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976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469 아이책상과 컴퓨터 책상 끝이없구나... 2012/02/24 826
75468 이걸 다 지를거예요! 너무 행복해요 ㅋㅋㅋ 41 으아 2012/02/24 17,148
75467 원래 상사는 일을 한개도 안하는 존재인 건가요? 5 .. 2012/02/24 1,814
75466 오휘 각질제거제 이름 아시는 분.. 4 화장품 2012/02/24 2,134
75465 박정현...위탄에서 좀 실망이에요 33 의아 2012/02/24 10,544
75464 에버랜드 제휴카드로 결제시, 신분증도 제시하나요? 2 아기엄마 2012/02/24 3,121
75463 오늘 위탄출연자들 14 ㅇㅇ 2012/02/24 3,420
75462 어린 자식 통제 못하고 남에게 피해주고 사과도 안하고 도망 131 깜찍이 2012/02/24 12,173
75461 꿈풀이해주세요 4 2012/02/24 1,833
75460 '나더러~' 어디서 많이 쓰는 말이에요? 7 ... 2012/02/24 1,090
75459 아이가 뿌연 소변을 봅니다.. 1 ... 2012/02/24 3,645
75458 레인부츠 있음 유용한가요? 7 ..... 2012/02/24 2,485
75457 조중동, 대법원 판결나자 대기업 손해볼까 전전긍긍 1 그랜드슬램 2012/02/24 736
75456 피자집 알바 2 .. 2012/02/24 1,274
75455 혼자 사는데..오싹한 연애를 봐버렸어요 4 ㅜㅜ 2012/02/24 3,234
75454 이마트 자연주의 제품 품질은 어떤가요? 7 자연주의 2012/02/24 4,547
75453 하이킥 mbc파업때문에 이번 주 특집방송 한 건가요? 왜 안하죠 2012/02/24 764
75452 카레를 소분하려는데 용기가 없어요. 7 카레 2012/02/24 2,234
75451 남편 친구들 이야기좀 해볼까 합니다- _- 3 친구님들 2012/02/24 1,802
75450 내일 먹을 잡채랑 약밥 미리 해도 될까요? 9 음식초보 2012/02/24 2,375
75449 해품달 연기 논란 31 뒷북여사 2012/02/24 4,131
75448 숨이차요 4 .. 2012/02/24 1,719
75447 <와이파이~>라는 말이 들어간 속담<?>있.. 4 속담??? 2012/02/24 1,118
75446 흙살림 하시는 분 계신가요? 식생활개선... 2012/02/24 958
75445 길을 가면서 귀에 꽂고 듣는 작은 라디오 이름. 4 딸기우유 2012/02/24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