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와서 자취하는지라 제가 지금 참 단촐한 그릇들로 살고 있어요.
밥그릇 3개 우동기 2개 샐러드볼 하나. 접시도 좀 기다란 직사각 접시 2개..정말 몇개 없네요ㅎ
슬슬 세트를 장만해볼까 싶어서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전에 옹기 쓸 때가 생각나서 적어봐요.
인터넷으로 전통옹기 파는데서 2인조로 밥그릇 국그릇 접시세트를 사서 쓴 적이 있어요.
저는 그릇엔 별 관심도 없었고..저희 언니가 그런 걸 좋아해서... 사더라구요.
세제쓰면 안된다길래 웬만한건 따뜻한 물에 아크릴 수세미로 씻고, 기름진 걸 먹은 날엔 밀가루 살짝 풀어서 씻고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한번은 설거지를 하는데, 그릇이 손에서 미끄러지더니 어깨넘어 뒤로 휙 날아가는 거에요.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 바닥에 쿵.
헐...하고 뒤돌아보는데 두 조각으로 이쁘게도 쪼개져 있네요 -_-;;
작게 깨진 조각들 없이 그냥 두 조각.
날아간 모양새나 깨어진 모양새나...좀... 웃겨서 피식 웃다가..
날아간게 그냥 사기접시였으면 하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지더라구요.
깨지기도 뾰족하게 깨지고 그렇게 높은데서 떨어졌으니 튀기도 많이 튀었을테고..
접시면 차라리 낫지 글래스락이었으면...헉.
옹기는 참으로 안전한 식기였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_-
근데, 다시 구입하는게 참으로 망설여지는게 말이어요.
요놈들이 안전하긴 한데 이가 잘 나가네요.
구입한지 6정도 지나긴 했지만..집에 가보면 지금 남아있는 그릇은 동그란 반찬기 몇개뿐..밥그릇 국그릇은 오데 간건지..
설거지도, 뚝배기 아니라 그냥 찬기여도 세제 쓰면 안 좋을까요. 바글바글 끓이는 그릇이 아니긴 한데 애매하네요.
요런것만 아니면..왠지 친근한 색상에, 꺼끌한거 같으면서도 맨질맨질한 그릇 느낌은 참 좋은데말이에요.
간단하게 차려도 상차림이 이쁘고..
그릇 많이 놓고 살게 아니라서 고민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