셨고 그 외엔 시어머님이 다 준비해서 올라오셨어요.
시숙부님에겐 아들이 없어 장남인 저희가 시숙부님의 장남, 며느리 노릇 해야 한다는 것이 사람노릇이라 생각하는 집이구요. 시아버님은 이런 잔치, 행사에 목숨 걸고 도리해야 한다는 분입니다.
시골 분 중에서도 유독 더 심하세요.
시숙부님 첫째 아가씨 결혼할때 제가 모른 척하고 일 많이 안 도와드렸다고 시어머님 충격 받아서 누우셨다고 고모님 전화까지 받았었어요. 나이 드신 고모님과 무려 1시간의 통화로 이해안된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 내가 이 집안의 일하는 사람이냐며 언성까지 높였지만.... 고모님의 말씀은 일관된 "이 집안의 풍속이다.니가 무조건 따라라. 니 한 사람으로 평지풍파 내지 마라. 니 시부모님 같은 분 없으시다."
저... 그렇게 순진하기만 한, 그렇게 착하기만 한 여자 아닙니다.
하지만 조실부모한 저... 친정 없는 저... 혼자 이 억시고도 당신의 지론이 맞다고 의심없는 시댁 어른들과 시누들을 이겨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방법이 하나 있긴 하지요.
바로 이혼..
그게 싫어 여기까지 왔고 내 팔자 내가 만들었다는 것 잘 알고 있으니...
너무 뭐라들 안하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