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았다 원글이 삭제돼서 그냥 새 글로 올립니다.
FTA 땜에 모두들 심란한데 원글님 고민을 보니 그냥 지날 수 없어서요.
글을 보니 지금 좀 지치신 상태같아요. 저도 가끔씩 느껴본 기분이라 남일 같지 않네요.
전 고양이들 많이 키우고 개는 2마리, 그리고 길냥이들 밥 주고 있어요.
동생이랑 살지만 동물들은 혼자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구요.님이랑 비슷한 상황이지요?
근데 정말 고양이들보다 개들이 뒤치닥꺼리는 많아요.
개 중에서 큰 진도개는 마당에 키우니 밥만 제때 주면 되는데 작은 요키는 화장실에 용변을 보아요.
정말 스트레스 받아요.님 말씀대로 치우고 돌아서면 또 일을 보고 있으니...
근데 스트레스 받고 화 낸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어서 이젠 반 포기하고 그러려니 하고 살아요.
쌀 때마다 치울 수도 없는 현실이고..그냥 아침 저녁, 저 샤워할 때 치우구요.
원래 그리 깔끔하게 치우는 편도 아니라 냥이들 화장실도 하루 한 번 치워주고, 대신 밥이나 물은
안 떨어지게 신경 쓰고요. 옷에 털 붙는 건 초월했구요. 휴대용 털 제거 롤러 갖고 다녀요.
님 말씀대로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만큼 피곤할 땐 우선 나부터 좀 살자, 그러면서 게으름도 부려요.^^
퇴근이 늦을 땐 저녁은 포장해서 들어가 바로 먹구요.그래야 좀 정신이 들면서 다른 생명체 챙길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참 개들 산책은 안 시키구요. 요즘 진도개 녀석이 자꾸 밖에 나가고 싶은 듯 한데 제가 힘이 딸려서 걔를
통제할 자신이 없어요. 대신 마당 위아래로 뛰어 다니게 목줄 안 하고 그냥 풀어놓구요.
개들 산책만 줄여도 님이 훨씬 편해지시겠어요. 우리 나라도 개 산책 시키는 알바 있으면 좋을 텐데요.
암튼 전 님이 좀 느긋해 지시면 좋겠어요. 까다로운 시어머니랑 사는 것도 아니니 내 집 내 맘대로 한다,
나나 내 동물들 편하고 건강하게 살면 되지 누가 청소 감찰하는 것도 아닌데 좀 더러우면 어때, 뭐 그런 식으루요.
첨엔 힘드시겠지만 막상 꾀 부리기 시작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예요.
주중엔 좀 설렁설렁하시고 쉬는 주말에 대청소 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구요.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길냥이들 걱정이 많이 됩니다.저도 지금 큰 개 밥도 줘야 하고 길냥이들 밥도 주러
나가야 하는데...뿌리 깊은 나무 보면서 이리 게으름 피우고 있네요.^^
암튼 님 힘 내세요~
그래도 밖에서 일하다 지금 얘네들 뭐 하고 있을까, 열심히 돈 벌어서 쟤들 뭐 해줘야지, 그런 생각 안 드세요?
전 청결하게 살진 못하지만 그래도 니들 내 덕분에 이 추운 날 배 부르고 등 따시게 자고 있겠구나, 그런 자뻑(?)도
하면서 흐뭇하게 웃는 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