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임산부입니다.
요즘 몸이 무거워서 택배를 자주 이용합니다.
자잘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생수며 쌀까지.
(남편과는 현재 주말부부입니다.)
근데 요즘 택배를 자주 이용하면서 느끼는건데, 택배기사들이 꾀를 부리는 것 같아요.
집에 없을 때면 모를까, 분명히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저녁이 되면 경비실에서 택배가 **개나 왔는데 좀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는데, 민망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합니다.
(전 경비실에 가능하면 택배 맡기지 않습니다. 그건 경비 어저씨들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주문할 때, 배달 전에 연락 달라고 메모 남겼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전에 택배기사로부터 연락도 못받았습니다.
그냥 부재중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경비실에 맡기고 가는거지요.
요즘 택배기사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있어서 일부러 받으러 내려간다.. 음료수 챙겨 드린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 그건 좀 오버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분들이 저임금으로 일을 하시는건 회사의 착취 때문인데, 그걸 소비자가 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하면서 대신 매꿔주는건 결국 문제 해결도 안될 뿐더러, 악순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전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만원짜리 물건을 사도 2500원 더 들여서 택배를 사용합니다.
25%의 부담을 더 감수하는 대신에, 집 앞 (현관)까지 배달 받을 권리를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저희 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 저 하나를 위해 배달하는 것도 아니고(시내 한복판!), 여러 대의 엘레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는 배달하기 아주 편한 곳입니다.
(건물 바로 앞까지 차로 와서, 수레에 한꺼번에 실어서, 엘레베이터 이용~~~)
빌라나 다세대 주택도 아니고
시골 오지도 아니고
부재중인지 확인도 안하고
분명히 집에 있는데
무조건 경비실에 맡기는건
택배 기사의 근무 태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려운 분들, 서로서로가 좀 이해하자...는 비난 댓글이 올라올까봐 좀 겁은 나지만,
(임산부가 심뽀 곱게 쓰라는 악플은 반사! 반사! 반사!)
어려운 분들을 돕는 건 돕는 거고 (매달 10만원 정도의 금액을 정기적으로 불우이웃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기들 일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요? 돈을 받는 이상은 말이에요. 그게 프로죠.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그 돈 받고 일하기로 했으면, 적어도 최소한의 역할은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싫으면 그 일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임금이라고 일을 대충대충 하는게 정당화가 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만 덮어쓰는게 아닐까요?
쌀 10키로를 경비실에서 어떻게 갖고 올라와야 하나...
(오늘 올 것 같아서 안그래도 하루종일 대기하고 있었는데!!)
나는 수레도 없는데...
평소에 3키로 이상의 물건은 들지 말라고 했는데ㅠ.ㅠ
남편이 오는 주말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대체 택배비는 왜 낸거지??
속상해서 주절거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