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721
작성일 : 2011-12-21 10:45:37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12.21 11:48 AM (14.43.xxx.193)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50851 | 아이폰과 아이패드 둘다 가지신 분들 10 | 춥다.. | 2011/12/21 | 1,831 |
50850 | 네이버 정봉주 검색 대단하네요 1 | 산은산물은물.. | 2011/12/21 | 1,848 |
50849 | 10년만의 생일케잌 1 | 기쁜날 | 2011/12/21 | 721 |
50848 | 엄앵란이가 바람둥이(?) 신성일에 대한 자기소회를 고백했네요! .. 38 | 호박덩쿨 | 2011/12/21 | 15,747 |
50847 | 어제 대한문 짧은 기억 8 | 삐끗 | 2011/12/21 | 1,166 |
50846 | mb전화 끝내 안받은 후진타오 9 | 참맛 | 2011/12/21 | 2,434 |
50845 | 이 패딩도 좀 봐주세요. 12 | 이러다 못사.. | 2011/12/21 | 1,948 |
50844 | MB부부가 바람잡고, 대한민국은 농락당하다.. | ^^별 | 2011/12/21 | 1,165 |
50843 | 인간극장 지리산댁 샬롯 재방을 보면서.. | 이쁘다 | 2011/12/21 | 2,996 |
50842 | 민트색 겨울코트는 추워 보이겠죠? 10 | 아무래도 | 2011/12/21 | 2,512 |
50841 | 연애는 기회가 된다면 많이 하는게 좋아요 1 | 루실 | 2011/12/21 | 1,189 |
50840 | 극세사 이불 못 쓰겠네요. 48 | 제이미 | 2011/12/21 | 62,657 |
50839 | 속이 터져요. 이 남자 참 이기주의예요 20 | 동굴 | 2011/12/21 | 4,329 |
50838 | 누가 좋은 글귀 모은 곳 좀 알려주시겠어요? | 푹.. 젖어.. | 2011/12/21 | 635 |
50837 | 나는 정의가 바로선 판결을 기대한다... 방씨친일인정판결 3 | .. | 2011/12/21 | 912 |
50836 | 변액유니버셜 넣고 계신 분 계신가요? 2 | 고민이예요 | 2011/12/21 | 1,244 |
50835 | 트윗글- 정봉주 16 | ^^별 | 2011/12/21 | 2,486 |
50834 | 팥죽끓일때 팥이요. 빙수용으로도 가능한가요? 5 | 파주황진하O.. | 2011/12/21 | 1,513 |
50833 | 키170CM 이상이신 분들 바지 어디서 사나요? 15 | 알려쥉 | 2011/12/21 | 1,621 |
50832 | 정봉주 의원 무죄 서명 부탁드려요 D-1일 3 | 양이 | 2011/12/21 | 736 |
50831 | 난방절약법의 아주 쬐끄만, 작은팁... 11 | 펭귄 살리기.. | 2011/12/21 | 5,419 |
50830 | 12월 2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 세우실 | 2011/12/21 | 744 |
50829 |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시... 1 | 스마트폰 | 2011/12/21 | 880 |
50828 | 교사로서의 자괴감이란 바로 이런 것 5 | 사랑이여 | 2011/12/21 | 2,591 |
50827 | 초등학생들이 하는 심한욕(실제) 5 | ... | 2011/12/21 | 1,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