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준비를 한 달 전부터 했어요.
82에서 얻은 정보로 헌옷과 플라스틱류 판 돈만 27,000원을 벌었으니.. 어마어마하게 버려댔죠.
남편은 원래 나 몰라라, 될대로 되라는 스타일이고. 저는 좀 오두방정 떠는 편이라 달력에 몇일은 소품 정리하는 날, 몇일은 고객센터 전화하는 날, 몇일은 가구 해묵은 먼지 떠는 날 등등 미리 정해놓고 스케쥴(?) 대로 한 달을 꼬박 정리하고 버리고 했던거 같아요.
그저께 임플란트 하고 몸살이 났어요. 새로운 이물질이 몸에 들어와선가...온 삭신이 쑤시고 위까지 쓰리고 밥 한 술 못 먹겠더라구요. 그 날은 꼬박 하루를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끙끙 앓았어요.
어제 일어났더니 조금 괜찮아졌더라구요.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보니 이건 무슨 모든 부엌 살림 집기들과 냄비란 냄비는 다 나와 있고 물 마실 컵 하나 조차 남기지 않은 채 씽크대 개수대에 쌓이다 못해 씽크대 상판에, 식탁에... 집구석은 거지 같았습니다.
이 남편이란 놈은 뭐하는 놈인지..
얼마전 시어머님이 중풍끼가 있다며 큰 병원 가보고 싶다셔서 올라오셨는데 (경희대 병원 예약 잡아드렸는데 서울대병원 아니면 진찰 안받으신다고 난리 나서 인맥 동운 후 바로 그 다음날 진료 받으셨고 아무 이상 없다 결과 남)
그 날 제가 갑자기 손에 마비가 왔습니다.
설 세고 다음 날 바로 시어머님 올라오신건데
아마 제가 시댁에서 무려 열흘가까이 머물면서 일은 너무 많이 해서 몸살이 난 터였어요.
어머님 식사 차려 드린다고 밥을 푸는데 마비오고 주물러서 또 괜찮아지면 국 푸고 해서 간신히 차려 드렸어요.
그런 절 보더니 남편 왈 " 씨x . 으이그." 하며 욕지거리를 하더군요.
자기 어머니 왔는데 아프니 짜증난다 이거지요. 어머님도 "손에 쥐가 났구먼." 하시데요.
그 이후로도 남편이 아프냐? 괜찮냐? 이런 말 한 마디 없습니다.
한 달 전부터 그랬어요. 남편이 "나는 이사 할 때 아무 것도 안 할테니 그리 알아라."
정말 안하네요. 어제도 간신히 일어나서 주섬주섬 정리하고 버리고 하는데도
아침 차려주면 처먹고 또 자고 거실에서 자다가 거실 치우는 소리 나면 다른 방 가서 쳐자고
손 하나 까닥 안하시네요.
그래도 뭐 하나 시키면 할까 싶어 세탁기 하수구 물이 잘 안내려 가길래 고쳐 놔야 할 것 같아 하수구 좀 뜯어달랬더니
욕하며 뜯다 말고 가버립니다. 결국은 제가 드라이버에 펜치 동원해서 1 시간동안 사투해서 고쳤습니다.
그래도 티비 보며 누워 계시네요.
오늘은 지 볼일 보러 간다고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나가면서 "쓰레기 봉투 버려줘?" 하며 물어보길래
아무것도 하지말고 손도 대지 말라 했습니다.
이 인간하고 10년을 살았는데 더 살기가 싫어요.
자식새끼 하나 있는 것도 오늘은 꼴보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