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 아침 일찍 출근했다가, 정말 여러 사람을 서서 만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거의 저녁을 이 시간에 먹습니다.
겨울처럼 바쁜 시기에는 정말 피곤해하고 집에 오면 밥 먹고 곯아 떨어지기 바쁜사람입니다.
저는 아이 둘 키우는 전업이고요.
그러다보니 집안일은 물론 아이들 돌보는 일 거의 전부를 제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방을 치우다 말아서
남편 자는 자리는 펴두고, 저랑 딸들 자는 자리를 개어서 남편 자는 이불 위에 두었는데
남편이 저녁 먹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자더라고요.
엄청 힘든가보다..하고 따라들어갔는데
제 이부자리 개어둔 건 그대로 두고 본인 몸만 쏙 들어가서 누웠더라고요.
그런데, 그 모습이 어찌나 밉던지요.
본인이 잠자리를 마련하려면 제 이불을 치워야하는데, 치우자니 펴두어야 할 테고, 피곤하니 그냥 자는 겁니다.
그래서 제 이불 펴놓고 나와서 아이들 씻기고 자고 났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남편한테 어제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내 이불도 좀 펴주면 안 되는 거냐고 했더니
냉큼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장에 있는 제 이불을 펴놓고 나오더라고요.
그러더니 너도 피곤하면 밥 엉망으로 해놓고 미안하다고 하지 않느냐고 그거랑 뭐가 다르냐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나는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밥 신경 못 썼으니 미안하다고 하지 않느냐고. 그리고 정말 미안해 한다고 하면서
"내가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이불을 못 펴겠더라. 그게 정 그렇게 서운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해주면 좋겠는데
그래도 수긍이 안 가고 본인 피곤한 이야기만 하는 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다시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네요.
그래서 제가
부부는 아무래도 남이다보니까 서로 신경 써주고 말이라도 이쁘게 해야 좋은 사이가 오래 가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그냥 웃어넘기고 말 뿐, 입장을 바꾸지는 않네요.
이런 일에 서운해하는 제가 너무 속이 좁은 건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