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밑에서 어느 분이 영어 학습에 관해 암기 이외에 다양한 영어학습법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언제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시켜야 하느냐 하는 질문을 하셨기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몇 자 적었는데 저의 나쁜 습관인 자세히 쓰는 버릇이 도져서 그분 글의 밑에 댓글로 달았는데 보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해서 다시 게시판 글로 옮겨옵니다.
사람의 능력은 다 다르죠.
노래 잘 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그림 잘 그리는 사람, 그렇지 못하는 사람,
달리기 잘 하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요리 잘 하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암기 잘 하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암기하기 좋아하는 사람, 무척 싫어하는 사람 등,
사람의 능력은 각각의 능력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일률적으로 하나의 기준으로, 하나의 방법으로 강요해선 효과가 없다고 봅니당~
암기가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암기는 모든 학습에서 요구되는 것입니다.
복잡한 것들은 나름의 체계가 있는 것이고, 체계를 이해하려면 기초를 이해해야 하고, 이해한 것을 암기해서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아야지요.
하지만, 암기만 하는 것은 한계에 도달합니다.
사용이 제한되거든요.
확장성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암기한 것을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암기만 해서는 안되고 (왜냐하면 암기는 한정적인데, 영어 문장은 무한대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당~
개인의 능력차, 취향차를 반영해, 암기의 양을 조절해야 할 것이고, 어느 종류의 책, 책의 내용 등의 선택도 아이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봅니당~
그리고 암기를 통해 하는 영어학습 방법은 쓰기(writing/composition)와 말하기(speaking)에는 매우 적합하지만 (즉, 통역대학원에서 통번역사를 기르려는 목적에는 매우 부합합니다만) 읽기(reading)에는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읽기(reading)와 듣기(listening)를 테스트 하는 수능에선 하나도 도움이 안 돼요. 수능영어는 빨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기 능력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생산하는) 능력을 테스트하지 않지요.
하지만 자기 능력을 보여주려면(즉, 쓰기나 말하기를 하려면) 어떤 패턴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암기한 패턴 같은 것이 없으면 쓰기나 말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문장을 만들 때마다 단어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힘들고 틀리기 쉬울 것인지요.
(하지만 읽기와 듣기에선 원어민이 쓰고 말한 것을 파악만 하면 되는 것이니 틀릴 게 별로 없죠. 쓰고 말하기 위해선 보다 암기를 많이 해야 합니다.)
통번역사가 하는 일이 쓰고(번역포함) 말하는 일이기 때문에 암기를 강조하고 있고, 이게 효과적인 것은 맞습니다만 (물론 여기에도 약간의 qualification or condition [조건]이 달리지만), 영어의 어느 기술을 보다 익히려고 하느냐에 따라 학습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유아/초등학생에게도 영어 암기는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부터 고등학생시기까지는 이게 효과적인지 (학교 시험, 내신 성적, 수능 시험 등등을 고려하면) 의문이 듭니다.
그 때에도 물론 암기해야 할 게 많지만,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기 보다는 필요한 문법 사항들, 예외적인/특이한 표현, 각 단어의 독특한 쓰임새, 많은 단어를 암기하고 다양한 표현을 접해 보는 것, 정확하고 빠르게 (정독과 속독) 읽는 것, 내용을 파악하는 것 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당.
그리고 유아시기(초등학교 입학전)에 영어 교육은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만, 그렇다고 (너무) 늦춰 중학교 1학년이나 초등 6학년에 시작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초등 3학년 정도가 적합하다고 봅니다. 늦어도 초등 4학년때부터는 배우게 해야 합니다.
이 때엔 반복해서 읽게 하고, 듣게 하고, 암기도 많이 시키는 것이 좋은 학습법이라 봅니다. 암기 하기 쉬운 내용, 암기하기 좋아하는 내용을 암기하게 하면 보다 좋아하겠지요.
중학교 들어가면 아이들의 영어수준이 너무 달라서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 줄 수도 배울 수도 없습니다.
통번역사님 얘기대로 초딩시절은 그냥 보내고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가 영어 공부하면 매우 늦다고 봅니다.
요즘엔 모든 과목을 선행학습하고, 중요한 것은 사교육에서 배우는 행태라 늦게 시작하고, 공교육에 맡기면 큰 일 납니다. 그 피해는 개인이 입습니다.
결론은 통번역사님의 주장엔 일리가 있기도 하지만 무조건 받아들이면 안되는 면들(요소들)도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