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저 오랜 연애 끝에요.. 정말 조건안보고 사랑만으로 결혼했답니다..
결혼 할때도 양가 도움 일절 없이..
저희 돈만으로 결혼했는데 사실 거의 90%가 제돈이긴 했어요..
수도권 완전 끝자락에 살짝 걸친 지방인지라 집값이 비교적 싸거든요..
그중에서도.. 저 사는 시에서 제일 작은 평형.. 그중 젤 오래된..
퇴근하면 천정과 싱크대에서 바퀴벌레가 먼저 맞이해주는 그런 아파트..
그런곳에서 신혼 살림 시작했어요.. 전세금 3천요^^
그래도 신혼집이라고.. 도배 장판 싱크대 싹 새로 하고..
다행히 제가 모아돈 돈이 조금 있어서 혼수도 맘에 들게 장만하고..
나름 행복했어요..
그러다.. 신랑이 사업한답시고.. 전세금에 맞먹는 3천을 홀라당 날려 먹어서..
신혼 3개월만에..
정말 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버렸답니다..
당시 저희부부 맞벌이 수입이 세후 4백이 훨씬 안됬었어요..
신랑에 대한 배신감과.. 날려먹은 3천에 대한 아까움.. 당장 전세 빼라고 하면 길에 나앉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 등등.. 진짜 신혼 3개월차 새댁 속이 말이 아니었죠..
안되겠다 싶어.. 정신 차리고선 당장 계획을 세웠답니다..
결혼할때 제가 갖고온 주식이며 펀드며 다 팔고. 다니던 회사도 관두고 퇴직금까지 챙기니..
천 만원 정도 되더라고요..
이제 남은 돈은 마이너스 2천..
신랑에게도 절약하자 단도리 하긴 햇지만.. 하는 일 특성상 지출을 줄이기 힘든 상황이었죠..
별수없이.. 저에게 들어가는 돈을 전부 줄였답니다..
궁상맞게 들리겠지만 결혼 만 6년 다되가는데 여태 화장품으로 들어간 돈이 채 2십마넌이 안될껄요..
머리는 딱 한번 매직한게 다에요..
늘 묶고 다니고 집에서 머리 자르고.. 자를줄도 몰라서 걍 머리 묶은채로 댕강했어요.. ㅠㅠ
교통비 아끼기 위해 월급은 훨씬 줄었지만 집 바로 옆으로 회사도 옮기고..
그 즈음 임신을 했는데요.. 그렇게 입덧 심하게 하면서도 출산 바로 전날까지 회사 출근했고요..
입덧하면서 귤하나 제대로 못사먹고.. 그렇게 먹고 싶던 자두가 비싸서 끝내 못사먹었답니다..
참 궁상맞았죠?
어쨌든..
지금은 결혼 만5년 반째인데요..
애낳고 전업이 되어.. 외벌이 월수 280입니다..
근데, 그동안 대출이 좀 끼긴 했지만 1억짜리 '우리집'도 장만했답니다..
양가 도움 없이요.. 대출도 다 갚았어요...
그 1억짜리 집이 요새 좀 올라서 1억 3천이에요!!!!!!
애기도 하나 낳았고요.. 한창 이쁜 네살요..
그동안 적금도 꾸준히 부어서..
신랑통장 제통장 애기통장 다 하면.. 2천 정도 현금도 있고요..
올해 둘째도 가질 계획입니다..
물론.. 중간에 갖고 있던 차도 팔아서 지금은 뚜벅이고요..
예물로 샀었돈 금도 다 팔고.. 제가 예전부터 갖고 있던 펀드, 주식도 다 팔아서 하나도 없네요..^^
제 비상금으로 꽁꽁 감춰뒀던 건데요..
저도 나이가 됬고.. 결혼 5년이 넘다보니..
주위 친구들이 요새 한창 집을 넓여 이사가는 시기가 됬나 봅니다..
친구들이 죄다 30평형 이상 살고 있어요..
전 결혼 후 지방으로 내려온 경우라..
집값만 따져도 몇배씩 차이나죠..
그 친구들 물론 절약하며 열심히 살아서 몇억씩 하는 집으로 넓여가는 거겠지만..
적게는 몇천, 많게는 억단위로 시댁친정서 도움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 얘기 들으면 부럽긴 하지만 속상하진 않아요..
사실 조금 속상해요^^;;;;;
그래도..
그 친구들 비싼 집보다는..
정말 저희 힘으로.. 어렵게 마련한..
좁고 오래된.. 저희집이 더 가치있고.. 더 행복한거겟죠^^
사실 오늘 좀 우울한 날이었는데..
저 칭찬 좀 해주세요~~~
친정엄마한테 말했더니..
우리딸 고생해서 이정도 된거라.. 기특하긴 한데.. 맘이 많이 아프다 하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