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는 연락할 수 없는 한때의 절친들...

씁쓸하다 조회수 : 2,843
작성일 : 2011-11-16 20:07:11

요즘 폭탄맞은 집구석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옛날 추억의 물건들이 잔뜩 쏟아지네요.

끌어안고 있기도 뭣하고 버리기도 뭣한 물건들...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시 또 박스에 쌓아두기를 몇 차례 반복한 것 같아요.

 

그중에 대표적인게 편지 뭉치같은 거잖아요.

방 치우다가 주저앉아서 또 한참동안 편지들을 읽었는데

유치하고 민망해서 죽을 것 같은 것도 있고... 눈물 찔끔 날 만큼 찡한 것도 있구요.

 

그러다가 종내는 마음이 좀 씁쓸해졌어요.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고 친하게 지냈는데 지금은 연락할 수 없는 친구들,

그러니까 지금은 유부남이 된 제 옛날 친구들때문에요.

그중에서도 정말 친했던 친구가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동갑이고 한 명은 후배.

특히 동갑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가까웠어요.

 

중고등학교  사춘기 때, 누구를 짝사랑했는지도 알고

대입 때는 같이 머리 맞대고 어느 학교 지원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저보다 공부 잘 했던 그 친구에게 수학같은 거 배우기도 했었죠.

그 친구 군대 갔을 때, 몇 차례 면회를 가기도 했고 편지는 주구장창 많이 썼고

연애하다가 실연당해서 찌질하게 울고 진상 떨 때, 술 먹이고 위로하기도 했고요. 긴 세월만큼 추억이 많아요.

아무리 친해도 때로 동성친구와는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미묘한 감정싸움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것도 없어서 좋았고... 같이 오락실 가서 게임도 많이 하고 서로 연애상담도 많이 해 주고.

그렇다고 서로 남녀 연애감정같은 건 전혀 없었고 그냥 코드 잘 맞고 말 잘 통하는 친구였어요.

후배 녀석도 마찬가지.

이런저런 재미있는 기억들이 많고 애틋한 정이 있어요.

 

그런데 각자 결혼해서 아내, 남편이 있고 가정이 생기니까 이제는 연락을 할 수가 없네요.

서로 경조사가 있거나 단체모임이 있을때 가끔 보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할 수는 없잖아요.  

제 남편도, 그 친구의 아내도 우리가 각별히 친한 사이였단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연락하거나 만난다면 기분 좋을 리 없겠죠.

왜 유부남 친구를 굳이 만나고 연락하려고 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냥 좀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 들어요.

오직 그 친구와만 공유한 추억이 있고, 나눴던 마음들이 있는데

이제 결혼했다는 이유로, 서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조차 아니게 돼 버렸다는 게요.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관계도 변해야 한다는 걸 알아요.

그렇게 받아들이면서도... 결혼하고 나서 나는 좋은 친구 둘을 잃었구나 생각하면 왠지 조금 슬퍼요.

 

IP : 112.171.xxx.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6 8:54 PM (94.218.xxx.175)

    서로 영 연애 감정 없다가도 남녀 사이라는게 참 묘해서 10년지기 남자 사람, 여자 사람이었을 뿐인 사람들도 잠자리로 이어지기도 하고 불미스런 일이 왕왕 있어서요. 배우자가 보기엔 미덥지 못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 2. ...
    '11.11.17 9:03 AM (116.123.xxx.17)

    저는 대학때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걍 진짜 친구.
    그런데 남편이 너무 싫어했어요. 그런관계를.
    남자와 여자는친구가 될 수 없다는 사람이여서.
    연락도 끊기고 다른과여서 알 길도 없지만....참 좋았던 추억이긴 해요.
    공대나오고 학과 cc여서 남자들하고 스스럼없지 지냈지만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은 다들 중고등친구들밖에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181 같은글 올려 죄송...매국노송 아이폰용벨소리입니다. 6 evilmb.. 2011/11/23 1,376
41180 박원순, 노동보좌관 첫 신설…소통 강화 나선다 ^^별 2011/11/23 817
41179 다들 무사귀환 하시길 바랍니다... FTA무효!.. 2011/11/23 782
41178 자차보험 전화해서 할증없이 얼마나 더 쓸 수 있는지 문의해 봐도.. 2 ... 2011/11/23 919
41177 82쿡도 리스트에 있었군요~ ㅡㅡ;; 39 흠... 2011/11/23 11,319
41176 이정희 대표가 "토론 신청했잖아요! 토론 안하면 이 투표는 무효.. 3 참맛 2011/11/23 1,573
41175 대한문 나가기직전 우스개 소리 21 jen 2011/11/23 2,660
41174 박근혜씨 소통? 그냥 화장이나 하시라 2 도대체 2011/11/23 1,010
41173 놀이시터 구해요. 유아교육과 대학생 혹은 전문선생님 추천해 주세.. 2 놀이선생님 2011/11/23 1,372
41172 핑크싫어님 보아주세요. 5 핑크싫어님!.. 2011/11/23 1,048
41171 어차피 경상도는 버리세요 ;; 안바껴요 ㅠㅠ 13 호호홋 2011/11/23 1,860
41170 남편분이 현대 다니시는 분 복지카드로 현대m2? 3 자장 2011/11/23 2,831
41169 유치원 간식을 등하원버스에 끼워보내고 싶은데요. 1 미래소녀 2011/11/23 926
41168 김장용품 파는곳 알려주세요 1 벤자민 2011/11/23 812
41167 밖에 진짜 춥네요 귀가 떨어져나가는줄 알았다는 ㅠㅠ 6 엉엉 추위 2011/11/23 2,273
41166 공지영 “손학규 같은 야당 처음…한나라당서 파견되신 분?” 22 흠... 2011/11/23 3,059
41165 ◇ 미국의 는 '나만 별이다'! - 팟캐스트 변상욱 사월의눈동자.. 2011/11/23 909
41164 더이상 누구탓도 하지맙시다.. 닥치고 2 여러분 2011/11/23 944
41163 비엔씨라는 빵집이름 들어보셨어요~ 7 혹시 2011/11/23 1,943
41162 대한문 네이버 검색어 상위권 오호 2011/11/23 880
41161 쓰레기봉투 장당 얼마인지 아세요? 3 20리터 짜.. 2011/11/23 1,228
41160 중 1딸인데 이런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7 .... 2011/11/23 2,042
41159 인테리어 정말 힘드네요... 5 아이고 2011/11/23 1,803
41158 DJ예언 적중…“열린우리당 野되면 FTA 반대˝ 4 그립다 2011/11/23 1,761
41157 지금 아고라에서 서명합니다!!! 17 .. 2011/11/23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