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10년전 쯤 신혼초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살다가 이사 나오는데
주인이 월세로 내놧어요
2000 보증금에 40
주로 자취하는 직장인이보러 오는데
어느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브랜드로 도배하신 곱상한 50대 아주머니가 오셔서 보시고 계약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아이가 살 집이구나(그곳이 교통 좋고 주변에 기업이 많은 곳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저희 이사나오는 날
보증금 2000을 못만드셔서 사단이 난겁니다
알고보니 이분 서초동 식당에서 일하시는데
집도 본인이 사실 집이였구요
솔직히 놀랬어요
그런데 이분과 우연히 얘기할 기회에 들어봤더니
늘 보고 듣는게 브랜드 명품 이다보니
본인이 경제 수준과 별개로 "입성"을 하고 다니시는 거더군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그 재건축 아파트 살 때
10년전 당시 시가 4-5억 호가하고 지금은 재건축 후 입주해서 10억 하는 아파트
정말 평범한 주부 차림들.아이들도 시장에서 사 입는 티셔츠가 전부인 몇몇분을
유치원에서 차림만 보고 무시한 경우가 있었어요
알고보면 30대 초반에 4-5억대 부동산에 남편 연봉이 당시 6-7천(10년전 물가에요)하지만
동네자체가 서민적인 (집값은 비싸고 임대료는 쌌죠)분위기고 그들도 굳이 "입성"에 돈쓸 필요를 모르던 분들이었답니다
그 중에 최고는 시아버지,친정아버지 두분 다 지방 유지인데
혼수 다 생략하고 그 돈으로 IMF때 재건축 아파트 두채 사고 자기네는 더 작은 아파트 전세 살던 새댁이네요
지금 그 아파트 가격 합치면 2-30억이 훌쩍 넘는데
정말 장농,침대 하나 없이 딱 냉장고랑 20인치 티비가 전부였어요
이런 이웃들과 살던 경험 때문인가 저도 왠만큼 쓸 형편이지만
보는 눈은 있어도 막상 소비에는 둔감하게 되더군요
베스트 글의 그 분은 아마 보는 것 만큼 그리고 남에게 보여지기 쉬운 차림새에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길 원하시는 분 같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