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시아버지 환갑입니다.
(좀.. 많이 젊으세요. 시어머니는 아직도 50대.. ;)
남편-시동생, 형제 둘만 있는 집이고-
시댁이나 저희나 시동생네다 모두 어려워,
환갑은 무슨 환갑이냐... 그런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그래도 맏며느리인지라 ;;
저는 100만원 정도 현금 모아서 드릴 생각이었고,
남편은 그런 저를 말리며 50만원 정도만 드리자고...
그런 얘기들이 오가던 상태였지요.
시아버지 생신은 8월인데요..
이번 설연휴에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당사자가 아니라, 시동생 입에서요.
지금 형편에 환갑은 어떻게 챙기냐고,
그냥 식구들끼리 가볍게 식사나 하자고 남편은 그랬지만,
시동생이 펄쩍 뛰더라고요.
그래도 환갑은 챙겨야 한다고.
양가 어른들 모여서 식사나 하자면서,
형이랑 내가 7:3으로 하자고 하더라고요 ;;;
옆에서 동서가.. 시어머니는 두 분이 여행가고 싶어한다고 한 마디 하니
"그럼 우리 식구끼리만 밥 먹고, 형이 여행비용 내.
형이 한 150만 내면 되겠네. 난 50낼게."
..이러더군요 ;;
항상.. 입으로 다 하는 시동생이에요.
뭐 하다 선물이라도 하면 계속 생색..
3년 전 제게 짝퉁 운동화 하나 사주고, 지금까지 생색냅니다.. ;;
시댁 식구들의 큰 씀씀이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형편이 안 되는데도 허세.. 이런 게 심해서 골머리를 썩히고 있거든요.
아버님 사업이 어려워서 아버님 혼자 전전긍긍 하고 계신데도..
작년에 시어머니 3번 해외여행 다녀오셨고요,
틈틈이 국내여행에 맛집순회에... 안 하는 거 없으십니다.
홈쇼핑 마니아시라 홈쇼핑에서 나오는 왠만한 상품 다 사시고요.. ;;
그러고 카드값 빵꾸 나면.. 저희한테 손 벌리세요.
시댁 식구들 중에 제대로 일하는 사람은 저희 부부 뿐입니다.
시아버지는 사업 하신다고 그러시지만.. 계속 마이너스만 내고 계시고,
시동생네는 친구와 동업했다 찢어졌다.. 그러기를 반복하고 있죠.
아무튼 그래도 장남이고 맏며느리라고..
없는 형편에 열심히 돈 모으고 있는데-
평소에 도움 하나 안 주던 시동생이..
본인은 챙겨줄 마음도 없으면서 벌써부터 바람을 잡으니... 솔직히 얄밉습니다.
남편과 저, 둘이 버는데 왜 돈을 못 모으냐고..
시어머니에게 한 소리까지 하더군요.
(시동생이 저희 없는 자리에서 시어머니한테 그랬나 봐요.)
저희 집은 남편이 주식해서 말아먹어 빚이 있고요 - -++
그 와중에 영업사원이라고 차를 뽑아 차량 할부금에 전세대출금이 많습니다.
즉, 남편 월급은 고스란히 남편이 혼자 다 씁니다.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 모두 제 벌이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저희 상황을 모르는 것 같아, 시어머니한테 상세한 금액 내역까지 말씀드렸었어요.
저한테 묘한..... 추궁을 하시기에요.
(시댁 입장에서 보면, 남편이 제법 돈을 벌어다주는 것 같은가 봐요.. ;;)
아무튼.. 저희 결혼할 때도 축의금 한 번 내지 않았던 시동생입니다.
제 생일 남편 생일 조카 생일... 항상 입으로만 하지 실제로 뭘 챙겨준 적은 딱 한 번씩 뿐이었고요.
그거 갖고 몇 년씩 울궈먹죠.
그런데 이번에도 본인이 나서서 시부모님 가슴에 바람을 넣어주니 죽겠습니다.
남편은... 나름 짠돌이고 현실적이라...
시동생 바람에 놀아날 위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효자인지라.. 뭐든 해드리고는 싶겠지요.
저라도 입으로는 뭘 말을 못하겠습니까.
솔직히 돈이 있으면, 시댁이나 시동생네처럼 집이나 있으면 어떻게 빚 내서라도 챙겨드리고 싶죠..
이 바람잡이 시동생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못 들은 척 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시동생이 바람을 넣고 저희가 실행하지 않으면... 저희만 욕을 먹더라고요.
지금까지 안 챙긴 것 없이 하는 데도, 시부모며 친척들이며... 저희를 욕하더라고요.
시동생 부부를 보면, 제 가치관이 마구 흔들립니다.
시어머니와 제가 부엌에 있어도, 거실 소파에서 뒹굴며 TV 보고 낄낄거리는 시동생 부부..
아침 상 차리고 나면 눈 비비고 일어나 차려준 아침밥 먹고,
밥 먹고 나면 스마트폰 들고 전화하다 뭐 하다 정신 없이 있다가,
설거지 끝나고 나면 통화 끝내고 둘이 싹 빠져나가고
(아이들은 그냥 방치하고 부부만 싹 빠져나가요 ;;)
다시 또 식사 때 되면 기어들어와서 밥만 낼름 얻어먹어요.
또 치울 때 되면 아이 낮잠 재운다고 방으로 쏙...
그 김에 낮잠 자고 저녁상 차리면 다시 스르륵 기어 나와 밥을 얻어먹는다죠.
그들을 보고 있으면 밤낮 없이 일하고 있는 저희 부부만 맹추 같습니다 ;;
아무튼 뭐라고 하고 싶은데,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