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얘기입니다. ㅋㅋ
얼마 전 집에 고모네 식구들이 놀러왔습니다. 고종사촌들은 모두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고, 그 자식들이 이제 중학생뻘입니다. 사실 울 엄마에게는 정확하게는 조카뻘이 아니라 손주뻘이지요. 제게 조카뻘이고요.
미혼이기는 합니다만, 제가 고모뻘이고, 나이도 혼기를 넘기고 해서 단 돈 몇 만원씩이라도 손에 쥐어주곤 합니다.
그런데 뒤에서 몰래 돈 준비를 하고 있으니 울 엄마 "됐어 됐어. 힘들게 번 걸. 우리가 네 고모한테 이미 충분히 해드리고 있다." 라며 남 몰래 만류하시네요.
그로부터 얼마 후 막내외삼촌네 식구들이 놀러왔습니다. 외삼촌네 자식들 즉 이종사촌들도 왔지요. 얘들도 중학생뻘이에요. 막내외삼촌이랑 엄마랑 나이 차가 워낙 많이 나서요.
그치만 제가 고모는 아니고 말 그대로 누나이지요. 울 엄마에게 조카이고요.
헤어질 즈음 엄마에게 여쭈었습니다. "엄마, 애들 용돈 줬어?"
그러자 울 엄마 "응. 엄마가 10만원씩 줬어."라고 하시길래, 제가 "그래? 그럼 난 따로 챙길 필요 없겠네."라고 했어요.
그러런데 울 엄마 배시시 웃으십니다.
"그래도~ 네가 얼마 좀 챙겨주면 좋겠네~"
한참 웃었습니다. 친정식구와 시댁식구를 대하는 맘이 이리 다르구나. ㅋㅋ
제가 고모인 때보다 누나인 때 아무래도 용돈 줄 의무가 좀 더 줄어들어야 맞을 것 같은데도, 울 엄마는 제가 엄마의 친정식구를 챙기길 더 원하시네요.
그래서 "엄마는~ 얼마 전 00오빠(고종사촌입니다)네 애들 왔을 땐, 됐다고 주지 말라고 하고선~"
이라 하자, 엄마도 부끄러운 듯 웃으며 변명하십니다.
"얘는 그럼. 내 식구를 더 챙겨주고 싶지 그럼"
정확하게 친정조카와 시댁조카와의 비교는 아니었으나, 암튼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