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통역사님께서 글 올려주신 글 읽었는데 그 글에 동감하면서
혹시 영어학원 못 보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워 하는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자 글 씁니다.
저희 아이는 영어를 초등학교6학년 겨울 그러니까 중 입학 전 겨울방학때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영어학원 다닌적 없고 학교에서 4학년때부터 시작한 영어가 전부였지요.
중학교부터 본격적인 영어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든 영어 공부를 시켜야 하겠는데..(물론 아이가 스스로 선행을 한다거나 열심히 할 의욕이 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우리 아이는 공부에 별 뜻이 없고 노는 것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교복을 몇 개나 변형해 입어서 버린 것이 몇 벌 될 정도로 자유분방한 북한이 이놈들... 중학생 무서워서 우리나라를 침범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기 맘대로 생활하는 아이였어요. 이 녀석을 공부시키려고 고민 많이 했습니다.ㅜㅜ
마음먹고 영어공부는 초딩시절이 끝나자마자 서점에 가서 교과서 영어 테잎을 샀습니다. 아직 교과서가 지급되지 않을 때 그 학교가 채택하는 교과서를 미리 알아 그 교재 영어 테잎를 사서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노는 시간에 귀 뚫기가 시작되었지요.
절대 영어공부 하자고 하면 안 됩니다... 이제 공부하는 연습을 하는 거다... 하며 하루에 30분만 듣자 집중해서 듣지 말고 그냥 흘려 들어라... 집중해서 빡세게 시키면 절대 안할 아이라는 것을 아니까... 학교 가기 전 3과 정도 반복반복 하고 갔습니다. 흘려듣기만 하다가 갔지요. 들은 것을 학교에서 보니... 감을 금방 잡고... 또 선생님이 읽어오라...써 오라 하니까 그것으로 읽기.... 쓰기는 했습니다. 3과정도를 반복듣기 하고 가니 자연히 영어가 해볼만 하네 쉽네... 하고 느꼈었나 봐요... 일단 영어에 자신이 붙은거지요..제가 이것을 노린겁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자기도 좀 된다고 생각하니까 들려주는 것 별로 성질 안내고 아침 학교 준비시간에 그냥 잘 들었습니다. 중1때부터 듣기는 껌...거의 만점이 계속되었습니다.
아이가 놀기 좋아하는 것을 아는데 영어 듣기는 맨날 백점 맞으니... 아이들이 영어공부 어떻게 하느냐고 묻더랍니다. 영어공부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으니... 영어공부 안 하는데...?? 하니까 아이들이 죽일 려고 하더랍니다. 맨날 만점 맞으면서 그런 이야길 하니까...
사실 아이는 그 듣기를 영어공부라고 생각하지 않을만큼 가볍게 했어요. 일단 영어에 자신감을 붙이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더 닦달하면 안하는 아이라는 것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그때도 저는 영어공부 하라는 이야기 안했습니다. 뭔 이야길 하려면 알아 들어야 하잖아요. 알아듣기 연습을 2년 시키자고 생각해서...그렇게 부담없이 듣기가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영어 성적은 듣기 만점... 중학교 영어는 사실 어느 정도만 하면 학교 점수는 잘 나옵니다. 교과서 테잎을 거의 다 반복듣기를 끝내고... 2년 계속...
아는 영어학원 원장님께 이 방법을 말하니 잘 하고 있다고 하면서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와 테잎도 구해서 똑같이 하면 실력이 일취월장 하겠다고 하더군요. 아이에게 다른 교과서 또 해볼까 하니... 절대 싫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가 우리 아이의 최선인거라 생각해 강요하진 않았어요... 약 2년반 정도 이 방법으로 하니 아이는 영어는 공부가 아닌 생활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는 것을 보고 학원에 보내 달라 해서 친구와 둘이 아는 학원에 보내 레벌 테스트를 해보니 영어 학원 계속 다닌 아이와 우리 아이의 단어실력이 거의 동등하고... 뒤처지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도 학원에 다녀도 크게 차이 안 난다는 것을 아니까 학원 다니겠다는 말을 안했습니다.
여기서 정말 아이가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였으면 아마 영어 실력은 훨씬 더 좋아졌을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는 중학교때는 놀아야 해...를 고집했어요. 실제로 열심히 놀고 학원 전혀 안다니고... 다닐 형편도 안되고....ㅜㅜ
중3학년이 되더니 옆의 공부 잘하는 짝이 영자신문을 가져와서 본다고 자기도 보게 해달라고 해서 구독을 시켜줬어요. 아이는 공부할 욕심도 조금 있고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에 칼라로 된 영자신문이 신기해서 보고 싶었던 거라해요. 주간지인 영자신문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한 장도 안본 새 신문 아까와 나물 다듬는 깔아놓은 용도로 많이 썼네요..ㅜㅜ 돈 주고 본 신문 깨끗이 나가는 것을 보면 속이 뒤집어 져도 참고... 만든 사람도 생각해서 신문도 봐주자... 깨끗한 종이 버리는 것도 아깝지 않냐... 그러면서 보라고 했고 아이도 심심하면 보다가 안 보다가를 반복하더니... 어느날부터 학교에 챙겨가서 친구들과도 나눠 보고 하더니... 독해 실력이 정말 일취월장 하더군요.
나중에는 몇줄 만 보면 전체 내용을 거의 눈치 챌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때도 교과서 반볻 듣기는 계속되고 또 교육방송 영어듣기도 계속되었습니다. 항상 등교 전 그리고 저녁먹기 전... 주중에 TV를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계속 할 수 있었어요. 드라마 안보는 대신 뉴스와 무한도전 광팬이었습니다.ㅜㅜㅜ 그 시절 MBC는 볼만 했었습니다. 노짱시절...ㅜㅜㅜ
이런 방법으로 중학교 내내 영어는 항상 거의 백점을 유지했습니다. 중학 내내 영문법에는 관심도 못 가졌습니다. 그나마 이정도 하는 것도 대단한 거라 생각해서... 고등학교에 가니 실력이 점점 나아졌지만 문법이 안되니 독해에서 한 두개가 항상 틀렸습니다. 그때까지 아이는 자동사, 타동사를 구별하지 못했어요...ㅜㅜ
자동사 타동사도 구별 못하는 놈이 영어 작문은 아주 길게 쓰더군요... 한번은 영어 선생님이 작문을 해오라고 해서 했더니 아이만 따로 부르더랍니다. 너 어디서 영어공부 하느냐... 집에 영어 가르쳐 주는 사람 있느냐... 물어서 울 엄마 영어 못해요... 가르쳐 주는 사람 없는데요..했더니...그럼 너 영어를 좋아하느냐... 하더랍니다. 네.. 영화 미드 엄청 좋아합니다... 그랬더니 작문 실력이 수준급이다 라고 하더랍니다.
물론 어법은 좀 틀렸지만... 아이는 영어 이전에 영화보기를 엄청 좋아 했어요.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미드도 좋아하고 영어가 들리다 보니 공부에도 많이 도움된것 같아요.
고등학교에서 단어외우기가 계속되었고...어법은 인강4개월정도 들으니 감의 거의 오더랍니다... 더 심화된 영어 인강으로 계속해서 보충하고 이번에 대학에 갔습니다. 지나가는 외국인과 영어회화 할 정도로 기본은 되어있다고...하면서 외국인 언니들 만나면 간단한 수다도 한답니다. 저희 아이를 보면 언어에 재능이 약간 보입니다. 수능 언어영역 같은 것은 자기는 컨디션만 좋으면 한번에 좌르르 풀린다고 합니다. 실제로 언어영역은 인강 등 한번도 과외를 한 적이 없는데 거의 1등급을 유지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언어, 외국어 과목이잖아요. 특히 영어는 오로지 꾸준히... 날마다 조금씩... 하면 어떤 아이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것이 참 어렵지요...ㅜㅜㅜ
사실 아이들 공부 시키려면 정말 속이 터지잖아요. 알아서 하는 아이는 정말 인강만으로도 서울대학교에 가는 섬소녀도 있더라구요... 그런 아이 많지 않잖아요. 우리 아이같이 교복 줄여 입고...노는곳에는 절대 안 빠지고... 이런 자유로운 영혼의 아이들을 그 기운을 어떻게 잡아서 공부하는데 쏟게 하느냐...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개인적으로 머리가 공부하는데 아주 재능이 없는 아이 말고...는 가르치는 방법을 잘 고민 하면 아이들이 학습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부에 영 재능을 안 보이는 아이도 분명 잘하는 것이 있어서... 그런 아이들도 어른들이 잘 끌어주면 훌륭한 인재로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피가 펄펄 끓는 아이들이 수능 공부를 위해 밤 늦게까지 3년동안 계속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지요. 이 힘든 과정을 스트레스 덜 받게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수험생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이랑 재밌게 어차피... 해야 한다면 조금 즐겁게 해보자... 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렇게 했습니다. 아마 공부해라... 공부해라... 그랬으면 우리아이는 가출 했을겁니다.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은 너무 즐겁고 재밌다고... 엄마 하루에 한번 씩 전화하지 말라고 합니다. 엄청 바쁘다고.. 금요일날 내려와서 오늘 갔는데 한달도 안한 대학생활을 밤새워 하는것을 들어보니 활기차고 에너지가 팍팍 느껴졌습니다.
중학생 어머님들 조바심 내지 마시길 바래요.^^ 그렇다고 방치도 안하시겠지만 조금씩 꾸준히 엄마랑 하자고 살살 달래고... 하세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중딩 아이들 아직 어리고 순한면도 많으니...좀 여유롭게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 지켜보시길 바래요. 써놓고 보니... 영어학습법을 알려주는 글인지...아이들 잘 키우자고 하는 글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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