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기 낳은지 한 달 되는 산모입니다.
산후조리 해야되서 길게는 못쓰고.^^;; 간단히만 쓰면요.
첫째는 외국에서 낳았는데 16시간 진통하고 참 힘들었거든요.
둘째는 다니는 병원선생님께서 그냥 무통하자고 하셔서..
많이 고민하고 이곳 게시판에도 물어보고 했었는데 (그 때 의견은 거의 반반이였던 것 같아요.)
예정일 하루 지나고 양수가 흘러서 병원가서 입원했는데 진통없이 맨정신에 입원실이랑 분만실 왔다갔다 하니까 그 두려움이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선생님이 그냥 무통시술 하자고 하셔서 주사꽂고, 그때가 오전이였는데 2시되면 촉진제맞고 시작합시다 하더라구요.
남편과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점심도 먹고.. 1시쯤 되니 살살 배가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그것도 정말 조금... 생리통 보다 조금 더 아픈 수준?
2시가 되자마자 선생님 오셔서 무통주사를 바로 투여하는데 저는 그게 무통인지 촉진제인제도 모르고 그냥 있었어요.
좀 있으니 등줄기가 서늘하고 아주 조금씩 오던 통증도 딱 멎더라구요.
그냥 그 상태로 1시간 반쯤 지나면서.. 남편과 나는 어안이 벙벙..이거 뭐지? 이거뭐지? 이제 약효 떨어지면 갑자기 무서운 통증 오는건가? 이러면서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내진해보시더니 어? 이제 다 열렸네요.. 하시면서
주사약을 한 번 더 넣으시더라구요. 잠시 후 힘주세요. 해서 힘 다섯 번 쯤 주니 튼튼한 공주님이 세상에 나왔어요.
남편과 나 동시에 눈 마주치면서 진짜 뭥미?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네요..
남들은 진통 오는 것도 못느낀다는데 저는 진통 올 때 항문쪽이 욱신하는 느낌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힘도 잘 줄 수 있었던 것 같고.. 둘째라 진행이 빨라서 그런가.. 하여튼 정말 단 1분의 고통도 없이 출산했어요.
근데.. 이게 참... 안 아파서 좋긴 한데.. 남편보기 좀 뻘쭘하고^^;; 곧이어 쏟아지는 축하전화에 다들 고생했다 하시는데 대답하기도 뭣하고...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구요..
저는 후유증도 없고.. 아기도 이상없고 아무튼 편하게 출산해서 참 좋았어요.
근데 남들에게 무통 하라고 막 추천은 안하게 돼요.. 특히 초산부는 그냥 산통을 느껴보셨으면.. ㅋㅋ
초산부가 무통으로 출산하면 이건 방위.라고 봐요..ㅎㅎ (제왕절개 예외)
마무리는 못짓겠네요.. 글솜씨가 딸려서..
그냥 생각나서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