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장 다니느라 요리를 안하는데
딱 일요일 저녁만 요리를 해요.
너무 안하면 감을 잃을거 같기도 하고
토요일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주머니가 차린 한식 먹고
나가서 생필품 쇼핑+ 잠깐 데이트 하다
5시에 아주머니 가시고 토욜 저녁은 으레 탕수육이나 치킨, 피자를 먹으면서 아기를 보고
일요일 오전에 커피나 프레즐, 만두, 완탕면 같은 집에 쟁여둔 비상식량을 약간 먹고 아기랑 나가서
놀다가 아기 데리고 갈수 있는 팸레나 푸드코트 같은데서 밥을 먹어요.
그렇게 다니다보면 힘들지만 애가 집에만 있는거보다 마트나 백화점이라도 나가서 구경하면 좋아하더라고요.
하지만 힘드니까 4-5시경 집에 오고,
남편이 아기 목욕을 시키는 동안 저는 주로 요리를 해요.
볶음밥이나 파스타, 부대찌개나 계란말이 같이 초딩입맛 남편한테 맞춰주죠.
어떤 사람이냐면 자기야, 오늘 그냥 또 탕수육 시켜먹을까?
아냐 너무 바깥음식 먹었어 집에서 먹자 라면은 어제 먹어서 안 먹어야될거 같아.
ㅇㅇㅇ 자긴 너무 뚱뚱하니까!!! 다이어트하게 샐러드 줄까?
싫어!!!!! 샐러드 안먹어!!!!!
그럼 밥이랑 야채 반찬이랑 두부랑 먹을래? 건강하게???
싫어!!!!!!!!!! 그럴거면 왕만두 먹을거야 ㅠㅠㅠㅠ
저는 사실 걍 잡곡밥+김+야채반찬 정도면 충분히 잘 먹는데
남편때문에 아주머니도 남편이 좋아하는 고등어김치찜, 삼겹살김치찜, 동그랑땡, 오뎅볶음 같은걸 계속 하세요.
주로 짜고 달고 맵고 한걸 좋아함.
아무튼 어쩔수 없이 저도 애들이 좋아할만한 요리를 하는데
뭘 하나 성공하면 계속해서 그걸 해달라고 해요.
한번 82에서 보고 까르보나라가 맛있게 됐더니 정말 3주 연속 해달라고 하고...
이번엔 알리오올리오가 좀 잘 됐어요. 마늘을 진짜 잔뜩 볶고 페페론치노 많이 넣고+ 그라노파다노 갈아넣었더니 본인이 좋아하는 맛이 나는거에요.
담주에도 그걸로 해달라고...
아마 이번에도 몇주동안 지속하겠지요ㅠ
그리고 레서피가 실패할 때도 있잖아요.
탕수육이 한번 튀김옷이 다 벗겨져버린 사태가 일어났고
한번은 갈비찜이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적이 있고
김치볶음밥을 만드는데 죽처럼 된적이 있고
그러면 그건 절대 안 먹으려고 해요.
자기야, 내가 저번에 실패했지만 김치볶음밥은 어려운게 아니니까 다시 한번 해보려고 해. 그러면
또 싫어!!!!!! 하면서 프렌치토스트를 먹겠다는둥 그럼 감자탕을 가서 받아오겠다는 둥 그래요.
결과적으로 저는 한번 실패한 요리는 절대 다시 할 기회가 없어서 그 요리에 대해서는 제 잠재력을 확인할 수가 없다는...ㅠㅠ
건강에도 너무 안 좋을거 같고요.
지난 몇달간 한 요리가 프렌치토스트, 까르보나라, 오므라이스, 알리오올리오, 고기랑 영양부추무침. 이게 다네요.
아기가 좀 커서 제가 이것저것 하다보면 나아지려나요?
걍 제가 주도권을 가져와서 야채 위주 음식을 해놓고 먹어!!!!! 싫어도 할수없어!!!!! 하고 강하게 나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