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남편이랑 싸우고 냉전인데 생일이라고...

조회수 : 2,402
작성일 : 2011-09-06 11:08:16
글 올렸었는데요.
심심하니까 후기 올려볼께요.ㅎㅎ

정확히 그제 저녁에 남편의 말투 때문에
싸움이 불거져서  심하게 말싸움을 했고
말한마디 없이 냉전 상태가 되었는데 
(어떤 분은 하루도 넘기지 않는 건 냉전도 아니라고.ㅋㅋㅋ)
하필 어제가 또 남편 생일이라 이걸 어째야 하나..싶다는 글 올렸는데요.


남편이 저랑 약속한걸 잊고 자기 감정에만 충실해서
상대방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실수를 했던 것은 정말 아직도
화가 나긴 해요.


많은 분들이 그냥 화해하고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하셨는데
남편은 퇴근이 늦어서 밖에서 외식하기 좀 그렇고
사실 저희가 생일을 그렇게 챙기는 성격들은 아니에요.ㅎㅎ
기념일이나 생일이나 뭐 이런거에 유난 떠는 걸 싫어 하거든요.ㅎ


어제는 퇴근길에 안챙기고 쌩~하기도 찝찝하고 해서
마트엘 갔죠.
어제 카레를 해먹을 계획이었던 터라 재료들은 다 있었고.
마트에 가서 당근 하나 하고  보름딸 빵 하나 하고
복숭아 몇개 샀어요. (남편이 과일 먹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집에가선 씻고 쉬고 있다가
평상시보다 일찍 밥 해놓고 카레 해놓고.
미역도 불려서 미역 국도 끓였어요. (그래도 미역국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남편 퇴근하고 오면 휘리릭 챙겨서 먹을 수 있게 해놓고.
동그란 접시 위에 보름딸 빵 하나 올리고
보관해 뒀던 생일초 하나만 꽂아두고
전 TV보며 쉬고 있었어요.


핸드폰을 보니 남편이 언제 전화를 했었나본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고
집에 올 시간이 다 되어갈쯤 남편이 또 전화했길래
냉랭하게 받았어요.  (확실히 풀어진게 아니라서 아무일 없었던듯 전화받긴 힘들었죠)
역시나 남편은 아무렇지 안은척, 별일 없었던 것처럼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더라고요.
낮에 전화를 왜 안받았냐 하는데 제 핸폰이 고물이라 그런지 사람 가려서 울리네요.ㅋㅋ
전화 안왔다고 했더니만 전화 했었다고~  흠.. 사기일지도 몰라요.ㅋㅋ
제 핸폰 고물인거 알아서 .ㅎㅎ

여튼 전화로 조용히 남편이 실수한거에 대한 제 생각도 말하고
이런저런 서운한 점들 얘기하면서 통화가 길어졌죠.
뭐..이런 얘기는 그전에 수도없이 했던 거에요.  새로울 것도 없죠. ㅠ.ㅠ

여튼 남편은 늘 그렇듯 미안하다고 하고
저는 통화하다 예전 일들 생각에 (좀 힘들게 시작했거든요)  울컥해서
눈물..콧물이...
드...드럽게 콧물이 자꾸 나와서.  ㅠ.ㅠ 


갑자기 현관문에서 똑똑 소리가 나는거에요.
문 앞에 바로 남편이...통화하면서 집에 다 온 모양이에요.
그래서 남편보고 5분 있다가  오라고 콧물 범벅인 채로 울컥 거리며 말했더니
남편은 제가 뭔가 심각한 줄 알고 알겠다고 하고는 계단을 내려가는 거 같더군요.

후다닥  보름달 빵 위에 초 불 붙이고는
거실 불 끄고  현관문 앞에서 접시 들고 서 있었죠.
잠시 후 남편이 똑똑! 하는 거에요.   안열리면 키로 문 열고 들어오는데
그러고는 제가 아직 화가 안풀려서 문을 안여는 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지
평소엔 키로 잘만 열던 문 열 생각을 안하고 들어올 생각을 안하데요.. 답답~

전화해서 왜 안들어오냐고 했더니 들어가...하면서 다운되어 있더니
역시 똑똑 하고는 안열리니까 그제서야 키로 열고 문을 열었네요.


뭐..
800원짜리 보름달 빵이지만  
폭신폭신 빵에 딸기맛 크림도 발라져 있으니 
초만 꽂으면 케익이죠 뭐. ㅋㅋㅋㅋㅋ

남편은  생각지 못하다 
촛불 꽂힌 보름달 빵을 보더니 활짝 웃네요.ㅋㅋ
이야...역시 여보 밖에 없구나~ 하네요.
이럴때만...


대충~ 이렇게 화해 했어요.ㅋㅋ
IP : 112.168.xxx.6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6 11:11 AM (1.225.xxx.71)

    아웅 이뽀라. ㅎㅎㅎㅎㅎㅎㅎㅎ

  • 2. 남자들은
    '11.9.6 11:16 AM (211.57.xxx.106)

    굉장히 단순해요.
    뻥을 좀 많이 쳐서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정말 잘해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란 말 괜히 있는게 아니에요.
    결혼 20년차.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3. 그 담은요?
    '11.9.6 11:18 AM (119.70.xxx.218)

    그 다음 얘기도 써주셔야지 ㅋㅋㅋㅋㅋ 농담... 잘하셨어용

  • 원글
    '11.9.6 11:31 AM (112.168.xxx.63)

    그 다음요?
    카레 먹고요. 보름달 빵 먹고요.
    그담에 맥주에 과일 먹고 TV 보다가 잤어요~ 끄~읕. ㅋㅋ

  • 4. 흰둥이
    '11.9.6 11:44 AM (211.246.xxx.93)

    잘한다 잘한다 하니 진짜 자기가 잘하는 줄 알고 자기 정도면 상위 2% 아니냡니다 어처구니없어서,,,,

  • Irene
    '11.9.6 11:51 AM (203.241.xxx.40)

    푸하하하하ㅋㅋㅋㅋ

  • 원글
    '11.9.6 11:52 AM (112.168.xxx.63)

    어째요..ㅠ.ㅠ 근데 저희 남편도 그럴 거 같아요.ㅋㅋ

  • 5. .....
    '11.9.6 12:00 PM (14.50.xxx.51)

    남자들은 참 단순해서 좋아요 그쵸? 조금만 정성을 보여도 되니까,,

    제가 남편과 싸우고 만약 초코파이 이런데 초 꽂아두고 축하해주면 "당장 케익 사와~! 나 이런 거 안 먹어.."
    그럴 거거든요. ㅎㅎ 잘 하셨네요.

  • 원글
    '11.9.6 12:06 PM (112.168.xxx.63)

    이왕 할거 초코파이 한 상자 사다가 할걸...ㅋㅋㅋㅋㅋㅋㅋㅋ
    급 후회되는데요.ㅎㅎ

    저나 남편은 그런거에 별로 신경을 안써서 서로 편할거에요.ㅎㅎ

  • 6. ...
    '11.9.6 2:31 PM (116.43.xxx.100)

    ㅋㅋㅋ완전 시트콤보는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21 안방에 책벌레(먼지더듬이 벌레)가 생겼어요 1 책벌레 2011/09/23 4,279
12120 집에 하루종일 계실 때 보통 뭐하세요? 9 흑흑 2011/09/23 4,099
12119 네이버가 정신 못차렸나봐요. 떡볶이가 맛있어보이길래 4 2011/09/23 2,637
12118 저의 다욧방법좀 봐주세요 2 .. 2011/09/23 1,692
12117 부산 손세차 어디들 맡기세요? 1 부산 2011/09/23 5,720
12116 정봉주 전 의원이 뛰어난 거예요? 나머지가 바보 같은 거예요? 10 정도사 2011/09/23 3,069
12115 프랑스에 루이비통 가격이 1 거북맘 2011/09/23 2,816
12114 발명지도사 따서 수업하는분 계신가요? 혹시 2011/09/23 1,126
12113 요즘 새로 시작한 지붕뚫고하이킥3(?) 재밌으세요? 30 독수리오남매.. 2011/09/23 8,711
12112 성인취미미술학원 소개 부탁드립니다(냉무) 3 나모 2011/09/23 1,840
12111 옷정리한다고 옷방을 뒤집어 엎었는데 수습불가에요 29 엉엉 2011/09/23 5,778
12110 자게에 사진 올라가지 않았나요? ? 2011/09/23 1,503
12109 트레킹이나 등산시 스틱이 있으면 좋을까요? 15 최지나 2011/09/23 2,216
12108 ‘신재민 의혹’ 수사해도 형사처벌 미지수 3 마.딛.구... 2011/09/23 1,406
12107 쉬운 덮밥류 추천해주세요!!!! 4 급해요 2011/09/23 2,344
12106 안암동 개운사에 고조할아버지 비석이 있다는데 4 안암동 개운.. 2011/09/23 1,786
12105 시원스쿨 아이디 공유 6 영어공부 2011/09/23 11,908
12104 sk를 쓰는데 일반폰 장기할인 스마트폰 장.. 2011/09/23 1,592
12103 지고는 못살아 보시는 분 없으신가요? 6 나만.. 2011/09/23 2,354
12102 불굴의 며느리에서 오영심같은 성격 별루에요 17 지겨워 2011/09/23 3,637
12101 연근은 어떻게 6 노하우 2011/09/23 2,186
12100 울 나란 자식들 방치해도 법적으로 방법이 없는건가요? 1 아이들이 불.. 2011/09/23 1,451
12099 새마을금고는 안전한가요? 1 궁금맘 2011/09/23 2,143
12098 냉장고 바꾸고 전기세 적게 나오신분 계신가요?ㅠ.ㅠ 11 쏠라파워 2011/09/23 3,180
12097 파다듬기 질문드려욤 ㅡㅡ; 7 나라냥 2011/09/23 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