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이제 곧 마흔...아이가 없어요.
딱히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저나 남편이나 아이에 관심이 없고
서로의 생활, 둘만의 생활이 소중하고 깨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이는 낳지 말자고
서로 암묵적인 동의를 한 셈입니다. 전 정말 육아나 교육에 자신이 없는 편이고
멘탈이 약한 편이라서 스스로가 부모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해
되도록이면 아이를 갖지 말자고 결심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요즘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불안한 감정이 생겨요.
정말 이기적인 생각인데, 나나 남편이나 불의의 사고로 먼저 누가 가고 나면
그 상실감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적어도 부모님들이 살아계신 상태에선 덜하겠지만
양가 부모님들 다 돌아가시고, 형제들만 남은 상태에서
나이들어 부부 중에 하나가 가고 나면 남겨진 하나의 장례는 누가 치뤄줄 수 있을까..
친정에 조카들이 있긴 하고, 남편 형제쪽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 도련님도 독신주의자라서요.
남편과 저는 어느 정도 재산 형성을 한 편이고, 아직 100%는 아니지만
노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인 생각과 별도로
둘이 서로 무척 사랑하는데 그 중 하나가 가고 나면 그 상실감이 어떨지...그걸 자식이 메워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홀로 남아 죽을 때 임종을 지켜줄 사람은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제가 만약 아이를 가지려고 생각한다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일 듯 싶어요.
이런 이기적인 생각으로 아이를 낳겠다 결심할 수 있을까.
만약 낳아도 잘 기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혹시 저와 같이 결혼 생활이 오래되신 분들 중에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 없으신가요?
앞으로 몇십년 후의 일을 너무 깊이 고민하는 걸까 생각하는데...
그냥 우리 부부 둘이 동시에 조용히 잠들 듯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자주하곤 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건, 현재 생활엔 아무런 불만이나 아이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데
미래에 닥쳐오지도 않을 외로움으로 이런 마음 가짐으로 아이를 갖는다면
과연 내가 제대로된 부모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노산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아이가 건강하게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것들...정말 여러모로 생각이많아집니다.
경험있으신 분, 주변에 저와같은 사람이 있는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