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랑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ㅠ

어쩌나 조회수 : 4,967
작성일 : 2011-12-26 08:38:25

아직 어린 아이들 키우는 10년차 부부에요.

 

요즘 우울증 걸리기 일보직전이랍니다.

 

전 남편이랑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

 

여행을 가도, 외식을 해도, 공원에 가도...

 

얼른얼른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을 정도에요.

 

남편은 말이 별로 없어요. 제가 이야기해야하는데, 반응도 미적지근.. 

 

대화가 되려면 핑퐁핑퐁 반응이 오가야 하는데..

 

그게 안돼요. 뭘 사야하거나, 뭔가를 결정해야하거나 하는 문제 이외에는

 

대화가 길게 오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 문제가 있는건 아니에요. 전 친구도 많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사람을 잘 사귀는 편이에요.)

 

남편은 누굴 만나도 그러니 따로 연락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보통 애들이 어리면 주말만 기다리잖아요. 혼자 애들 건사하기 힘드니..

 

그런데 전 월요일을 기다려요.

 

남편과 있는 주말이 숨막힐 듯 힘들어요.

 

그렇다고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 착하고 순한 편이죠..

 

연말이라고 남들은 다 기쁘고 즐거운것 같은데 저만 이런것 같아요..

 

애들 재워놓고 남편이랑 술한잔 할라해도 같이 마주앉아서 할 얘기가 없어요.

 

저만 떠들어야해요..

 

그러니, 그냥 각자 노트북 붙잡고 두어시간 보내다 잠들어요.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답답하고 재미도 없고 그럴까 자다가도 그 생각에 이르면 잠이 다 안와요.

 

지금은 애들이라도 어리니 이러고 살지만 애들 다 키워놓고 저 사람이랑 어찌 여생을 지낼까 생각하면..ㅠㅠ

 

지금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에요..월요일 아침, 애들 깨기 전이요..

 

남들은 큰애 학교 방학해서 힘들다던데..전 그래도 지금 월요일 이 시간이 좋네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남자와 왜 결혼했을까..

 

전 친정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독하게 권위적인 아버지, 폭력적인 오빠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걸핏하면 집에서 나는 전쟁같은 싸움..

 

그러다 만난 남편, 이정도 착한 사람이면 될것 같았어요..

 

날 어떻게 할 것 같지도 않았고 바람피울 것 같지도 않았지요.

 

그런데 살다보니, 이 사람이 절 숨막히게 하네요..

 

아이들은 너무 예뻐요..애들이 없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

IP : 180.229.xxx.13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런
    '11.12.26 8:42 AM (14.63.xxx.41)

    원글님이 이벤트를 준비해도 호응이 전혀 없으신가요?

  • 2. 동병상련
    '11.12.26 8:46 AM (122.32.xxx.129)

    우리집이 그래요..
    웃자고 개콘보면 뒤에서 "저것도 코메디라구.."
    공감하자고 뉴스보면 "에이 저 빨갱이새끼들"
    그냥 머리나 식히게 나가수 보면 "어디서 마담을 데려다.."

    티비마저 같이 안 보니 정말 같이 할 게 없어요.그냥 여기가 집이니까 살아요.

  • 3. 우리집
    '11.12.26 9:03 AM (59.7.xxx.178)

    말많은 남편도 코드가 안맞으면 사실 너무 재미없고 힘들어요
    대화하다 끝엔 싸움이....
    둘다 예민하지도 극적인 성격도 아닌데 이상하게 대화가 재미가없어요
    처음엔 맞추려고 노력을 했는데
    즐거우려고 대화를 하는거지 일상적인 얘기하면서도 부딪치지않게 조심하고 계속 눈치를 본다는게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대화는 포기하고 아침 저녁 시간날때 같이 한시간정도 공원을 운동삼아 도는데
    차라리 이게 훨씬 난것같아요
    원글님도 말이 많이 필요없는 취미생활을 찾아서 같이해보세요 그래도 도움이 될거에요

  • 4. ,.
    '11.12.26 9:03 AM (110.35.xxx.72)

    저희도 그래요. 대화를 해도 극과극 저 운전 면허도 없는데 타이어 얘기에 저 타이어가 몇 인치 인지 아느냐하고 컴퓨터 cpu에 특허에 하다하다 휴대폰 껍데기 펄 들어간 얘기까지 특허가 어쩌구 ... 펄은 립스틱이나 셰도우에 많이 들어 간다고 하고 말 짤라 버렸네요.

    그리고 얘기하다보면 다 깔대기예요. 내얘기는 콧구녕으로 듣고 엉뚱한 소리만 해요.

  • 5. ㅎㅎㅎ
    '11.12.26 9:18 AM (175.113.xxx.117)

    점 두개님 쓰신게 웃겨서요.(심각한데 제가 웃었으면 분위기 파악 못하는 여자라고 알아주세요. 죄송합니다)
    특히, 내얘기는 콧구녕으로 듣고 엉뚱한 소리만 해요. 이부분이요.
    ㅋㅋㅋ

  • 6. ....
    '11.12.26 9:55 AM (115.143.xxx.59)

    저도 그래요..남편은 재미있는 사람인데..
    살다보니..이래 저래한 일로,,그 재미가 그냥 무시가 되버려요,,
    무슨말만 하면 허세에 쩔어서,..뭔 대화를 해도.전 속으로..."구라치시네,,그래 너잘났다.,"
    듣는둥 마는둥해요..
    이래서 결혼해서 살다보면 다른남자,다른여자 찾나봐요..
    저도 여행,맛집,대화..즐겁지 않아요.

  • 7. 혹시...
    '11.12.26 11:19 AM (118.43.xxx.4)

    원글님, 예전에 사귀거나 끌렸던 남자들은 지금 남편과는 다른 분이신가요? 혹시... 예전 남친들은 아버지나 오빠와 비슷한 분위기의 남자들은 아니십니까?

    만약에 만약에 그렇다면, 저는 원글님이 정말 결혼을 잘~~~ 하셨다고, 정말 성공하셨다고 생각해요. 폭력적이거나 불안정한 아버지를 둔 여자들 중에 그런 특성을 지닌, 여자를 무시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들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마음이 은연 중에 자라나거든요. 그럴 때 그런 남자들을 선택하면 말그대로 정말 인생 망치는 거죠 -_-;; 그런데 안타까운 건 착한 남자를 만나야지~ 하고 착한 남자를 만나면 그게 정말 재미없는 거에요. 남자같지도 않고 일종의 호르몬이 분비가 안 되는거죠. 재미가 없죠.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보시고 혹시나 그런 면이 있다면, 상담 한 번 받아보세요. 남편이 기본적으로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혹시 내 문제는 아닌가, 아니면 나와 남편의 문제는 아닌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재밌는 남자란 어떤 남자입니까? 잘 생각해보시어요~
    파랑새 찾아 헤맸다가 집에 돌아오니 파랑새가 있더라.. 이런 얘기 너무 평범하지만 진짜일 수 있거든요.

  • 8. 비슷한 처지
    '11.12.26 2:33 PM (125.177.xxx.193)

    애가 대학이라도 들어가면 도저히 같이 못살거 같아요.
    둘만 있으면 어색하고 답답해요.
    살면 살수록 좋다는 부부들 진짜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347 남편이 여직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나봐요 30 심난해요 2011/12/26 18,086
51346 망치로 깨뜨린 아이폰 액정을 수리하고파요 8 울컥 2011/12/26 1,534
51345 해결이 되어 원글 지웁니다. 6 미소쩡 2011/12/26 1,051
51344 경선 참여페이지 열렸습니다. 12 사월의눈동자.. 2011/12/26 625
51343 동생이 병원개원을 하면 부조금은 얼마 줘야 하나요? 16 정말 모르겠.. 2011/12/26 2,164
51342 맛있는 고구마 추천해주세요 1 귤대박 2011/12/26 809
51341 발이 접질러져서 발등이 부었어요 7 조심조심 2011/12/26 6,018
51340 미국에서 사용하던 자동차 한국으로 가져와보신분 계신가요? 3 ... 2011/12/26 981
51339 학교 운영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요? 3 ^^ 2011/12/26 1,022
51338 집에 usb를 두고왔어요. 5 미네랄 2011/12/26 827
51337 ‘8만원’ 모텔비 연말 2배 껑충…“빈 방이 없어요” 1 꼬꼬댁꼬꼬 2011/12/26 1,236
51336 어제 봉도사의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jpg 7 갑시다. 2011/12/26 2,247
51335 입대하는 아들 3 ... 2011/12/26 1,100
51334 주말에 도가니 보다가 중간에 껐어요... 8 애엄마 2011/12/26 2,148
51333 아토케어 어디서 싸게 사셨어요? 1 사은품이나... 2011/12/26 787
51332 혹시 천주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하신분 계신가요? 10 궁금해요 2011/12/26 8,638
51331 12월 26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2/26 255
51330 친동생이 이사했는데 뭘 들고 가야 하는지요? 6 .. 2011/12/26 853
51329 서울지역 인테리어업체,이사업체 소개해주실 분 1 단추 2011/12/26 523
51328 확장한 방 전열기구 뭐가 좋을까요? 5 전열기구 2011/12/26 910
51327 현대홈쇼핑 ‘가짜’ 호박고구마 팔다 걸렸다 2 꼬꼬댁꼬꼬 2011/12/26 3,981
51326 남편이랑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ㅠ 9 어쩌나 2011/12/26 4,967
51325 강아지가 감씨를 삼켰어요!! 4 어쩌죠 2011/12/26 4,733
51324 자녀방.. 각자방 & 침실,공부방따로 중...... 5 ... 2011/12/26 2,919
51323 전세재계약-전세금이 오른 상태에서 어떻게 하나요 6 고민이 2011/12/26 1,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