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너무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대체나 내가 무슨 죽을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나 미워할까...
혼자서 그런 생각이 들지 뭡니까.
결혼 십년을 시댁 사정으로 맞벌이했습니다.
6년 차에 이를 갈며 며느리(저요.) 씹어대는 시어머니께 딱 한번 대들었습니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잘못한 걸 짚어주시면 고치겠지만,
이렇게 감정적으로 이년저년하시면서 일년씩 며느리 전화 안받고 문 잠그고 벌 세우시면,
정말 뜻을 헤아리기 어렵고 힘들다 말했다가 5년 째 벌서고 있습니다.
시댁 친척들 만날 때마다 대놓고 저를 씹어대는 시누이.
친정부모까지 들먹이며 저를 갈구는(이런 표현 뭣합니다만, 이것도 모자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어머니.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편, 도련님, 시아버지.
구정 지난지 한참인데, 또 혼자서 뒷북처럼 우울해져버렸습니다.
물론, 제가 잘 한건 없을겝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죽을 죄인처럼 들들 볶일 만큼 잘못한 것도 없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 취급을 안하고 막 대할 수 있는건지...
잘 참다가도 한 번씩 사는 게 괴롭고,
곁에서 잠든 신랑이 원망스럽고 이 사람과 같이 살고 있는 지금의 제가 치욕스럽습니다.
저는 정말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뻔뻔하고, 이기적이며, 독한...
게다가 거짓말을 달고 사는, 그런 사람이란 말인건지...
십일년을 주구장창 씹히다보니 오늘은 저도 헷갈리네요.
그래서 여쭙고 싶었습니다.
저 정말 억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