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2,835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882 새누리 ‘공천탈락’ 김현철 “아버지가 격분하고 계신다” 8 세우실 2012/03/06 2,432
79881 삼베가 많이 생겼는데 무얼 만들까요? 11 삼베부자 2012/03/06 2,513
79880 고1 영어 과외 일주일 한번도 해줄까요? 2 일산맘 2012/03/06 2,415
79879 시중에 동요시디 중에 계이름 들어간 테잎이나 시디 있나요 .. 2012/03/06 1,250
79878 경상도에 일본 마을 만든데요 5 키키키 2012/03/06 2,884
79877 일리 에스프레소잔 있으신분 좀 봐주세요 4 as 2012/03/06 1,889
79876 jyj 재중인가.. 파일 들으니.. 38 2012/03/06 7,595
79875 교과서 들고 다니라는 선생님..어떤 생각에서 일까요?? 9 ... 2012/03/06 2,432
79874 아이 혼자두고 야간대를 3일 다녀야 합니다 11 걱정맘 2012/03/06 2,387
79873 후쿠시마 사람들이 집단으로 한국으로 와서 살겟다네요 9 2012/03/06 2,893
79872 부모노릇 정말 제일 어려운일..... 2 못난엄마 2012/03/06 1,762
79871 갈비탕을 끓였는데요 소스 좀 알려주세요 2 소스 2012/03/06 11,037
79870 '청와대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 한번 해보자는 건가?? 아마미마인 2012/03/06 1,033
79869 김주하씨는 앵커인가요? 기자인가요? 9 엠빙신 2012/03/06 2,402
79868 ipl 문의 드립니다 1 부작용도 있.. 2012/03/06 1,264
79867 쓸까요, 반품할까요? 6 명품가방 2012/03/06 1,837
79866 반찬만 해주시는 도우미? 써보신 분 계신가요? 4 도와주세용 2012/03/06 2,807
79865 고구마 박카스 크기 3킬로에 얼마인가요? 5 고구마 2012/03/06 1,113
79864 저기 ~ 아래 꽈배기 글 읽고 1 어쩜 좋아요.. 2012/03/06 1,198
79863 동북고등학교 근처 학원 여쭤봐요 3 도와주세요 2012/03/06 1,836
79862 김경호는 왜 광고에 안나올까요? 15 이상하다 2012/03/06 2,725
79861 심하게 불타오르는 나의 얼굴 ㅜㅜ 토이 2012/03/06 1,096
79860 좀전에 유치원 들어간 애로부터 들은 말 12 흐악... 2012/03/06 3,227
79859 초등방과후학교 창의수학부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수학 2012/03/06 817
79858 아무래도 물을 안붓고 밥을 지은거 같아요ㅠ.ㅠ 2 밥실수 2012/03/06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