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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없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요

푸른바람 조회수 : 3,538
작성일 : 2012-01-19 12:43:09

친정어머니께서 지지난주 일요일에 71세의 나이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평소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셔서 흰머리도 거의 없이 흑발이였고, 피부에 주름도 거의 없으신 혈압도 당도 없으신 분이었는데, 아침에 쓰러지셔서  응급처치도 못해보시고 돌아가셨습니다.

한달에 이주는 맞벌이하면서 5살, 2살 애키우는 저희를 도와주신다고 함께 지내주셨고 나머지 2주는 본인 집에서 저희 먹을거 해주시고 친구들 만나시면서 건강하게 지내셨습니다.

늘 삶에 대한 의욕도 넘치시고 아무것도 안도와주는 시부모 만난 제가 안타깝다고 시부모님이 해주시는 모든 것까지 다 해주시는 어머니셨습니다.

어머니도 친언니가 환갑도 되시기 전에 돌아가셔서 자매도 없이 혼자셨고 저도 남동생만 하나인지라 엄마와 전 세상에 둘도 없는 모녀로 지내왔습니다. 엄마의 엄마 즉 저에게 외할머니가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본인이 친정엄마가 없었다고 저는 꼭 오랫동안 옆에서 잘 보살펴 주시겠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 산후조리도 다 해주셨고, 저희 애들 때마다 선물 다 챙겨주시고 입학식 졸업식 하면 본인이 무조건 다 챙겨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집 엄마들은 나이드시면 무언가 바라시는데 저희 엄마는 늘 저에게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하시고, 좋은 건 꼭 저희 먹으라고 주시던 분이셨는데..  누구보다 자식에게 희생을 많이 하시던 주변에서도 울 엄마는 자식밖에 모르는 분이라고 그랬는데..

저희랑 있을 때 쓰러지셨다면 저희가 보살펴 드렸을텐데 고향집 가셔서 쓰러지셨고 연로하신 아버지께서는 미처 엄마를 못지켜 드리셨네요.

엄마가 없는 세상이 그저 막막하기만 하고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서 미칠것만 같습니다.

늘 하루에 몇번이고 통화하고 무슨 일이든 엄마와 다 상의했는데..

엄마와 저는 유난히 각별했는데..

손녀들 둘도 할머니를 너무 좋아했고 엄마도 남동생이 결혼전이라 저밖에 애가 없어서인지 정말로 애기들을 이뻐하셨습니다. 애들 봐도 눈물이 나고.. 엄마랑 같이 이주씩 벌써 4년째 지냈으니 집에 엄마 물건만 봐도 엄마가 보고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엄마는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친구분들과 차마시고 정정하셨다고 합니다.

어찌 이리 하루아침에 가실 수 있으신지요..

엄마가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요.

아무런 삶의 의욕이 없네요.

애들 보면 눈물만 나고 하루종일 눈물만 납니다.

엄마는 제가 이렇고 있으면 가슴아파 하시겠지만 친정엄마 없는 세상을 어찌 살아가야하나요.

IP : 202.30.xxx.156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9 12:48 PM (110.13.xxx.156)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분들이 님처럼 좀 그런것 같아요
    병수발 6개월이라도 하고 돌아가시면 미련이 별로 남지 않는데 (환자 온가족이 고생하거든요 돈도 깨지고)

  • 2. 안아드릴께요~
    '12.1.19 12:51 PM (116.122.xxx.209)

    친정어머님 사랑 듬뿍 받으셔서 행복하셨네요.
    돌아가셨지만 높은 하늘 어디에서도 항상 돌보아 주실거예요.
    이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토닥토닥....
    엄마가 우울하면 아이들도 마음아파합니다. 얼른 기운 차리세요.

  • 3. ..
    '12.1.19 12:59 PM (115.136.xxx.195)

    저희 친정아버지도 갑자기 돌아가셨어요.님과같이 애틋한관계가 아니었는데도
    하늘이무너지고 세상이 텅빈것 같았어요. 그 슬픔은 겪어보지 않은사람은 이해하기
    힘든일이죠. 저도 시도때도없이 울고 물론 지금도 얼마되지 않아 힘들지만,

    남아있는 사람이 자꾸 울고 너무 힘들어하면 가시는길이 편치 않다고 해요.
    법륜스님글에서 본것인데 잘 보내드려야 돌아가신분이 편하다고,
    님 어머니도 님이 잊혀지지 않을꺼에요. 아직 다보고 계실지 몰라요.
    님이 슬퍼하는것, 가슴무너져하는것, 그것보면 얼마나 편치 않으시겠어요.

    어머님 편하게 보내드린다 생각하고, 아직 눈물나는것 어쩔수없어도
    천천히 마음 다잡으시기 바래요. 이와중에 참 좋은어머니이고, 님이 부러워요.
    그런 어머니를 가진것도 님복이었고, 참 감사할일이고, 부모자식이지만,
    서로 너무 좋은인연이었고, 나중 다음세상에 다시 좋은인연으로 만날꺼예요.

    어머니가 많이 사랑하셨던 님과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마음 잡으시고,
    어머니 편하게 보내드리세요. 님그런것보면 어머니가 많이 가슴아프시잖아요.
    어차피 시간이 많은부분을 해결해줍니다. 어려운시간 잘 견디어내시기바래요.

  • 4. 제 맘도 아파지네요
    '12.1.19 1:10 PM (175.113.xxx.111)

    각별한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그 슬픔이 얼마나 클까요..
    모녀사이 썩 좋지 못한 제게도 원글님 애통함이 느껴지는데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ㅠㅠ

  • 5. ㅡㅡ
    '12.1.19 1:14 PM (125.187.xxx.175)

    그렇게 자식 사랑이 각별하셨다니
    자식이 엄마 병수발 들며 힘들까 싶어 그리 갑자기 가신 걸까요?
    원글님의 절절한 심정이 느껴져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저는 엄마에 대해 그리 절절한 애정이 없어요.
    차별받고 자라온 상처를...이제는 성인이니 제 스스로 치유하고 잊어야 하는데 잘 안되네요.
    엄마는 본인이 그리해서 내 마음이 아프고 차가운 딸이 되었다는 걸 인지조차 못하시는데요.
    돌아가신 후 후회할까봐 잘 해보려 하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상처만 후벼파지네요.
    충분히 마음아파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면 슬픔보다는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며
    그렇게 한없는 사랑을 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만 남게 되지 않을까요?

  • 6. 정인
    '12.1.19 1:36 PM (211.200.xxx.154)

    전,,엄마가 아직 가까이 계시지만 연세가 있으시니
    언제고 돌아가신다는 생각만 해도... 엄마 없는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생각만으로도 막막하고 눈물이 나요
    저도 님처럼 엄마랑 각별하고 뭐든 주려고만 하는
    사랑 많으신 엄마이기에 더욱...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전 부모랑 자식이 같이 살다 같이 갈 수 있다
    면 좋겠다..생각한답니다

  • 7. dff
    '12.1.19 1:40 PM (211.40.xxx.122)

    네 글만 읽어도 슬픕니다. 아직 엄마 살아계시고, 저는 또 딸이 둘인데..이들이 없으면 사는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 8. 두아이엄마22
    '12.1.19 1:58 PM (1.224.xxx.44)

    님 저랑 똑같네요...저는 돌아가신지 6년이 되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지가 않아요
    어쩜 이렇게 아무지병없이 쓰러지자마자 돌아가시는지..
    그래서 더 애석하고..전 사람이 죽으면 유언하고 돌아가실줄 알았는데
    그전까진 죽음이 남의일인줄 알고 살았는데...

    저도 친정엄마가 너무헌신적이라 더 사무치네요
    너무 착해서 한번에 데려가셨구나..싶네요...
    님 글에 눈물이 났네요
    힘내세요~

  • 9. 유리알
    '12.1.19 2:42 PM (59.7.xxx.19)

    저도글을읽다가ᆢ친정엄마생각이나서ᆢ눈물이납니다ᆞ엄마는 66세에 암으로 길어야6개월 선고 받으시고ᆢ1년8개월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저도 외동딸이라ᆢ원글님처럼 엄마와의 관계가 친구 같았습니다ᆞ돌아가실때까지 입퇴원 반복과 항암치료 무척 힘들어 하셨고ᆢ간호하는 저도 살림해가며 초딩둘에 모시고있는 시어머니까지ᆢ너무 힘들었습니다ᆢ 이를 악물고 6개월선고받은엄마ᆢ6개월지나고는 하루 하루를 맘졸이며 투병을 했고ᆢ엄마 안계신이후를 상상 할수가 없어서ᆢ눈물로 시간을 보내며 ᆢ앞으로 엄마위해 평생 할수있는일 지금 몰아서 하는거라 생각하며 ᆢ 버텨 니갔습니다ᆢ

  • 10. 유리알
    '12.1.19 3:00 PM (59.7.xxx.19)

    폰으로 쓰는거라ᆢ 수정도 안되고ᆢ
    8년지난지금 기쁜일 속상한일 엄마와 함께 할수 없어서 눈물나고ᆢ처음 몇년은 하루도 엄마 생각을 안하고 지난날이 없을 정도 였어요ᆢ
    시간이 지나도 엄마를생각하면ᆢ눈물납니다
    원글님글을보니 예전 제 마음같고ᆢ 우리엄마 생각에 눈물나네요ᆢ힘내세요

  • 11. 먼저
    '12.1.19 3:46 PM (175.193.xxx.18)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렇게 좋은분이셨으니 좋은곳에 가셔서 안식을 취하고 계실거에요
    슬픈만큼 슬퍼하시고 힘내세요
    님도 님의 아이들에게 또좋은 친정 어머니가 되어야지요

  • 12. 별모양
    '12.1.19 3:46 PM (210.223.xxx.237)

    고등학교때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지요..

    그때는 병으로 고통받는 엄마가 안쓰러워 그냥 고통없는 하늘나라로 가셨음했지요..

    딸아이 출산때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20년도 훨씬 더 지난 슬픔인데도 아직도 가끔씩은 가슴이 아려옵니다..

    원글님의 가슴 절절한 슬픔이 느껴져 한번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 13. 도라지
    '12.1.19 4:57 PM (123.109.xxx.36)

    토닥토닥...
    그냥 그 '없음' '안계심'을 견디는거죠..
    누굴탓하기도하고, 같은 처지사람들과 서로 위로하기도하고..
    시간이 지나면 좀 옅어지는데
    보고싶고 목소리듣고싶고
    애들커갈때마다 ..엄마 나도 그랬어? 묻고싶고
    그리운마음 크기는 같은것같아요...

  • 14. ..
    '12.1.19 5:01 PM (119.202.xxx.124)

    힘내세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인간은 누구나 다 죽습니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빨랐을 뿐입니다.
    죽음도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너무 애통해 하지 말고 편하게 놓아드리세요.

  • 15. 엄마와
    '12.1.19 8:10 PM (125.181.xxx.219)

    좋은인연이었군요.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마음 추스리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엄마도 님이 이쁘게 아이 잘키우고 시집,장가 잘보내고 아이들한테 님엄마가 하신것 처럼 사랑나눠주다가 나중에
    만나길 바라실겁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맛있게 잘드셔서 건강하세요. 하늘의 엄마도 씩씩한 딸.. 그걸원해요.

  • 16. 아~~
    '12.1.20 12:40 AM (121.131.xxx.87)

    저도 언젠가는 엄마와 이별할 날이 올 거라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외국 동생집에 두달 예정으로 가신 엄마도 너무 보고 싶은데... 원글님, 얼마나 힘드세요...
    저는 시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막내인 남편에게 시이모님이 우리 00 이제엄마가 없구나...하시는데 너무 슬펐어요.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우리 모두에게 언젠가는 닥치겠죠.
    방금 이장희의 어머님의 자장가 들으면서 가슴이 저렸는데...깊이 공감하며 마음이 아프네요.
    원글님, 실컷 우시고 나역시 내아이에게그런 엄마로 씩씩하게 살아가야죠.

  • 17. 2주기..
    '12.1.20 2:27 AM (112.151.xxx.89)

    저도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었어요.
    오늘이 바로 엄마의 두번째 제삿날이네요.
    40이 다 된 나이에 엄마를 잃었는데 정말 아이처럼 울게 되더군요.
    아직도 엄마 생각하면 사무치는 그리움과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가신 것에 대한 원망이 뒤범벅입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불면증이 생겼어요.
    저도 아직 아이들이 6세, 4세라 어려서 낮에는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고 지내는데 조용한 밤이 되면 엄마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눈물날때 실컷 우세요.
    저도 아직 진행 중입니다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의식적으로 엄마 생각안하려고 하니 꿈속에서 자꾸 엄마가 돌아가신 상황이 재현되고 무의식의 저는 정말이지 엄마잃은 어린 아이가 되어 엉엉 울고 또 울고 있습니다.
    슬픔을 슬픔으로 충분이 풀어내세요..
    다행히 어린 아이들이 있으니 그 아이들이 주는 웃음이 최고의 위로가 되더군요.
    저의 큰 아이가 4살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제가 하도 우니까 그러더군요
    `엄마 울지마..할머니랑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만나면되니까..`
    님의 어머니가 님에게 그렇게 잘해주셨듯 딸들에게 그렇게 베풀어주시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딸들 곁을 지켜주세요..
    저는 그렇게 하려구요..우리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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