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왕따 은따의 경험은 지금도 절 따라다녀요

삼십대초반 조회수 : 3,867
작성일 : 2011-12-26 08:04:31

전 이제 삼십대초반이예요.

왕따 은따는 제 학창시절때도 있었어요. 지금처럼 공론화되지 않았을이죠.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반에 예쁜 아이가 있었는데

축농증이 있어 그걸 빌미로 반 전체 여자아이들이 걔를 따돌리기 시작했어요.

그 예뻤던 아이는 자신의 용돈으로 지우개 펜 등을 돌리며 아이들 환심을 사려고 했고

반 전체 아이 중 대장격이었던 그 애는 그 예쁜 아이를 대놓고 때리고 구박했고

전 그 예쁜 아이를 한 번 대변해주다가 화살을 맞기 시작했어요.

더 황당했던 건 그 예쁜 아이가 그 대장격이었던 아이보다 더 절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제가 전학오기 전까지 괴롭힘은 저를 괴롭혔지만

타고나길 좀 강한 성격인 저는 무시하며 견뎠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 속 (가장 친한 친구였던 엄마한테도),

힘들었어요.

 

중학교는 도시로 나오면서 더 악랄한 아이들이 넘치더군요.

전 표 안나게 학교를 다니며 어느정도 공부하고 어느정도로 유머가 있는 편이어서

그룹은 아니어도 주변에는 항상 친구 몇 명이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나는 건,

반 아이들이 선생님을 졸라서 자기가 원하는 짝지와 앉는 한 달이 있었어요. 

그때 반에서 왕따였던 아이, (이유는 머리에 비듬이 있어서 였다더군요)

저에게 짝지가 되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자.. 했더니 그것이 또 다시 화살이 되어 저에게 돌아오더군요.

그리고 그 왕따였던 아이는 그 순간 왕따에서 벗어난 거죠.

 

그 때 느꼈죠.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약한 자의 편에 선다는 건 많은 것을 희생하게 하는구나.

그 후로 중학교 3년 동안 느낀 건

저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

그런 무리 속에서 쓸쓸하지만 외로움을 이기는 법을 배우게 된거죠.

(예를 들어 수학여행 가는 버스안에서 혼자 앉아간다던가,

소풍가서도 혼자 짝지 없이 걷는 다던가..

무용시간에 짝지랑 조 맞춰서 해야 한다는 것들... 너무 싫었던 시간이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시절은 무난하게 보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저 아픈 경험들은

저를 사람을 쉽게 못믿는 성격, 사람에게 나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성격으로 만들었어요

상처 받지 않으려고 어느 선 이상의 것을 나누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혼자 밥 먹는 것이 혼자 영화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사람.

그게 저예요.

하지만 저는 그걸 어릴때 부터 연습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게 참 슬퍼요.

가족이외에 누군가와 밥을 먹는 다는 것... 이젠 그게 어색해요.

그래서 연애를 할때도 그 이상의 것이 되지 않으니 더 이상의 관계 진전이 없고,

직장생활도 무난하게 하지만 정작 친구가 없어요.

 

 

아마 이런 것들은 평생을 가겠죠.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어가지만 항상 물에 섞인 기름처럼 동동 떠다니는 느낌.

왕따. 은따.. 그거 정말 잔인한 거예요.

IP : 222.153.xxx.1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6 8:12 AM (222.236.xxx.9)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왕따가 아니었난 싶답니다..;;

  • 2. evilkaet
    '11.12.26 8:23 AM (222.100.xxx.147)

    토닥 토닥! 나쁜 기억일랑 잊으세요! ^^

  • 3. 기억은
    '11.12.26 8:30 AM (218.232.xxx.123)

    아픈 기억인지라 쉽게 안없어져요.
    아무리 내가 다른 곳에서 잘 살고 행복해도 왕따 경험의 아픔은 그대로 남더라구요.
    전 나중에 상대방이 불행하게 무너지는거 보고서는 치유가 되더라구요.
    다 큰 성인임에도 나 혼자 잘나가는걸로는 아픔이 가시지가 않더라구요.
    참 나쁜거 같으면서도 그 애가 불행하게 되니까 그떄 아픔이 없어졌어요.
    나도 자식을 키우는데 남편에게 어제 그랬어요. 내가 경험자라 해결책을 안다고..
    무조건 좋게 나만 해결되면 찌꺼기가 남더라고요
    저도 아줌마들 모임에 잘나가고 잘지내는데도 사적으로 끼리끼리 몰려다는건 절대 못해요.
    깊이 사귀는게 너무너무 귀찮아요.거기서 나오는 오묘하고 세심한?^^ 감정들 처리하고 사는게 싫어요.
    사람들과 잘은 지내나 깊이있게는 안사귀려고하죠.
    그냥 남편과 아이들 내 취미생활로 만족하면서 살려구요.
    나중에 외롭고 시간 많으면 봉사하면서 살면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 4. ㅇㅇ
    '11.12.26 8:37 AM (211.237.xxx.51)

    지금 집단따돌림 학생들 자살소식을 들은 학부모나 학생들 모두 패닉에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서인지
    판단력이 흐려져있는것 같아요..
    뭐 가해자에게 폭력으로 응징하라고 가르친다는데... 그 피해자가 늘 피해자가 아닌데..
    단순하게 가해자 vs 피해자 이런식으로 양분해서 단순하게들 생각하더라고요..
    피해자라서 폭력이 정당하다 이러면 그 애들이 가해자가 되면 더 무서워지는걸 모르더라고요.

    시집살이 맵게 해본 며느리가 영원히 피해자일것 같지만...
    그 며느리 다시 시어머니 될날이 있는 걸 염두에 안두고.. 그리고 그 시집살이 해본 며느리들이
    더 매운 시집살이 시키는건데..........

    암튼 이 집단따돌림 문제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냥 자기 자신이 단단해지는 수밖에 없어요..
    누구도 믿을것도 없고 누구를 응징할것도 없고... 사실 도움주라고 하기도 걱정되요..
    원글님 같은 경우도 분명히 있기에...

  • 5. ..
    '11.12.26 8:52 AM (175.113.xxx.117)

    원글님 생각이 당연한겁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투껑보고도 놀라잖아요.
    한 번 안좋은 경험, 특히 가치관이 형성될 시점과 자기 보호가 약했을때의 경험은 평생을 가죠.
    아무리 도덕적으로 이야기 해도 다 소용없는 겁니다.

    그래도 님은 직장생활 잘하시는걸로 어느정도 극복하신거예요.
    다가오는 모든 사람이나 남자가 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아니니 사귀어 봐서 아니면 관두면 되지 하는 맘으로 대하시면 분명 좋은 친구 만날겁니다.
    친한 친구라고 나와 같은 생각으로 사는 사람 아닙니다. 다 사람마다 각자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지요.
    한가지 이상 나와 맞는 점이 있으면 그 점만 친구하면 되는 겁니다.
    한사람이 갖는 이중성이나 다양한 점을 받아들이세요.^^ 원글님도 다양한 면이 많으시잖아요.^^
    사람이 맺는 관계는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걸로 생각해보세요.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용하지 않을까? 하고 미리 생각하면 나만 더 힘들어져요.
    그래 나를 이용하라고 하지뭐, 내가 이용할 점이 참 많다는 건 그만큼 내가 대단한거잖아......하고 생각하시구요. 다른 사람이 원글님을 은따 한다고 생각되면 오히려 잘난 내가 그들을 은따하면 되지요.

    원글님은 이제 마음이 유하고 좋은 경험 많이 한 (보통가정) 남자 만나시면 됩니다.^^
    배우자가 나를 치료할 수 있거든요.
    원글님은 그런 배우자 만날 조건이 되는 겁니다. 용기를 갖고 찾으세요.^^
    10친구보다 1의 배우자가 더 좋을수도 있다는 겁니다.

  • 6.
    '11.12.26 9:59 AM (211.246.xxx.111)

    왕따는 아니었고

    반 애들을 제가 전부 은따 시켰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가 없다는

  • 7. 맘처럼
    '16.4.13 11:43 AM (211.200.xxx.9)

    대부분의 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예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더 혼자가 되는 거 같아요. 힘내세요~ 토닥토닥... 어제밤 중학교 딸아이가 본인이 은따인거 같다고 눈물 흘렸는데 이 글을 보니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네요. 인생 별거 없어요. 즐겁게 사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949 어찌해야하지??? 8 twomam.. 2012/02/23 1,324
74948 국외항공사가 싼 이유 따로 있었네요..ㅠㅠ 17 꼬꼬댁꼬꼬 2012/02/23 9,367
74947 재혼 7 현주 2012/02/23 2,892
74946 2월 2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1 세우실 2012/02/23 657
74945 상념 2 바람돌돌이 2012/02/23 778
74944 소파고르고 있는데요..푹신한게 좋은가요?아님 약간은 딱딱한게 좋.. 7 소파 2012/02/23 4,728
74943 스마트폰 저렴하게 어떻게 사나요? 6 아직도 일반.. 2012/02/23 1,648
74942 쳐진뱃살에 좋은 운동 추천해주세여~ 1 diet 2012/02/23 2,429
74941 초등생 교과서 지역마다 틀리나요? 1 2012/02/23 961
74940 한·미 FTA 3월15일 발효에 담긴 꼼수 1 NOFTA 2012/02/23 962
74939 탁상용 작은 가습기 효과 있나요? 니모 2012/02/23 1,680
74938 강용석 욕 그만 (채선당 욕하는 사람들이 더 악질) 20 명란젓코난 2012/02/23 1,942
74937 서울시,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15 참맛 2012/02/23 3,121
74936 비치색 큰 가락지를 받아 끼는 꿈이요.. 2 태몽? 2012/02/23 1,584
74935 매일 매일 욕실 불 안끄는 남편땜에 짜증나요. 17 포기하면 되.. 2012/02/23 3,655
74934 2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2 세우실 2012/02/23 805
74933 팀내 문제직원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2 고민 2012/02/23 1,609
74932 유기농 매장 많이 이용들 하시나요??? 3 새댁임 2012/02/23 1,400
74931 더스킨하우스 화장품 어때요??? 소셜에 싸게 나온거같던데.. 1 ... 2012/02/23 2,761
74930 공유기에 비밀번호 설정을 어떻게 하나요? 5 ... 2012/02/23 1,745
74929 친구를 회사 근처로 만나러 가는데 뭐 사가면 좋을까요? 5 ... 2012/02/23 1,049
74928 목소리만 듣고 그 사람을 판단할게 못되는군요. 4 뒤통수 2012/02/23 2,421
74927 냉장고에 한 5년간 쳐박힌 검은깨 먹어도될까요? 5 00 2012/02/23 6,083
74926 시어머니가 같은지역계시면 초대해야하나요? 25 싫은시댁 2012/02/23 3,805
74925 7개월 아기 이유식을 거부합니다. 4 이유식 2012/02/23 3,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