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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척결혼식에 늙었다는 말 들어 심란했던 원글이에요

인생이란 조회수 : 2,960
작성일 : 2013-11-05 18:43:57

하루만에 제 글을 보니 수십개의 리플이 달려서 놀랐네요.

대부분의 글들이 위로 말씀들이라서 감사했습니다.

돈 안들어도 말이 주는 위안조차 현실에서는 시냇물에 빠진 렌즈 찾기마냥 쉽지 않더라구요.

드물더라구요.

 

늙어감을 서러워하기보다는 관조하는 자세로 받아드리자는 마음으로 살지만

문득 타자의 시선으로 확인사살되는 경우는 그래도 여자라서인지

순간순간 뜨끔하고 시리더군요.

 

특히 지난 1년간 남편이 식물인간이 되느냐 마느냐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느냐 마느냐

잘 하면 목발 짚고도 땅을 밟을수 있을까 말까..

조마조마 네번의 수술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장애등급을 받았을지언정 정상인처럼 걸을수 있다는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제 외모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네요...

 

하여 예전처럼 너 참 동안이다. 아직 이쁘구나 하는 말을 기대한건 결코 아니었죠.

저도 최소한의 현실감각은 있어요.

그래도 늙어서 못알아보겠다는 말, 너 그런줄 몰랐니 성형해도 이상할테니 아예 말아라는

그런 말들까지는 각오 못하고 가다보니

남의 결혼식에서 마음껏 화안하게 웃지도 못하고 돌아왔네요.

 

나이 마흔 셋에 서른셋 이모딸이랑 비교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어요.

제가 젊고 이쁘다는 말 못들어서 섭섭한게 아니랍니다.

(이모는 제 남편이 있을때는 저랑 이모딸 외모가 비교될까봐 저를 배려해서

이모딸을 저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지시 할만큼 저를 위하는 마음도 있긴 합니다.

근데 이모가 그런 생색을 낼때마다 저에 대한 배려인줄 알면서도 왠지

더 서글프고 자존심이 상하긴 했어요)

 

그저, 이곳엔 언니 동생들도 많으니

마흔 셋도 아직 여자. 가꿔도 괜찮은 나이라는 위로정도를 기대했었나봐요.

헌데 제 바램보다 더 많은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을 때는 진짜 말 대신 방귀 소리가 나든지 하면 좋겠어요. 자기가 좀 알게"

하는 리플 달아주신 님 덕분에 한참 웃었네요.

 

모두 행복한 가을 되시길.

 

 

IP : 121.150.xxx.5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긍정적 마인드
    '13.11.5 7:10 PM (39.113.xxx.50)

    원글님 마음가짐이 멋진걸요
    옆님 아프셔서 곁에서 힘드셨을텐데
    긍정적이시니...
    곧 미모 젊음 회복되실거에요
    꼴랑 43에 늙어보이면 얼마나...
    무시하시고 즐겁게 사세요

  • 2.
    '13.11.5 7:16 PM (58.122.xxx.86)

    전 피부가 많이 안 좋아져서 간만에 만난 친구가 내내 내 피부 내 건강 얘기만 하는 바람에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해서 기분 별로 안 좋은 적 있었는데 님이 기분 많이 나쁜 건 당연하죠
    전 친구가 걱정해서 하는 소린 줄 알면서도 썩 기분이 좋지는 않던데요
    본인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아 간만에 만난 사람 외모에 대해 할 말 많아도 속으로 생각해야지 어떻게 외모에 관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까요
    그게 무례한 건지도 모르는 게 문제에요

  • 3. 나랑 동갑
    '13.11.5 7:22 PM (115.21.xxx.6)

    나랑 동갑이네요 43.
    저도 훨씬 어린 사촌들한테 왤케 늙었냐는 소리 들어봤지만 그때마다 너도 만만치 않거든! 하고 한방 날려요.
    근데 솔직히 아직 폐경도 안왔고 화장하면 좀 괜찮은 날도 있고(내 눈에) 한데 늙었다고 보긴 힘들지 않나요?
    울 엄만 4,50대 여자들을 젊은 년들이라고 부르세요. ㅋㅋ

  • 4. ...
    '13.11.5 8:07 PM (182.222.xxx.141)

    43 이면 꽃 같은 나입니다요. 부러워 죽겠구만.

    너무 힘든 일을 겪으셔서 피곤해 보이셔서 그래요. 살 좀 찌우시고 표정을 밝게 하시면 다시 젊어지십니다.

  • 5. ㅣㅣ
    '13.11.5 9:12 PM (220.78.xxx.21)

    님네 집안이 좀 이상한거 같아요
    뭘 33살 딸하고 43살 조카 비교 할까봐 자리를 떨어뜨리나요?
    거기다 자기딸은 미혼이고 님은 애도 있잖아요
    82는 잘가꾼 40대나 30대나 비슷하다고 그러는데
    길을 나가 보세요
    피부 자체가 틀려요
    그냥 나이를 받아 들이세요

  • 6. ㅋㅋㅋ
    '13.11.5 9:23 PM (58.238.xxx.208)

    오늘의 명언이네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을 때는 진짜 말 대신 방귀 소리가 나든지 하면
    좋겠어요 . 자기가 좀 알게" 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같은 날에도 이런 댓글 읽고 웃을 수 있는 원글님은 완전 멋진
    분이시고요. ^^ 푹 주무시고 내일은 좋은 날! 상쾌하게 시작하세요.

  • 7. 자끄라깡
    '13.11.5 9:45 PM (221.145.xxx.174)

    먼저번 글은 못 봤지만
    우선 남편께서 그만한게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고생 알아주지는 못 할 망정
    33살이랑 43살을 어떻게 비교하는지 참

    원글님 외모보다는 건강이 갑이예요.
    전 전동휘체어를 안타기를 바라지만 타게 되도라도 조금이라도
    더 늦게 타기위해 열심히 운동합니다.
    우리 열심히 운동하고 인스턴트 멀리해서 나이 들어도 여기저기
    다 다닐 정도로 건강합시다.

    저 따위 말똥같은 말에 맘상하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 8. 원글
    '13.11.6 12:20 AM (121.150.xxx.55)

    마흔셋이 과연 가꾸면 다시 젊어질 수 있는 나이인가요? 참말루요? 아..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남자들이야 말로 40대에 다시 훤해지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여자도 그런 희망이 있으면 조금 더 세상 사는 기운이 생길텐데요..
    82쿡에 멋지고 세련된분들 많으니 부지런히 참고해서 운동이랑 음식이랑 신경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9. ㅎㅎ
    '13.11.6 10:37 AM (125.177.xxx.190)

    그 댓글 나중에 달렸었나봐요. 못봤었는데 재밌네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ㅎ
    원글님 우리 같이 힘내서 가꿔봐요~ 외모와 심성도 같이요..ㅎㅎ
    세상에 그렇게 돈도 안드는 말로 사람 기분 잡치는 종족이 있는가하면
    말할때 향기가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우리는 그런 사람이 되자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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