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아버지께 천만원 보내드렸습니다 ㅠㅠ

함함 조회수 : 3,895
작성일 : 2012-02-11 23:43:28

시아버지께서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고 돌려막기 하시다가 한계에 이르러 남편에게 얘기하셨나봅니다.

 원래 남편 명의로 대출받아달라고 하셨는데, 제 남편 저 몰래 그런거 할 사람이 아니어서 결국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시아버지께서 조그맣게 사업하시고 매달 일정 생활비를 어머니 드리시는데,

 요즘 경기도 안 좋고 그래서 현금서비스를 쓰셨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단지 경기 안 좋은 것만 문제는 아니고 아버님께서 이래저래 돈을 좀 쓰신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는 아버지께 받은 돈으로 저축도 계속 하시고요.

한편 생각하면 좀 황당하고 속상합니다.

 아니 어머니는 연 4%짜리 적금 들고, 계 하고, 변액연금 넣고 계시면서,

 시아버지께서는 연리 30%인 카드론 쓰시고 그거 연체되어 저희에게 돈 보내달라 하시다니;;;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어머니께는 절대 밝히지 않고 싶어하시고,

 아들에게 돈 부탁하신 겁니다.

아버님 금융사고가 이게 처음은 아닙니다.

 결혼전에, 어머니 모르게 마이너스통장 쓰시다가(그때도 어머니께는 생활비 등 입금해 주시면서)

 결국 한도 넘고 못 갚으셔서 어머니께 알려지고, 어머니 적금 깨서 수천만원 갚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결혼할 때, 시댁에서 정말 아무것도 안 해주셨습니다.

 (전세금에 조금도 안 보태주셨으면서도 "혼수는 당연히 여자가 해야한다"고 하셔서 정말 서운했지요)

 뭐 어차피 부모님 도움 받을 생각은 없었어서, 정말 한 푼 없이 제로에서 시작해서 저희 둘이 벌어 돈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뜰살뜰 모아가며 계획세우고 있는데,

 저렇게 예기치 않게 돈 천만원이 사라지고 나니 정말 허무하고 속상합니다.

남편에게 시댁에 돈 드리는건 이걸로 끝이라고, 물론 부모님 편찮으시거나 다른 사정이 있으면 당연히 돕겠지만

 이런식의 문제로 카드값, 현금서비스, 대출 갚아드리는거 이제 끝이라고 얘기하고 드렸습니다.

 저라고 왜 안 아깝겠습니까만, 그나마 아들 며느리 맞벌이로 돈 벌고 있고, 평소에 그리 잘 해드리지도 못하는데

 이럴 때 한 번 아버님 도와드리자 싶어서(그리고 한편 남편을 위해서) 눈 딱 감고 도와드렸습니다.

 그래도 속상한 마음 전혀 안 드는 건 아니네요.

우리 시부모님, 좋은 분들이시지만 정말 경제관념 없으십니다.

 시어머니께선 본인이 엄청 알뜰하다 생각하세요. 실제로 시댁 가면 정말 낡고 허름한 물건 잔뜩입니다.

 그런데요, 쓸데없는 물건은 얼마나 사시는지 모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여름에 한창 더울때도 전기값 아낀다고 에어콘 안 트시면서,

 딱 두분 사시는데 양문 냉장고 2대에, 김치냉장고까지 있고, 돌침대까지 쓰시는 통에 전기료만 십만원 넘습니다.

 저 결혼하고 나서 3년만에, 식탁 바뀌고, 컴퓨터 새로 사시고, 최신형 가장 비싸고 좋은 스마트TV 사시고,

 TV 바뀌니 거실장 새로 다 바꾸시고, 포트메리온 그릇과, 코렐 세트 사시고, 김치냉장고 백화점서 새로 사시고,

 이것저것 엄청 사셨습니다. 근데요, 그래도 집은 정말 폼이 안 납니다 .ㅠㅠㅠㅠㅠ

 돈 쓸데 쓰고 안 쓸데 안 써야 하는데, 이상한데 돈이 샌달까요.

 좋은거 안 먹고 좋은 거 안 쓰신다고 자부심 가득하신데, 제가 보기엔 여기저기 돈이 줄줄 샙니다.

 차라리 평소에 아끼고 가끔 좋은걸로 사치하시고 기쁘시기라도 하면 좋을텐데요.

저희 결혼할 때, 돈 없어서 스드메, 신혼여행, 전세대출 모든걸 저희 돈으로, 대출로 했음에도,

 결혼식 서울서 한다고 버스 2대 대절해서 시댁 지방 손님도 거의 오셨는데도 지방에서 따로 또 잔치 하시고,

 시할머니 사시는 시골에서까지 따로 잔치해서 돈 엄청 쓰셨습니다.

 사실 어머니께서 살림을 어떻게 사시든 그건 어머니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고 제가 관여할 일 아닙니다.

 어머니 돈으로 하고 싶으신거 하신다는데, 그게 저랑 취향이 다르다고 어쩌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시댁에 천만원씩 드리는 상황(더구나 시어머니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하시고)이 되다보니

 괜히 울컥하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고민이네요. 그렇다고 저나 남편이 이제와서 시댁 가계상황 다 점검해 드리고 정리해 드릴 수도 없고.

어머니 모르시는데 시아버지께 돈 보내드린게 잘한건가 싶기도 하고.

저희 남편, 시아버지랑 시어머니랑 재정상황 공유가 제대로 안 되는 게 걱정되어

 시어머니께 은근 슬쩍 이거저거 여쭤보면서 저축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등등 떠봤더니,

시어머니 괜히 울컥 하셔서 "너네한테 돈 달란 소리 안할테니 신경 꺼라" 하시고,

너네처럼 많이 못 배워 너네 아버지는 돈 많이 못 벌지만 나는 그래도 알뜰살뜰 잘 살아왔다,고 서운해 하시네요.

남편이 은근히 가계부라도 써보시길 권하면 "그런걸 왜 쓰냐. 너네 아버지가 벌어다 주는 돈 쓰고 남으면 저축하고

하면 되지 뭘 더 하냐"고 화 내시고. ^^;;;

최소한 아버님 어머님 경제상황 공유는 되어야 할텐데, 자산이 얼마인지, 부채가 얼마인지,

한달 수입은 얼마인지, 지출은 얼마인지, 이런거라도 아셔야할텐데

그걸 저희가 다 해드릴 수도 없고...

아 정말 답답합니다 .ㅠㅠㅠㅠ 어째야하죠.

IP : 114.207.xxx.4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쎄요
    '12.2.12 1:20 AM (183.98.xxx.192)

    저같으면 남편과 함께 시어머님과 상의합니다.
    이게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2. 이게시작이라는.....
    '12.2.12 3:00 AM (180.182.xxx.236)

    결혼한지 얼마나 되었나 모르지만,
    이게 시작일 거 같네요.
    이번 한 번만....이라는 단서로 돈을 해 드리면
    그게 시작이 되면 되었지 마지막이 되진 않더라구요.
    처음부터 시어머니께 알리고 절대 다시는 자식에게 부끄러운 손은 벌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셨어야 한 것 같아요.
    카드론을 쓰다니....그건 현금서비스보다 더 무서운 거잖아요. 합법적 사채같은.
    쓸 거 다 쓰고 막판에 몰려서 어쩔 수 없어 론을 쓴 모양인데,
    그 정도면 천 만 원 한 번으로 안 끝나요.
    시아버지 현재 숨통만 트였을 뿐 발등의 불 아직 안 꺼졌을 거예요.
    걱정이네요.

  • 3. 못돌이맘
    '12.2.12 6:41 AM (119.69.xxx.144)

    님도 아시겠지만 절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라는게 중요한거에요.

    지금이라도 어머님은 아무래도 알고계셔야할것같아서요라면서 말씀드리세요.

  • 4. ...
    '12.2.12 10:01 AM (123.254.xxx.37)

    원글님 잘 하셨어요. 그냥 넘어가셔도 마음이 내내 편하지 않으셨을 거에요
    그 복이 원글님 가정과 자녀들에게 돌아가신다 생각하고, 아버님 원망하지 마시고, 이왕 드린 거니 행복한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생각하셔요..^^

  • 5. ㅇㅇ
    '12.2.12 12:06 PM (115.136.xxx.201)

    저같으면 상의하는 형식으로 어머니께 말씀드릴꺼같아요. 아버님 하시는걸보니 이번이 끝이 아닐듯합니다. 어머님께 알리고 딱 끊으세요

  • 6. 어머님께
    '12.2.12 1:24 PM (124.5.xxx.42)

    알려야 합니다. 다른 가족한테는 얘기하지말고~ 하면서 한두번 넘어가는게 수차례가 됩니다 ㅠㅠ 그런 약속은 안 지켜도 됩니다.
    집안 시끄러울거 각오하고 밝히지 않으면 비슷한 상황이 계속~
    겪어봐서 압니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962 요즘 이 남자 참 멋진 것 같아요 너무 훈훈하고 좋네요 31 재탕해서 죄.. 2012/02/12 12,144
68961 아침메뉴 쌀국수 이상한가요? 10 .. 2012/02/12 1,895
68960 조영남이가 참 주책이여도 대단한게 화가로서의 재능도 상당해 43 ... 2012/02/12 8,733
68959 집착이 너무 심해요 2 2012/02/12 2,112
68958 일요일 낮에 남대문시장 가면 다 문닫았나요? 2 .. 2012/02/12 2,720
68957 그것이 알고싶다 끝까지 보신 분 10 kandin.. 2012/02/12 4,137
68956 다음 메일 쓰시는 분들 지금 메일 열어지나요? 4 이상하네 2012/02/12 928
68955 남들이 자상한 아빠라고 칭찬하는 우리남편 8 ㄹㄹ 2012/02/12 2,810
68954 30대 후반에 생물학적 처녀라면?.. 47 잠이안와서 2012/02/12 21,334
68953 어떤 대학에 등록해야 할까요?? 2 옹치옹치 2012/02/11 1,527
68952 컴퓨터가 이상해요. 1 궁금이 2012/02/11 538
68951 정말 변호사 어려운줄 아는 사람들 많네요? 20 ... 2012/02/11 10,698
68950 이렇게 겁많은 남친과 결혼해야할지... 7 ... 2012/02/11 3,777
68949 그것이 알고 싶다..오늘도 너무 무섭네요 ㅠㅠㅠㅠ 8 아오 2012/02/11 4,901
68948 남녀 커플 해변에서 흐흐흐 우꼬살자 2012/02/11 1,214
68947 세바퀴 이정섭씨 ㅋㅋ 1 깐깐징어 2012/02/11 1,860
68946 시아버지께 천만원 보내드렸습니다 ㅠㅠ 7 함함 2012/02/11 3,895
68945 다한증 치료엔 어떤 병원이 좋을까요? 7 땀이나 2012/02/11 2,087
68944 적화통일이 되면 벌어질 일들 5 2013 2012/02/11 1,153
68943 중등 아이 노트북 4 궁금이 2012/02/11 792
68942 저는요.. 그릇이 안깨져요.. 6 웃을까울까 2012/02/11 1,593
68941 대화소리 티비소리가 막들리는데 몸은 안일어나지는건 뭔가요? 4 가위눌림? 2012/02/11 1,120
68940 초3올라가는 아이..사회 ,과학문제집추천좀 해주세요 5 부자맘 2012/02/11 2,682
68939 수학을 어찌 해야 할지 고민이예요 1 짱구맘 2012/02/11 824
68938 시어머니가 교통사고 당하셨어요 겁나요 2012/02/11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