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습니다. 남자아이인데 같은 반 여자애들보다도 작아요.
다행히 또래 중 제일 영리해서 같은 반 애들에게 지고 살진 않는데
부모가 작아서 사실 아이가 더 커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보이진 않고요.
키가 나중에라도 좀 커서 중간이라도 되면 좋겠다 희망은 갖지만 큰 기대는 안합니다.
먹는 양이 적지 않은데도 키가 안 크는 거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구요..
문제는 얼마전에 아이와 워터파크를 갔는데
아이 또래 애가 제 아이에게
"너 몇 살이야~ ?" 물어서
우리애가 "네 살" 하니
그 애가 "정말 네 살 맞아? 너무 작쟎아. 나도 네 살인데 키 대보자.." 하면서 다가와 키를 대려고 하니
저희 아이가 싫다고 제게 도망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런 문제가 생길 때 어떤게 현명한 처신인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키로 나이를 가늠하려고 모르는 애한테 다짜고짜 다가온 아이에게 딱히
"키로 나이를 가늠하는 건 정확하지 않단다. 모르는 애한테 키 재보자고 오는 건 실례야" 하고 설명하기에
네 살짜리는 너무 어린 거 같습니다. 그 애 부모도 가만히 있고~
제가 어릴 때 부모님께서 저에게
" 넌 키가 작으니 시집가기 어렵다. 공부라도 잘해야 한다"고 해서 참 상처받은 적이 있어요.
얼굴은 괜챦은 편이었지만 언제나 제 별명은 키와 관련있었습니다. '엄지공주' 라던가, '이쁜 땅콩' 이런 식..
하지만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보다, 제가 키가 작은 것을 굉장한 하자가 있는 아이로 대하시며
주지시키시는 부모님이 참 싫고 상처였습니다. 그래서 자존감도 낮았고 자신감이 부족하단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결국 그 상처는 나중에 저처럼 아담한 여자가 이상형이라는 첫사랑과
이후 사회생활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비로소 치유되어
지금은 제 스스로 제 키를 당당히 밝히기도 하고 그닥 신경 안쓰고 삽니다만
문제는 저도 성인이 되어서야 극복하게 된 것을
제 아이가 지금부터 계속 겪어야 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데
저는 저희 부모님보다는 아이에게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은데 어떤 말들을 해주면 좋을지 지혜가 나질 않아요.
지금으로서는 본인이 키가 작다는 걸 인지조차 하지 못하게 전혀 내색하지 않는데
아이도 점차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아이들의 서열이 신체발육 정도에 따를 때가 많쟎아요.
그냥 "네가 어떤 경우에도 넌 참 소중한 아이야" 말고
생각나지 않아요.
좋은 우화나 좋은 경험담..부탁드립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