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땐 왕따가아니라 따돌림이라고들 했죠.
요즘처럼 악랄하게 괴롭히진 않았어도 알게모르게 소외시켰던 친구가 꼭 하나씩 있었어요.
저는...
그 당시엔 너무 어렸으니까 -라고 생각하기에도 너무 가슴 시리게 미안한 친구가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때이던가. 반에 정말 더럽게 하고 다니는 아이가 있었어요.
이름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 X녀 . ( 이름 공개하면 그 친구가 곤란할까봐. 이름이 아주 특이하거든요 )
머리는 수세미같이 빗지도 않고 다녔고, 이가 들끓었죠. 옷은 항상 냄새나고 더러운옷..
소문에 그 아이의 엄마는 무속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 모두가 그 아이를 피하고 놀려댔어요.
저도 그 무리중 하나였고요. 왜 군중심리있쟎아요.
그러던 중, 정말 제가 왜 그랬는지 지금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친구들 몇몇과 도모해서, 그 따돌리던 친구가 지나가는길목에 숨어있었더랬어요.
각자의 손에는 지푸라기를 쥐고요.
그친구가 지나갈때 ( 늘 그랬듯 혼자였죠 ) 우르르 몰려나가서 그 친구 머리에 지푸라기를 던지고
도망갔어요.
당연히 그 친구는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죠. 제 차례가 세번째인가 그랬는데
그 친구 우는 모습에 살짝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여기서 내가 이걸 멈추면 안돼@! 라는 이상한 생각에
결국 그 친구 머리에 지푸라기를 뒤짚어 씌우고 도망갔네요.
30여년이 지난 지금인데도 그 친구의 우는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요.
아 .. 나는 그때 왜 그랬을까.
다른 아이들이 모두 지푸라기를 뒤짚어 씌울때 감싸주진 못했을지라도
똑같은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친구야 미안하다.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