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건물 4층인데 1층에서 주인이 식당을 해요. 3,4층은 현재 비어있는 상태고
저희는 두달 가량 사용할 목적으로 2층을 임대했어요.
처음에 건물 입구를 들어설때(밤이었어요) 외양간 냄새 비슷하게 확 풍겨오길래
지하계단쪽에 쓰레기가 있어서 그 냄새인 줄 알았어요.
근데 며칠 있어보니 자꾸 고양이 우는 소리(가냘프게우는 소리가 아니라 쥐어짜는듯 묵직한 소리)가
들리길래 길고양이가 있나 했더니 오늘 보니 지하1층 계단 내려가는 곳에 고양이가 한마리 묶여있는거에요.
세상에...저는 고양이 묶어둔 것 처음봐서 깜짝 놀랐어요.
짙은 회색 태비인데..순전히 코숏같지는 않고 약간 혼혈인가봐요.
태비 무늬가 등쪽은 줄무늬 처럼 나있지만 다리쪽으로는 점박이 무늬고 아주 선명하더라구요.
덩치도 엄청 크고요..잘생겼어요.ㅜㅜ
화장실로 쓰는 것으로 보이는 스티로폼 상자에 모래가 들어있고
곁에 라면박스가 있는걸로 봐서는 거기서 자나봐요.
제가 처음에 맡았던 냄새는 모래를 자주 갈아주지 않아서 나는 냄새인 것 같아요.
1층에서 식당하는 건물주인이 2.3.4층이 임대가 안나가고 비어서
쥐들이 끓는다고 일부러 키운대요.
그럼 왜 묶어놨냐고 하니까 고양이 울음소리라도 들리면 쥐들이 달아난다고요.
저도 길냥이 입양해서 지금 2년 가까이 키우는데 집에 있는 우리 냥이 생각나기도 하고
맘이 짠하더군요.
아침에 출근할때랑, 퇴근할때랑 묶여있는 야옹이에게 안녕~ 하고 인사 하는데
오늘 아침에 내려다보니 금세 밥먹었는지 라면박스에 앉아서 열심히 그루밍을 하고 있더군요.
안쓰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해서 저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