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명절이 다가오니 맘이 무거워요.

신이사랑 조회수 : 1,822
작성일 : 2012-01-10 16:25:16

결혼한지 5년된 맞벌이 주부입니다. 아이도 하나 있구요.
시어머님은 저희가 결혼하기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신 것을 시작으로
결혼 후 2개월부터 지금까지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자주 드나드십니다. 연세는 지금 63세이시구요.
체력은 엉망인데 정신력이 강하셔서 그럭저럭 버티고 계십니다.
작년 10월에 뇌출혈이 다시 발병해서 왼쪽 팔과 손이 마비가 되셨고, 중환자실->일반병실->재활병원으로 옮기시며
호전되셔서 지금은 혼자 화장실이나 물리치료실 출입은 가능한 상태에요.
어머님의 인품을 생각하면 참 좋으신 분인데, 너무 자주 아프시니 약간 원망이 될 때도 있었지요.

그래도 나름 가족들이 잘 헤쳐나가고 있으며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이시긴 하지만 시아버님이 가장 애를 많이 쓰시고 계세요.
다들 다른 지방에 흩어져 살고, 외아들인 저희 부부도 맞벌이로 시간이 그리 많이 나지는 않지요.


이번 설명절부터는 제가 제사를 온전히 준비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머님께는 절대로 집에 와 계시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세요.
너무 젊은 나이부터 이렇게 많이 편찮으신게 원래 몸이 약하기도 했겠지만
맏며느리로 시골에서 6남매 키워내고, 농사일에 너무 몸이 부셔져라고 일만 하신 때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머님을 이런 상태로 만든 그 상황이 참 싫네요. 아버님이 5남1녀 중 장남이시고, 장손이세요.
두 분은 농사일을 하시는 맞벌이셨지만 집안일은 온전히 어머님만 하셨어요.
아버님이 도와주시는 스타일이 아니시죠.

명절 차례에 네 분의 작은 아버님과 한분의 작은 할아버님이 오십니다.
결혼하고 나서 일년에 두 번 명절과 한식날 하는 제사
(저 결혼전에 어머님께서 한바탕하셔서 모든 기제사를 통일하셨다고 들었어요^^;;)
를 지내면서 작은 어머님들은 한 번도 오시는 걸 못봤어요.
저의 시부모님이 장남의 자리에서 동생들에게 베풀어 주신 이야기를 대충 종합해서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그 분들은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다 입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면 모든 관계는 끊어질 것 같습니다.

작은아버님들은 전날 저녁 때쯤 오셔서 다음날 차례 지내고 바로 가십니다.
시아버님은 반가워하시죠.
제가 전날 10시간, 다음날 4시간 정도만 앉아 쉬지 못하고 종종거리고 일하면 집안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물론 어머님이 같이 해주실 때 이야기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어머님이 병원에 계시니 저 혼자 차례준비를 해야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은 설날 당직이 걸려서 출근해야합니다. 같이 있으면 도움이 될텐데...
차례상을 차려내는 것은 쉽습니다.
다만 작은 아버님들 전날 저녁에 오시지말고 다음날 차례지내러만 오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이 저렇게 몇 번이나 생사를 넘나드는 중병에 힘드셔도 병문안 오는걸 못봤고,
그 소식도 일년에 공식적으로 만나는 제사날 명절날이나 되야 듣고 압니다.
작은 어머님들도 그 소식 들었을텐데 제가 알기로는 전화 한 통 안하십니다.
왜 시아버님은 저렇게 싸가지 없는 동생들에게 목을 메시는지 자기 부인의 처지는 약간 안타깝지만 형제애는
그토록 지켜내야할 소중한 가치인지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또 작은아버님들은 어떻게 사시는지 직업이 뭔지 제가 잘 모르지만 제네시스 타고 오시고,
해외 여행한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으시고 한나라당 지지하시는 뉘앙스 팍팍 풍기시고 하는거 보면 먹고 살만하신거 같습니다.
물론 저희 시댁도 먹고 살만은 하십니다.
그런데 오실때 네 분이서 쇠고기, 과일, 아무도 안먹는 주스, 맥심커피믹스(이건 왜사오는건지,
형님이 시골에서 농사만 지으셨다고 무시하심?)사오시더라구요.
이제 갓 결혼한 저도 첫 제사 때 제사비 내놓았습니다. 매월 작지만 용돈드리구요.
병원입원하시면 병원비 보태시라고 백만원정도는 내놓습니다.
어머님이 다시 한바탕하셔서 돈으로 달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번부터는 봉투를 주시더라구요.

아버님께는 죄송하지만 오시지 않는게 나을 것 같아요.
제사준비 보다 전날 저녁 대접해드리는게 너무 싫습니다.
남편도 이런 저의 생각에는 동의합니다만 아버님께 차마 말씀드리지는 못하네요.
우리 대인배 시어머님 지난 주말 찾아뵈었더니,
"아버지에게 너 허리 디스크 있으니 일 못한다고 말해 두었다.
제사준비 간략하게 하고, 잘 모른다고 말하며 몇 가지는 빼먹어도 된다. 무리하지 말아라. 대충 지내라"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뭐 모든 사연을 쓰자면 너무 길지만 이쯤에서 마치고 82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어요.
작은 아버님들 오시지 말라고 하면 어떨까요?
질문 이상하지만 누구에게 털어놓고 하소연하고 싶어서 썼어요.


 

IP : 125.128.xxx.11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12.1.10 4:33 PM (112.168.xxx.63)

    그넘의 제사 좀 없앴으면 좋겠네요 진짜...

  • 2. ...
    '12.1.10 4:37 PM (222.109.xxx.38)

    집에 환자 있으면(우환이 있으면) 제사 안 지내도 되는것 아니예요.
    시아버지께 말씀 드려 보세요.
    작은 아버님 오시지 말라고 하는 것도 원글님이 얘기 하실게 아니라
    시아버지가 동생들한테 얘기 하셔야지요.
    근데 그냥 놀러 오는게 아니라 제사 지내러 오시느것 못 오게 하는것도 그렀네요.
    시아버지, 남편하고 의논해서 하세요.

  • 3. .....
    '12.1.10 4:41 PM (72.213.xxx.138)

    와, 정말 그래도 시어머님이 말씀이라도 고맙게 하시네요.
    마음으로는 이번 명절 작은아버님 댁에서 하자고 하고 싶네요 정말....

  • 4. 나참
    '12.1.10 5:04 PM (183.98.xxx.192)

    저 역시 제사 지내는 외며느리로, 어지간하면 며느리 봉사해서 집안 편하자 주의이지만, 이런 경우는 안지내도 된다에 한 표 던집니다.
    특히 집안에 환자 있을 때는 안지낸다고 합니다. 결혼 등 경사가 있을 때도요. 집안 식구들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그 환자나 일에 집중할 시기라는 뜻이라고 전 해석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몸이 그러시다니.. 남편과 시아버님 두분이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 5. ㅡㅡ
    '12.1.10 5:55 PM (210.216.xxx.167)

    시어머니도 그러시니 당연히 음식 나눠 해야 마땅하고 당일날 아침에 와야죠
    그분들도 그게 편할텐데 님 아버님 눈치 보여서 전날 오는걸 거에요
    아버님께 잘 얘기해 보세요 당일날 모이자고요
    니이들어 각자 며느리 사위보니 각자 명절 보내는게 편해요

  • 6. ..
    '12.1.10 10:47 PM (222.121.xxx.154)

    제사 지내는 집 며느리 입자에서..
    그냥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시고요..
    아버님 말씀대로 디스크 환자시고, 잘 모르시는데, 몇가지 빼먹고 그렇게 지내세요.
    잘하려고 하지 마시구요..
    그러다 보면 발길 뜸해지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351 양식기 사려는데 싸이트나 남대문 가게 2 추천부탁 2012/01/12 861
57350 전에 부자패밀리님께서 들깨 관련하여 답변해주신 글 못찾겠어요 ㅠ.. 2 ;; 2012/01/12 964
57349 혹시 양파와인 드셔보신 분~ 2 dma 2012/01/12 14,384
57348 미소된장 국내산 있나요??? 3 영족기체 2012/01/12 2,123
57347 올레이 토탈 이펙트 노말크림 어떤가요? 2 40대 2012/01/12 1,337
57346 신혼 가전물품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17 현대생활백조.. 2012/01/12 1,760
57345 보일러 물이 뜨거워지지 않고, 미지근하고 찬물이 반복적으로 섞여.. 3 웃자맘 2012/01/12 2,022
57344 재미 없는 남편.. 6 다시처음으로.. 2012/01/12 5,177
57343 제가 좀 이상한가봐요. 3 추위 2012/01/12 599
57342 언니의 눈.. 1 수정 2012/01/12 833
57341 예전에 적금들던것이 이제야 기억이 났어요!!! 3 초보맘 2012/01/12 1,378
57340 감말랭이 냄새? 1 냄새가 2012/01/12 642
57339 영화 밀레니엄 개봉 질문이욧! 4 레몬머랭파이.. 2012/01/12 1,263
57338 갈등중입니다. 8 50대아줌마.. 2012/01/12 1,243
57337 산야초 드시는 분 효과보셨나요 자유 2012/01/12 423
57336 [컴앞대기]들깨탕이 이상해요 ㅠㅠ 도와주세요 7 들깨탕 2012/01/12 716
57335 1월 1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1/12 568
57334 축구가 키크는데 도움이 될까요? 7 축구교실 2012/01/12 1,600
57333 집팔고 전세 가는거 어떨까요? 10 이사고민 2012/01/12 2,939
57332 젓갈을 끓였는데요.. 2 뭘로 2012/01/12 619
57331 인터넷 광고 없애는거 어찌 하죠? 2 코로 2012/01/12 1,127
57330 주진우 고졸인데 성대졸이라고 사기친거라는데... 16 어쩐지.. 2012/01/12 3,716
57329 마트 주차장서 넘어져 골절됐는데요 10 고민 2012/01/12 3,168
57328 전 육아휴직 쓰고 싶어도 그렇게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3 근데 2012/01/12 774
57327 재롱잔치에 피켓 만들어오라는데 7 유치원 2012/01/12 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