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어쩌면 제가 너무 예민한건지도요.
한 6시 즈음해서 이마트몰 배송이 언제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빌라문을 두드리면서 열어달라 소리를 치더군요.
저희빌라 현관문이 번호키라.. 외부인은 출입을 못해요.
평소라면 밖에서 누가 뭐라해도 집에 없는척 하는 편인데...(위험한 일이 많잖아요)
오늘은 순간 "어? 배송왔나?: 싶어서 저도 모르게 뛰어나가보니..
유리현관문 밖에 비친 남자는 이마트 배송기사가 아니더라구요.
키는 한 175정도로 그리 크진 않았지만.. 몸이 굉장히 뚱뚱하더군요. 거의 100키로에 육박해보이는...
자세도 많이 구부정해보였고,
땅거미가 지기시작해서인진몰라도.. 제 기억엔 그 남자가 아래위 전부 검정색 옷을 걸치고 있었던걸로 기억이 되네요.
소리듣고 나왔는데 그냥 들어갈수도 없어서
무슨일이냐고.. 누구 찾아왔느냐고 물으니.. 일단 볼일이 있으니 현관문좀 열어 달랍니다.
좀 겁이나더군요.
그래서 재차 다시 물었어요.. 어느집에 용무가 있으시냐고..
그랬더니 좀 버벅 대는것 같더니(바로 대답을 못해서 더 무서웠어요)
저기 아래 지하에 사는 사람을 찾는다고..
제가 다시 묻길,
왼쪽집이냐.. 오른쪽집이냐.. 말해달라.. 내가 대신 확인해 주겠다. 라고 했더니..
주섬주섬 대충대충 오른쪽집을 가리키더군요.(어느 집을 고를까 망설이더군요)
제가 대신가서 그집문을 두드렸어요.. 벨도 여러번 누르면서 "저기 누가 온것 같은데 계신가요?"라고 물었는데..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진 몰라도 응답이 없더군요. (불은 켜져 있는걸로 봐서 사람이 있었던것 같아요)
전 제 성의를 다하고 문밖에 그 남자한테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것 같다.. 미안하지만 난 (우리집으로)들어가겠다"
라고 했더니.. 그냥 문만 좀 열어주고 들어가라며 계속 현관문을 두드리는거예요.
아 정말 무서웠어요.
사람 뻔히 앞에 두고 보면서 문을 안열어주면 무시하는것도 같고..
저사람 내가 어디사는지도 봤는데(저 1층 살거든요ㅡ.ㅡ) 나중에 앙심품고 헤꼬지라도 하면 어쩔까 겁도 나고..
그렇다고 나혼자 무방비 상태에서 함부로 문을 열어줄수도 없고..
(수면바지는 입었지.. 위엔 노브라에 반팔이지.. 우리집 문은 활짝 열어놓고 나왔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냥 두눈 꼭감고 문 안열어주고 뒤돌아서서 오는데..
이 사람이 별의별 알아들을수 없는 이상한 말들을 중얼중얼 하는데 너무 무섭더라구요
욕이라면 차라리 알아듣기라도 쉽지..
욕도 아니고.. 그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저로써는 도무지 분간을 할수가 없었어요.
가슴 벌렁벌렁하면서 간신히 집에 들어왔는데..
한시간쯤 지나 이마트 배송기사가 가져온 물건 확인해서 받고선..
종이박스나 비닐같은 재활용 쓰레기들 이것저것 모아서 방금 밖에 내놓으러 나갔는데..
저한테 아까 우리빌라 문열어 달라던 그 사람이 옆 주차장에서 낡고 오래된 12인승 승합차의 문을 열고 있는거예요.
딱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지만, 짐짓 태연한척하면서 쓰레길 버리는데 옆동 빌라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이
골목끝쪽에서 나타나 좀 숨통이 트이더군요.
(근데 신기한건, 다시 그사람 옷 색깔에 관해 생각해내려고 해도 기억이 안나네요. 이게 무슨 조화죠? ㅡ.ㅡ
어두웠던 느낌밖엔 안들어요. 아마도 제가 좀 놀라서 더 검정의 느낌이 들었던것 같네요.. 뻘소리)
하지만 동일인물인건 확실해요.
뭐죠? 그냥 평범한..식당 전단지 같은거 뿌리러 온 사람일 뿐인데 제가 너무 오바한걸까요.
밝은 대낮에 봤으면 그럽게 무섭지 않았을까요? 괜히 엄한사람 나쁜사람으로 만드는걸까요.
너무 심란해서 방범창, 방충망 다 있는데도 불구하고 창문 다시 다 잠그고 확인하면서 밖에 살짝 내다봤더니
그새 차도 없어지고.. 사람도 안보이네요.
세상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