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님의 결혼기념일 선물글에 답글달다 보니
아뿔싸
오늘이 저의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네번째.
첫 결혼기념일에는 나름 만찬을 준비하다가
재촉하는 남편에게 나만 결혼했냐고 핀잔 살짝 주어서 분위기 개판되었지요.
알고보니 남편은 패물을 준비 했더라는..(준비기간만 열흘은 걸렸을..)
분위기는 싸하고 선물받고 나니 미안했어요.
두번째 결혼기념일에는 완전 엉망진창.
첫째 낳고 갈라설뻔 했습니다.
한 6개월은 울었던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생각이 나질 않네요.
그리고 네번째 결혼기념일..
이번엔 이런저런 행사들로 오가다가 정작 까먹고 있었네요.
남편과는 주말부부 2년하면서 도리어 많이 편해진 상태여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심지어 오전에 통화했는데 서로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4년밖에 안된게 이상하게 느껴질만큼 파란만장했는데
남편은 결혼당시에 비해 지금은 마음이 너무 편하고 걱정이 없다고 말해줍니다.
순간 울컥하면서 2백킬로 거리로 뒷통수를 후려치고 싶기도 했지만..
앞으로 더 잘살자고 말하면서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4년이면 아직 갈길이 멀지요?
남편은 맘편한지 모르지만 저는 사실 그남자는 언제 또 획 돌아설지 모른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원래 성격 좀 그래요.
하지만 4년이면 서로에 대해 좀더 알고..
아이도 생겼고..나이도 더 먹어서
이제까지보단 낫겠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시댁과의 트러블도 이젠 많이 좋아진것 같아요. 서로 막장은 아니니까요.
자꾸 지난 일 생각해봐야 뭐하겠어요.
2012년 3월 9일 현재는 저도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걱정없는 사람어딨겠냐마는 지금의 걱정이야 다 누구나 하는 그런 것들이니까요.
한때 이세상에 나만 불행하다 싶을때도 있었으니까..
남편도 더 유해지고
저도 좀더 세심해지겠지요.
잘살수 있겠지요...
잘 살아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