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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11살 된 여자아이, 말하는 태도와 행동... 괜찮을까요?

.. 조회수 : 1,396
작성일 : 2012-01-09 09:51:21

학원 강사입니다. 수학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반에 이제 4학년 올라가는 여자아이가 있는데(다른 아이들은 모두 중2입니다)

아이 태도가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달라요

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의 아이이고 같은반 아이들하고는 나이차이가 아무래도 있어서 그런가 잘 놀진 않지만

같은 학원에 다니는 학교 같은반 친구들한테는 아주 살갑고 다정히 대하고 하는데요.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입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한 강사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어떨때 보면 조금 쌀쌀맞다 싶기도 하고 그래요

보통 요맘때 11살 아이들은 잘 안 그러잖아요... 조금이라도 어른들 말하면 수그러드는게 있는데 얘는 조금 달라요

그렇다고 요새 막나가는 개념없는 중고생 아이들 예의없이 구는거랑은 다르고요

예를 들어서 수업시간에 숙제를 깜빡 하고 안했으면 다른 애들은 조금 움츠러들거나 차라리 변명을 하거나 하는데

당당하게 오늘 숙제 잊어버렸어요. 다음부턴 해오겠습니다. 하고 팍 앉아버려요

그래서 죄송합니다 안 하니? 하고 물으면 제가 미처 신경을 못 썼네요. 이러고 더이상 말 안해요.

당돌한 면이 있는 건지... 무슨 말을 해도 제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눈을 또렷하게 보면서 말하고요.

담당하는 선생님이 저 포함 4명인데 그 중에 한명을 얘가 싫어해요. 그래서 오다가다 복도에서 마주칠떄 그 선생님이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면 들은체 만체 지나쳐버리고요. 한번은 불러세워서 너 왜 들어놓고 못 들은체 하고 지나가니,

하면 고개만 까딱 하고 지나가요. 장난이라도 걸어볼라 치면 무섭게 인상쓰면서 휙 지나갑니다

학원이 월초에 평가시험을 한번 보고 월말에 한번 보는 식인데... 저번달 초에 첫 평가를 치렀는데 문제를 한개 틀렸어요

나중에 학습 태도가 좋지 않아서(수업시간에 다리 꼬고, 노트필기 건성으로 하고, 핸드폰 문자 하고 그런것 떄문에요)

면담을 하는데 하는 말이 제가 만점 받았는데 이러면 선생님 아무 말씀 안하실거죠? 였나... 그런 얘기를 하면서 

월말평가엔 만점을 받았어요.

같은반 학생이 12명인데 수업시간에 자기보다 훨씬 나이 많은 언니오빠들도 모두 바른 자세로 앉아있는데 혼자

의자에 기대다싶이 해가지고 앉아있고요. 굉장히 도도하다고 해야 핳지.

얼마 전에 수업 마치고 친구 기다린다고 교실에 앉아있길래 저랑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자기는 물론 언니오빠라서

따르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공부도 못하고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되면 면전에

뭘 묻거나 부탁해도 안 듣는척 한다고 해요. 남들이 보면 버릇없다고 하겠지만 자기 할일은 착실하게 잘하니깐

누구 하나 말 하는 사람 없다고 하구요.

이 학원이 영재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이고 중2라도 다들 선행에 심화학습까지 진도를 나가는 아이들이기 떄문에

사실 4학년이 여기서 공부하는건(아직 학년으로 따지면 3학년이죠) 정말 이례적인 경우인데 아이 진도에 맞춰가느라

이 반에 넣은거였거든요. 분명 영재성을 가진 아이이기는 한데 성격까지 착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말투도 경어체... 꾸짖으면 그랬습니까. 그럽니까.

ㅇㅇ이가 말도 예쁘게 해주면 더 좋겠다, 아이가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니깐 선생님 기분이 별로 안 좋다. 하니깐

선생님인데 말 함부로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이정도 관용은 있으셔야죠. 하고 말더라구요

이런 에피소드가 엄청 많은데...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구요. 

한번은 쉬는시간에 혼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굉장히 잔인하고 그로데스크한 영화에요.

이거 19금인데 어떻게 보니? 보지마라, 하니깐 재밌어서 보는거고 이해 안되는 요소가 있다던가 하는 건 없다며

억압받는 자기 안의 내적 감정들이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감정이 대체되는것 같고(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잔인하고 참혹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런 영화를 보면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좋다고 말하더라구요

더이상 할말도 없고 그래서 그만뒀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걸까요?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는게 제일 좋은걸까요? 또래 친구들하고는 잘 지내니깐요.

바로 옆 교실에서 공부하는 이 아이 학교친구가 있어서 ㅇㅇ이랑 친하니? 하니까 착하고 배려심이 많아요. 하더라구요

그럼 크게 뭐 걱정할건 아닌거죠?

아이다운 순수함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고... 까칠하고 차가운 아이의 태도에 가끔씩 저도 놀랄떄가 있어요

나중에 오후에 그 아이를 또 보겠네요... 다정하게 잘 대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되받아치는 태도들을 보면

마냥 웃으면서 대하기가 힘들때도 많습니다

IP : 222.97.xxx.18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9 9:59 AM (175.112.xxx.155)

    헉!
    그 아이 또래랑 같이 있으면 주변 애들중 누구 하나 힏들수도 있겠네요.
    엄마도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방법은 모르겠고, 원글님 그 애 대하기 스트레스 받을만 합니다.

  • 2. ...
    '12.1.9 10:04 AM (122.36.xxx.11)

    그런 애 있지요
    무대책이 대책.
    부모가 아닌 3자로서는.

  • 3. ...
    '12.1.9 10:06 AM (180.64.xxx.147)

    제 아이 친구 하나가 딱 그래요.
    지금은 중학생인데 초등학교 때도 정말 책을 중독수준으로 많이 읽어서
    아는 것도 많고 본인 스스로가 초등학교 수준의 책은 맞지 않다 생각해서
    어른들 서적을 탐독했어요.
    소설, 철학, 자연과학... 정말 모든 장르를 섭렵한다하는 수준의 아이였는데
    어른도 자기 수준에 안맞는다 싶은면 대놓고 무시했었죠.
    본인보다 똑똑하다고 인정하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수그렸어요.
    친구들 배려하는 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이니 내가 이해해야지 하는 그런 마음이었구요.
    저희 집에 와서 책 빌려 가며 저랑 좀 친하게 지내는데
    이런 아이들은 어린이 취급하면 아주 싫어합니다.
    자기를 어른으로 생각하고 나는 왠만한 어른보다 더 생각이 깊다는 착각을 많이 해요.
    그러니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이런 아이들은 오히려 그 상대에게
    어른으로서의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멀리 이사와서 요즘은 자주 보지 못하지만 순수하지 못한 아이가 아니라
    너무 많은 문화적 노출로 인해 스스로 인식하는 나이가 본인의 나이보다 훨씬 위라서 생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어른스럽게 대접해줘보세요.
    똑똑한 아이니 금새 상대가 어떤 마음인지도 알아챌 거에요.
    그런 아이들은 자기를 알아주는 선생님 한명만 있어도 정말 많이 바뀌거든요.

  • 4. ...
    '12.1.9 10:24 AM (198.53.xxx.115)

    주변에 성격 강한 사람이 하나 애 기를 좀 눌러줘야 할텐데요... 안 그러면 남들 눈에 밉상이 돼서 커서도 사회생활이 힘들거 같네여

  • 5. ~~
    '12.1.9 10:29 AM (121.131.xxx.87)

    저도 영재아이들만 수업을 한 경험이 있어 말씀드려봐요.
    제 생각엔 일반 학원에서의 월반도 아니고, 영재반에서도 월반을 할 정도면 영재성이 뛰어난 아이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가지는 영재적 특성 중에 안하무인으로 내가 잘하면 어른이고, 누구고 내가 잘못을 해도 뭐라 할 수 없는거다라는 지나친 자만심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스스로 자기방어를 하기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일단 같이 수업을 받는 집단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보니 스스로 기죽지 않았음을 증명하려는 것, 선생님의 경우에는 오히려 관심을 보여주는 선생님일 수록 더욱 날을 세워 자신이 결코 구성원 사이에서 뒤쳐지지않는 다는 걸 내세우려 합니다.
    일부러 보란듯이 하드코어의 영화나 책을 읽고, 난 이 정도도 소화해 낼 수 있다고 과시도 하면서 상대의 강한 반응을 오히려 기다리기도 하구요.
    가장 기본적인 건 스스로 영재적인 능력을 가진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재미없고 불안하고 싫은 묘하게 복합적인 생각이 드는 거죠.
    오히려 이런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강한 선생님에게는 관심과 애정을 받으려 할겁니다.
    말을 시키면 시킬 수록 더 삐딱한 척을 할겁니다.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 혼란스럽기도 하구요.
    정신적으로 자신이 엄청 성숙하다는 착각에도 빠져있어서 모든게 우습고 시시하다는 생각도 하구요.
    선생님이 일단 관심을 가지셨다면, 아이와 좀 더 일상적인 대화를 이끄는 건 어떨까요?
    그건 하면안된다가아니라 아이의 생각에 공감되는 걸 함께찾는거요.
    아이에게 지금 이 순간 이끌어 주는 멘토가 있다면, 아이 자신에게도 훨씬 좋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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