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남아
채소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개인 접시에 먹어야 할 분량의 반찬을 담아주고
다 먹었는지 확인하기를 5년 정도 하니
죽으나 사나 다 먹어야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은 자리에 앉으며 먼저 물어보는 일이 무슨 반찬이 가장 맛이 없느냐는 것입니다.
먹기도 싫고 보기에도 괴로운 반찬을 먼저 먹어치워서 없애버리려는 생각인 것이지요.
오늘은 학교에 일이 있어 수업이 없는 날이라
함께 점심을 먹는데
역시나 한 젓가락씩 담아놓은 반찬들을 먼저 먹고
마지막으로 작게 지진 야채전을 소중하게 한입씩 베어 먹으며 음미하네요.
평소에는 음식이 어떠하니 라고 잘 물어보지는 않습니다만
오늘 물어보니
미역무침은 미끈거리고 도라지는 나무 맛이 나고, 도토리묵은 지우개 같고
시래깃국의 시래기는 자신이 소나 염소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나게하고
두부는 물컹대고, 등등
아, 양배추 쌈은 머릿속을 비우고 입만 움직여 주면 된다고 하네요 ㅋ
고기반찬이나 기름진 음식을
야채반찬을 먹이기 위한 꼼수로 사용하는 이런 엄마임에도
엄마 마음 불편하게 하는 것이 싫어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는 애가 귀여워서 써 보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