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398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094 2005년생이 애들이 많이 없나요? 5 ... 2011/12/13 1,408
48093 성북구나 종로구쪽 과잉진료 안하는 치과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2 치과추천 2011/12/13 1,635
48092 연말정산이요 교육비 카드로 했는데 어찌햐죠 5 천불나는 신.. 2011/12/13 2,238
48091 중국 정말 적반하장이네요. 더러운 것들 ㅉㅉ 6 짱깨 2011/12/13 1,451
48090 왜 천일의 약속 서연(수애)를 보고 공감이 안될까요??ㅠㅠ 18 이상해요 2011/12/13 4,071
48089 아토피에 탱자목욕 해 보신분 계세요?(설명간절해요) 9 싱고니움 2011/12/13 7,057
48088 가사도움이.. 쓸까요? 아님 몇년 더 고생해야할까요ㅠ.ㅠ 7 가사일 2011/12/13 1,313
48087 저도 살짝 웃겨 드릴까요?^^ 13 ^^ 2011/12/13 2,426
48086 교회 4 2011/12/13 890
48085 레슨선생님이 일본여행 다녀오셨어요ㅜㅜ 17 모서리 2011/12/13 2,973
48084 mp4 수리를 어디서 할까요 3 ... 2011/12/13 715
48083 방금 인간극장 할머니 말씀 "시갓집"이라고 하시네요? 7 어? 2011/12/13 3,152
48082 집 꿈을 자주 꾸는데.. 해몽할 줄 아세요? 1 꿈해몽 2011/12/13 1,864
48081 감식초 만드는 법 아시나요? 한미FTA반.. 2011/12/13 3,888
48080 이거 대체 어떻게 무엇인가요 11 먹거리인데... 2011/12/13 2,022
48079 홍콩에 있는 전통 찻집 질문요... 4 홍콩 2011/12/13 945
48078 미샤.... 10 화장품 2011/12/13 3,158
48077 나 향수좀 뿌려봤다 하시는 82님 클릭해주세요 17 장미 2011/12/13 3,807
48076 노란콩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7 울라 2011/12/13 1,615
48075 해파리냉채하는데 좀 도와주세요.ㅠㅠ 4 ... 2011/12/13 1,131
48074 공구 산아래 그릇 색감이 어떤가요?( 조언부탁드려요) 2 라라 2011/12/13 1,165
48073 서리태가 머리카락에 좋다는 말 듣고 얻어왔는데,어떻게 먹어야할까.. 4 그리운여우 2011/12/13 2,162
48072 어제 시비에스 6시 시사자키 듣는 도중..... 1 사랑이여 2011/12/13 715
48071 엉덩이랑 허벅지 살뺴는방법이요 불타올라라 .. 2011/12/13 820
48070 서울시 노숙인 위한 온돌 깐다 3 ... 2011/12/13 1,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