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문득 생각나는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네살쯤 된 저를 집마당에서 아버지가 찍어주신 사진이었는데... 원피스에 하얀레이스양말을 신고.. 엄마의 선그라스를 쓰고... 색동우산을 양산처럼 받치고... 그런 사진이예요... 친정엄마께.. 찾아달라고 말씀드려서... 확대를 했습니다.. 사진은 A4용지보다 조금 더큰 사이즈로 확대가 되었습니다... 액자에 잘 넣어서.. 거실한켠에 두었습니다... 저사진을 보면... 제가 바라보며 웃고 있는 저희 아버지가 보이는 듯합니다... 서른에 결혼하셔서(그때는 늦은 결혼이었습니다.) 얻은 하나밖에 없는 딸이 아버지는 얼마나 예쁘고 기특하고 대견하셨을까요? 그사진의 저를 보면 아버지의 그런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시는 그날까지도 맏딸인 저를 예뻐하고 기특해하고 대견해하셨습니다.. 제가 신혼때 시집살이를 힘들어할때 저희 남편에게 내딸이 경우에 벗어나는 행동을 할리 없다고 생각한다.. 내딸이 저리 힘들어하는건 못보겠다 헤어지거라 하셨던..(이부분은 극히 요약했으니 오해는 하지마세요...).
무조건적인 내편.... 영원한 나의 든든한 빽이셨던 울아버지... 그집에서 뼈를 묻어라 같은 말씀은 절대로 절대로 하지 않아주셨던... 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하면 생각나는 몇몇장면이 있습니다... 겨울에 집이 춥다면서 (셋방살이를 했었거든요) 창문에 비닐을 치고 담요로 커튼을 달아주시고... 난로를 꼼꼼히 설치하시던 모습.... 우리 아버지가 추위를 많이 타셨던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직장생활할때.. 그때 아버지는 개인택시를 하셨는데... 겨울이면 종종 저를 모시러(ㅎㅎ) 회사앞으로 와주시곤 했습니다... 그때의 그 따뜻하고 포근함을 알기에... 저두 아들놈을 가끔 태우러 다닙니다..남편은 그런 나를 좀 못마땅해 합니다.. 기온이 영하 10도이하로 떨어지거나... 폭설 폭우가 오는 날씨면 학교를 가지말라시던 아버지... 재미있는 텔레비젼프로를 보시면 시험공부하는 딸을 부르시던 아버지... 이거 보고 쉬었다 하라시며..
생선반찬은 신문지 조각 옆에놓고 발라주시던 아버지,,
. 자존심이 너무 강하셔셔... 부러지실것 같던 불같은 성격... 그 하늘찌르는 자존심을 제게 물려주신 아버지... 어떤어떤 사정으로 경제적으로 무능한 모습도 보여주셨던 아버지... 지금 살아계시다면 어떤 모습이실지... 나이를 먹은게지요... 제가 .. 우리 아이들은 제나이가 되어서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장면이 무얼까요? 소변튀지 말라고 소리지르던 조폭엄마? 몸이 약해서 많이 아팠던 엄마? 노래방가면 광분하는 엄마? 김치찌개 맛나게 끓여주던 엄마? 커피머신 들여놓고 좋아죽던 엄마? 뭐 어떤 모습이 되었든.... 저를 떠올리는 순간이... 지금의 저처럼 이렇게 행복했음 좋겠네요, 마치 추위 떨다 집에 들어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온몸을 담글때처럼.. 마음이 노골노골해지면서... 마냥 따스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버지의 보호하에 있던 그시절이 아주 그립고 그립고 그리운것처럼... 저의 아들로 살았던 그날들을 그리워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