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존경심 팍팍!!

남편 조회수 : 826
작성일 : 2012-02-01 12:20:40

몇 일 전 저녁에 남편이 저보고 집앞 음식점으로 나오라 해서 나갔더니 몇년 전 가르친 제자와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예요.

그 제자는 고1때 가족들이 모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고3때 남편이 담임을 했었는데 어느 날 저에게 혼자 있는 그아이가 힘내라고 뭘 먹이고 싶다며 집에 데려올테니 삼계탕 끓여 줄 수 있냐고 해서 제가 없는 솜씨지만 밥을 한끼 먹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이번에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로 인턴 근무를 가게 됐다고 남편을 찾아왔나봐요.

저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와하며 전에 끓여준 삼계탕 잘 먹었다는 말부터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직 의대 졸업한 것도 아닌데도 자기가 밥값을 다 내더라고요.

졸업 안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다면서요.

그리고 음식점에서 나와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호프집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씩 하며 얘길 하는데 남편이 학교에서 애들에게 얼마나 허물없이 하는지 말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원래 남편이 권위적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이기는 해요.

그리고 호프집에서 나와 헤어지는데 그 학생이 헤어지기가 그렇게 싫은지 몇번이나 안고, 손잡고 하니 남편이 볼에다 뽀뽀까지 해줬어요.

그리고 저희는 집으로 걸어가는데 그 학생은 가지를 않고 계속 손을 흔들고 있더군요. 우리가 빨리 가라고 해도요.

그걸 보니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막 솟아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학생이 하찮은 삼계탕이지만 그걸 몇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걸 보면서 정말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지, 내 행동이나 말이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네요.

IP : 61.81.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 12:23 PM (116.124.xxx.131)

    아.....좋은글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복이 많으시네요...

  • 2. 참 좋은 글
    '12.2.1 12:23 PM (121.161.xxx.85)

    이런 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다들 행복하시길...^^

  • 3. truth2012
    '12.2.1 1:21 PM (152.149.xxx.115)

    학교에 남교사들이 많아야 제자들이 훌륭히 클수 있어요, 지금과 같은 여성 교사 깍쟁이 촌지 천국 여교사 세상

    에서는 원글같은 경우는 가뭄에 콩나는 얘기뿐이죠

  • 4. imissu
    '12.2.1 2:54 PM (175.210.xxx.177)

    저희 아주버님도 중학교 교사신데...농구부가 있는 학교라 돈없는 농구부 학생들을 꾸준히 후원하셨더라구요.
    농구화나 기타 부모님이 챙겨줘야할 부분을 몰래 챙겨주시고 하셨나봐요.
    이번에 그 학생이 프로에 가게 되었다고 아주버님 찾아왔다고 하시는데....아주버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입단한다고요.^^;;

    저도 얘기 듣는데...뭉클하더군요.

    남편분이시라니 더욱 그럴꺼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644 쌍커플 재수술 하고 싶어요. ㅜㅜ ... 2012/02/01 1,294
64643 이런 우스운 일도 있었네요. 2 씁쓸한 헤프.. 2012/02/01 1,128
64642 이렇땐 어떠신가요 ? 친구의저건이.. 2012/02/01 388
64641 미샤 상설매장은 어디에 있나요? 3 미샤 2012/02/01 1,444
64640 환청/환시와 귀신들림의 차이점. 6 냠... 2012/02/01 6,154
64639 4계절중 겨울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ㅠㅜ 14 mmmm 2012/02/01 1,987
64638 집에 손님 오는 거 어떠세요? 11 2012/02/01 4,088
64637 [원전]일본산 냉동고등어·냉장명태서 세슘 또 검출 2 참맛 2012/02/01 936
64636 박근혜, 기자들 향해 “촉새가 나불거려서…” 세우실 2012/02/01 1,682
64635 시립도서관예약도서 2 나이듦 2012/02/01 544
64634 5세여아 책 추천해주세요. 1 책읽어주자 2012/02/01 557
64633 자녀가 선천성 갑상선 질환인 분 계신가요? 1 에구 2012/02/01 894
64632 세계 최대 이단 사이비 종교의 몰락! safi 2012/02/01 954
64631 어제 백분토론 보다 궁금해서요.유지나 교수 원래 횡설수설하는 스.. 4 you 2012/02/01 1,932
64630 낼 손님이 오세요~ teresa.. 2012/02/01 380
64629 친정이 든든하신 분들, 남편이 함부로 못 하나요?,,,,,원글 .. 22 자존감 2012/02/01 5,123
64628 존경심 팍팍!! 4 남편 2012/02/01 826
64627 남자코트 댓글부탁 키작은사람 4 남자 2012/02/01 930
64626 잔병많은 4살 꼬맹이..면역력 강화에 무슨 음식이나 약이 좋을까.. 3 제이미 2012/02/01 1,451
64625 대파 화분에 심어놓고 먹으려고 하는데요, 흙 뭍지 않은 대파는 .. 9 대파 2012/02/01 1,896
64624 계속 이렇게 추울까요? 7 코트 2012/02/01 1,461
64623 한신2차에서 가까운 편의점 택배어디인가요 2 급해요ㅠㅠ 2012/02/01 557
64622 1월 무역적자 20억弗..24개월만에 적자전환 등 참맛 2012/02/01 361
64621 밖에서 놀때 간식 10 나무엄마 2012/02/01 1,264
64620 여드름 자국엔 무슨 치료? 피부과 2012/02/01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