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사를 했어요.
친정엄마께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라
친정집 바로 앞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다가 집주인이 들어오신다고 해서
같은 동, 같은 구조인 18년된 아파트 38평 전세로 2억주고 들어갔는데...
집보러 갔을 땐 몰랐어요. 몰딩도 되어있고, 벽지도 깨끗해서
이삿날 짐이 나가고 들어가보니 이삿짐 운반하시는 분들도 크악하시더군요.
장판이 정말 때가 끼어서 시커멓고, 싱크대도 ㅠ_ㅠ 울고싶었어요.
장판은 신랑이랑 저랑 며칠간을 소다물로 매직블럭으로 박박 닦아서 지금은 좀 괜찮아요.
시커먼 때구정물이 계속해서 나오더군요.
전 세입자가 정말 얼마나 지저분하게 썼는 지 욕이 다 나왔어요.
수리도 안된다는 고장난 오래된 빌트인 식기세척기가 있어서
주인분께 여쭤보고 철거하기로 했어요.
그게 맞는 씽크가구는 9만원 들여서 저희가 짜기로 하구요.
그 식기세척기를 열고나서 전 정말 울어버렸어요.
그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어요.
그냥 낡아서 녹이 벗겨지고, 나무짝이 뜯어지고 하는 그런 소소한 문제가 아니라
컴배트도 있고 ㅜ.ㅜ
저희 식기세척기 설치하러 오신 기사분께서 이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표현하실 정도였어요.
저는 주인분께 씽크대가 너무 오래되어(18년됨) 도저히 쓸 수가 없다.
저렴한 씽크대로 하부만 교체해 달라고...비용은 저도 반을 부담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본인 위장전입은 당당히 요청하신 분께서
말도 안되는 소리 마라고 계약하면 다 끝난 거지...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전 며칠째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요.
전에 살던 집하고 구조도 똑같고, 같은 낡은 집인데도
전의 집은 정말 포근하고 좋았거든요.
지금 집은 그냥 싫으네요 ㅠ_ㅠ
여기까지가 서론이었구요. 아 길었네요.
같은 아파트인데 엄마 친구분께서 올 10월에 전세를 놓겠다고 하시는데요.
그 집은 올 수리된 깨끗한 아파트에요.
지금 집보다 3천 정도 더 비싸긴한데,
이사한 지 1년도 안되서 이사하는 건 미친 짓일까요?
이사비용만 해도 100만원. 복비는 부동산 안끼고 한다고 해도 지금 사는 집만 해도 60만원.
지금 집보다 넓은 집이니 매월 10만원 정도 관리비는 더 나갈테고.
그에 반해 새집같은 좋은 집이니 스트레스도 없을 것 같고..
새집같은 집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제가 미친 생각을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