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댁은 차례를 지내지 않습니다.
남편과 시아버님만 명절 당일 큰댁에 갑니다.
그래서 항상 의례적으로 명절 전날이면 시댁에 가서 식구끼리 먹을 반찬만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고 옵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음식준비도 안하고 별 어려움 없을것 같은 시댁이지만
저는 시댁가면 시엄니께서 항상 앓는 소리를 하십니다.
절약을 무척 강조하시고.. 저 나름대로 알뜰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어떻게 보면 시엄니의 절약은 절약을 넘어 너무 궁상 맞다는 생각이 들정도 입니다.
어제도 하도 앓는 소리를 하시길래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어머니 너무 앓는 소리 하시면 들어올 복이 도망가요.. 좀 긍정적으로 말씀하세요.."
그러면서 소불고기를 볶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1년에 한번밖에 못먹는 불고기다.." 라고
몇번을 말씀 하십니다. 제가 볼땐 그게 아닌데 말입니다..
볶아논 불고기는 남편하고 시아버님이 거의 다 드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거지 하려고 빈 그릇을 씽크대에 가져다 놓으려고 하니
"1년에 한번먹는 소고기 국물 이리줘라 내가 먹으마.. 아까워서리.."
정말 정말 접시에 깔릴정도의 국물이였습니다. 무슨 제가 크게 낭비하는 며느리인것 마냥
큰소리로 이걸 왜 버리려고 하느냐고 큰소리로 야단야단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어머니 좋은거 드세요.. 이런 남는 찌꺼기는 버려도 돼요.. 어머니 이런거 드신다고
아범이나 아버님이 알아주지도 않으니 맛있는거 드세요" 라고 했지만
결국 그 빈접시를 핥아드시듯 드셨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난 아들복도 없고 며느리복도 없다" 이 말씀을 하시는데 정말이지
제 맘속에서 천불이 났네요..
아니 어떻게 저렇게 하고 싶은말을 다 하고 사실까...
나는 할말이 없어서 이렇게 사나...
정말이지 며느리복 없다는 말에 말대답 하지 못한게 오늘 괜히 후회가 되네요..
"어머니!! 저도 사람입니다.
감정있는 사람입니다... 왜 자꾸 저한테 그러시는지...
그런말 저 이제 제 귀에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런말 해봤자 좋은말도 아닌데.. 어차피 저요.. 저 그런말 신경도 안쓰거든요..
그래봤자 제가 반성을 하기보다는 제 맘이 더 불편하네요.."
이 말을 못하고 왔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