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냠편의 하룻밤외도

아보카도 조회수 : 4,316
작성일 : 2012-01-27 04:57:38

결혼 4년차입니다. 아이는 없고요.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인지 아이가 안 생겨 인공수정을 여러차레하고 유산을 거듭하다가

저는 일년 전 회사도 그만두고 아이갖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용돈 수준이고요.

남편과의 사이는 괜찮은 편인데 워낙 남편이 독특한 성격(좋게 말해서)이라 제가 어르고 달래야 하죠.

남자들이 아이같다지만, 이 사람은 정말 아이처럼 대해야만 관계가 유지되요. 잘못됬다고 지적하면 입을 다물고

요지부동입니다. 그 앞에서 살살 달래서 말해야 나중에 본인이 잘못했다고 나없으면 못산다고 아이처럼 달라붙고

따르죠. - -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친정에도 잘하고 장점도 있긴합니다.

아뭏튼 그의 외도는 너무나 어이없게 드러났습니다.

남편은 최근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이틀전, 새벽 자는 저를 깨워서 자기 꿈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오는길 어느 젊은 남자가 오늘은 꼭 집으로 바로가라고 말을 했는데 자기는 술집을 갔다가 어느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집에왔다. 집에 왔더니 어제 만난 젊은 사람이  왜이렇게 늦어냐고 집앞에서 말하더래요. 집에 들어갔더니 엄마가  아버지가 많이 기다리셨다고 말하는 데. 정작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는 자신의 원래 아버지가 아니라 못보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하며 뒤를 돌아보니 그 젊은 남자는 투구를 쓰고 창을 들고 있던 천사라 변해있었다고 합니다.

이 꿈을 꾼 남편은 하나님의 계시인것 같다며 이제는 정말 거듭난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진지하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농담으로 뭐야 자기 정말 바람핀거 아니야 했더니 정색을 하고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끝냈어야 하는 데 전 또 뭐야 하나님앞에서 맹세할 수 있어 했더니,

진지하게. 말못해, 말하면 자기 도망갈거야. 하더라고요.

전 순간 얼음이 되고 더 이상 묻지 못했어요.

전 결혼전부터 다른 건 다 참아도 바람피면 끝이다라고 누누히 말해왔었거든요.

그날 하루종일 고민하며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인가 모른 척 할 것인가 괴로운 시간을 보냈죠.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지않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있자니, 정말 최악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때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랬어요. 그러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죠. 괴롭겠지만.

근데 남편은 괴로워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나만 묻겠다고 했어요. 최근 일이 아니라면 그냥 덮어두려는 생각에

언제 일이냐고 물었더니 2년 전 친구 생일에 롬싸롱갔을 때라고 하는 거예요.

어리석게도 내용까지 다 알 수 있는 발언을 한거죠. 제가 싫어하는 남편의 성형외과 의사 친구. 그 친구를 만나서 그런 곳을 몇 번 갔기에 제가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경고했었거든요. 한 때 자주 만나더니 요새는 안 만나더라고요.

하여튼 그 이후 악몽은 시작됬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지만, 뻔하잖아요.

저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더니 남자들끼리 그런 곳에 가면 분위기에 휩쓸리게 된다고 말하며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날은 기가 막혀서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어요. 앞으로 어떡하냐고 했더니....제가 늘 이혼을 말했었기에 자기(저를 지칭함)가 용서해주면 본인은 좋겠지만, 아니면 이혼당하는 수밖에  없겠지라고 말하는 거에요.

기가 막혀서 저는 바로 집을 나가서 밤거리를 혼자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왔죠.

근데 집에 와보니 혼자 안주를 만들어 술을 마시고 있는 거에요.

정말 너무 화가나서 잘도 쳐먹는다. 양심이 있냐고 소리를 지르고 제 조카들이 선물해준 신랑신부 곰인형을 던져 버렸죠.

하지만  그날은 저도 그렇게 와닿지 않았어요. 순순히 말하는 남편도 기가막혔고, 저도 멍했고요.

다음날인 오늘밤 계속 기다렸는 데 야근을 했다며 두 시쯤 들어오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전화 한 통도 없고 들어와서도 잘못했다는 말도 없냐고 따졌더니 고개만 푹 숙이고

아무말도 안합니다. 혼나는 아이처럼. 따져물어도 답이 없어서 제가 먼저 말했죠.

당신이 한 일이 뭔지 모르는 것 같은 데 난 지옥이다.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가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가 자기 옷을 다 찢고 싶었다가 훌쩍 여행을 떠날까 하다가 얼른 다시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가.....울면서 자기가 한 일이 뭔지 진심으로 느끼고 나한테 어떻게 진심으로 다시 사과할 지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입을 떼고 주일에 말하겟다고 합니다.

평상시에도 워낙 말 한 번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라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여쭤보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 입니다.

일단 지금 마음은 지옥이지만, 막상 닥치니 이혼은 마지막 방법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이 사람에게 자기가 한 일이 얼마나 그릇된 일인지 확실히 알려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 번째는 제가 다음달에 시험관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아이를 갖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바보 짓일까요? 제게 있어서 아기는 남편과는 별개입니다. 물론 남편의 피가 섞이겠지만, 저는 정말 딸 하나를 갖고 싶습니다. 이혼을 한다해도 다시 결혼할 생각은 없으며 그냥 아이키우며 서로 의지하고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이를 갖는 것 보다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이렇게 집에 있다가는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생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믿을 수 없는 남편을 의지하기보다는 내가 얼른 일을 시작해서 무슨 일이 생기더라고 독립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드네요.  아직까지 생각으로는 언제든지 다시 일 시작할 수 있고 제 한 입은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은 들지만서도요.

하지만 나이들면서 더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 당장 시작해야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하지만, 아이갖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형편이고요. 제가 이제 마흔이 되었거든요. - -

이런 일이 제게 일어날지 정말 몰랐습니다. 늘 남자는 99프로 바람핀다고 생각해서 주변 사람들이 왜이렇게 부정적이냐고 말해왔었는 데 정말 닥치니까  정신이 없네요. 슬펐다가 아무렇지도 않다가 저를 객관화시켜보면서 이렇게 해야해라고 마치 역할극을 하듯 행동했다가 미친 사람같아요.

저보다 결혼생활을 많이 하신 선배님들께 조언 구합니다.

IP : 218.155.xxx.6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한테 달려있어요
    '12.1.27 5:15 AM (188.22.xxx.91)

    저런 남자와 평생 살 자신있으세요?
    무슨 지가 잘못해놓고 하나님 찾고 주일 찾고, 아주 개독스러워요
    징글징글합니다

  • 2. 난나야
    '12.1.27 5:37 AM (175.127.xxx.169)

    용서하고 살 수 있으시면 마무리 확실하게 하시고 사세요.
    뭐라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남자들 중 안그런 남자들 몇% 안된다고 봅니다.
    들키느냐 안들키냐 아니겠나요.
    다 그러니 용서해줘라가 아니라 두분이 대화 잘 하시고 원만한 해결을 보셨으면 합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시면 그땐 이혼해야죠. 별 수 없다고 봅니다.

    사과를 받으시더라도 얼렁뚱땅 넘어가시지 마시고 제대로 사과 받으시기 바랍니다.
    남자들 진짜 그정도 갖고 그러냐는 소리 많이들 합니다.
    거꾸로 당해봐야 그런 소리 안나오겠죠.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진심으로 사과하시라 하시고
    그 이후에 용서를 하든말든 그건 님의 마음에 달린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다잡으시고 힘내세요.

  • 3. ㅇㅇ
    '12.1.27 6:47 AM (211.237.xxx.51)

    남편과 아이는 별개라고요?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혼할 생각이 있으면서 시험관을 하는건 아닌것 같고요.
    혹시라도 아이가 생겨서 태어나면 그 아이한테 나중에 뭐라 하실건가요..

    그리고 뭔가 이상한게...교회다니면 원래 술은 안먹어야 한다고 알고있는데
    남편분은 교회를 다닌다면서 수시로 술을 드시다니... 그것도이해가 좀 안되네요 님 남편분

  • 4. A양
    '12.1.27 8:14 AM (175.117.xxx.35)

    남편분이 순진하시네요.혹은 어리석으시거나요.
    보통 그런경우에는 끝까지 시치미때는게 남자들 메뉴얼이거든요.

  • 5. ..
    '12.1.27 8:45 AM (114.206.xxx.135) - 삭제된댓글

    애인만들어놓고 바람핀게아니라 룸싸롱여자와 잔거아닌가요? 제가 한번은 남자들도 있는 회식장소에서 우리남편은 룸싸롱가더라도 술만마신다고하더라 그랬더니 오히려 거기있던 남자들이 다 깔깔대고 웃으면서 그런말을 믿냐 그러던데요? 섹시대리운전이라고해서 여자들 술마신 남자들 대놓고 유혹하던데 깨끗하게 있을 남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여자들이랑 하룻밤잔거까지는 어떻게 할수없을거같아요

  • 6. ..
    '12.1.27 2:10 PM (175.211.xxx.113)

    친구생일에 룸사롱 가서 술집여자랑 외도한 거네요
    단 한 번의 실수였고,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고백했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한다면
    한 번만은 용서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대신 재산명의를 모두 원글님 앞으로 해 두시던지요

  • 7. 재발방지
    '12.1.27 2:26 PM (118.91.xxx.65)

    맘 독하지 못한 남편이신듯 한데, 다시는 악의 무리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잘 계도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711 지금 서울에 눈이 오나요? 지이니 2012/01/27 841
62710 현재 초등1학년 아이가 작년초 유치원 두달 다닌것도 소득공제 받.. 3 연말정산 2012/01/27 1,621
62709 키톡에 글 올리시는 분들....어떻게하면 쉽게 올리나요? 1 글 올릴때 2012/01/27 862
62708 영어유치원이 일반유치원과는 확실히 다른가요? 9 손님 2012/01/27 1,735
62707 1월 27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27 440
62706 술이 일급 발암물질에 버금간다는 뉴스를 본 거같은데.. 1 애주가 마눌.. 2012/01/27 1,629
62705 이번 겨울 아이들 체험전 몇군데나 데려가셨어요? 3 곧 개학 2012/01/27 860
62704 아주아주 촉촉한 파운데이션이나 팩트 부탁드립니다. 10 미샤비비 좋.. 2012/01/27 3,152
62703 어제 차사고 났어요(렉서스) 5 바다사랑 2012/01/27 2,775
62702 우울하다는 글이요.. 어떻게 조회수가 저렇게 높지요? 여기 아래 2012/01/27 1,005
62701 [원전]후쿠시마 원전 폐쇄 완료까지 ‘40년’…천문학적 자금 투.. 2 참맛 2012/01/27 767
62700 한명숙,문재인,안희정님 토크쇼 가시는 분 계신가요? 2 ^^ 2012/01/27 917
62699 1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1 세우실 2012/01/27 466
62698 코레일 ‘설 명절’ 멤버십 포인트 ‘꿀꺽’ 비난 빗발 1 꼬꼬댁꼬꼬 2012/01/27 654
62697 확실히 우울하다는 글에는.. 2 ... 2012/01/27 2,843
62696 빌트인 세탁기를 통돌이로 교체해보신분 계신가요? 3 ... 2012/01/27 2,526
62695 머리샴푸할때 샤워기로 감으시나요? 5 궁금 2012/01/27 2,680
62694 눈밑 지방 수술 4 고민 2012/01/27 1,777
62693 시도때도 없이 '트림'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3 질문 2012/01/27 1,813
62692 꿈 해몽 좀... 2 ,,, 2012/01/27 1,697
62691 서울 서대문구에 위내시경으로 유명한 명의가 있다던데 4 아파요 2012/01/27 1,650
62690 지금 황해 다시보고있는데.. 4 질문 2012/01/27 1,246
62689 이 야상점퍼 어떤가요? 3 -_- 2012/01/27 1,306
62688 성조숙증 고민 조언 경험담 절실해요 11 고민맘 2012/01/27 5,632
62687 냠편의 하룻밤외도 7 아보카도 2012/01/27 4,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