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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 션

뭘 입어야 더욱 돋보일까, 함께 고민해보아요

장전동 옷수선 장인 할아버지 자랑 !!

| 조회수 : 7,561 | 추천수 : 104
작성일 : 2008-11-30 09:08:00
혼자만 알고 있긴 너무 아까운 분들이고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언제 일을 그만 둘지
몰라서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부산대 앞에서 지하철로 내려가는 길은 크게 두 길이 있지요.
옛날 아메리칸 튀김을 팔던 집이 있던 좁은 옷길 골목 하나
지금은 없어졌지만 신라명과가 있던 넓은 옷길 골목 하나
물론 차로로 내려가는 길은 제외...
제가 그곳에 살다  해운대로 온지 15년이 흐르고
가끔 놀러가는 정도라 요즘 새로 생긴 상호는 거의 모릅니다.


신라명과 골목 왼쪽 어드메 ....
가로 세로 2미터가 안되는 가건물 박스같은 곳에서
오랜세월 옷수선을 해오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10년 전쯤  눈이 침침하다며 옷수선을 그만둘려고 하실때
멀리서 팬(?)들이 말릴 정도로  수선을 잘하셨어요.

일주일전
처녀때 입던 xix 44 사이즈 빨간 코트를 누구 줄까 하다
문득 그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학교앞엘 갔는데
아직도 하고 계신 거예요. 가건물이 있던 자리에
번쩍 번쩍 돈 냄새나는 건물이 많이 생겨서
할아버지가 오래전에 일을 그만 두신 줄 알고 슬퍼했었는데
그 인근 골목 구석으로 옮겨서 계실 줄이야..
물론  할아버진 저를 기억도 못하시지만
저 혼자 반가워서  할아버지를 보고 연신 웃는 바보짓을 했어요.



어제 44 사이즈에서 66 사이즈로 변신한 제 코트를 보고
너무 행복해서 오후내내 들떠있었지요.
롱코트를 잘라서 그 천으로 소매늘리고 품늘리고
안감 다시 몽땅 손바느질하고  호주머니때서 다시 달고...
할아버지가 옷을 새로 하나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셨어요.
기존의 라인을 살려달라고 까다로운 주문을 했기때문에 할아버지
신경이 많이 쓰이셨나봐요.
별로 비싼 옷은 아니었지만
연애할때 남편이 없는 형편에 돈 모아서 사준 코트라
제겐 아주 특별한 옷이었어요. 이제 살을 쪼금만 더 빼면
이쁘게 입을 수 있을 것같아요.
명품.  나에게 잘어울리고 나에게 소중한 사연이
있는 물건 그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아껴둔 옷이 있지만 솜씨가 미덥지 못해
옷장에서 한숨쉬는 소중한 분신이 있다면
이 장인 부부에게 맡겨보세요.  


제가 장전동 구민과 해운대 구민의  자존심을 걸고 추천드립니다.  ㅎㅎ
참고로 이 할아버지는 그렇게 친절하시지도 않고
단골아니면 무지 무뚝뚝하시며 가격도 다소 비싼 편
일은 정말 야무지게 잘하십니다. 제 옷 수선가격은 5만원
할아버지 작품을 보면 돈이 아깝지 않아요.



제가 어제 옷 입어보고 감동해서
할아버지 부디 오래 사셔서 제 옷 마니 고쳐 주세요
했더니  10 여년 전에도 못보았던 미소를 보이시더군요.
장인의 미소...


일요일 아침에 혼자 좋아서 글이 길었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우고모
    '08.11.30 10:49 AM

    훈훈한 글이네요.
    남편분과의 소중한 추억이 함께한 코트 입고 따뜻한 겨울 되시구요.
    전 오래된 물건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하는 분들 보면 부럽드라구요.
    제 손에만 오면 새 것도 금방 십년 같은 중고같아져서요.^^
    생활 속의 장인들 제 주변엔 누가 있을까? 잠시 생각했는데 우리 동네 세탁소 아저씨 !
    리폼은 이대앞에도 주르르 잘하는 데 있다던데, 부산은 부산대앞인가봐요^^

  • 2. 러버
    '08.11.30 5:14 PM

    저 옷 수선하고 싶은데 있는데 좀 더 상세히 알려주실수 없나요?
    제가 매주 부산대 앞에 일이 있어 가거든요.
    근데 어느 골목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저는 이전에 신라명과자리를 몰라서요.꼭 좀 알려주세요.혹시 연락처라도 아시는지요?

  • 3. 나무
    '08.12.1 9:30 AM

    생활속의 장인들...
    우리 동네 철물점 할아버지. 열심히 사는 걸로 모범보여 자식들 이쁘게 키우며
    시엄니 봉양까지 잘하는 우리 동네 세탁소아주머니. 구두에 관해선 박사인 구두수선할아버지...
    모두들 존경받을 분들이지요.
    5살 딸아이 데리고 다니면서 늘 그런 분들에 대해 이야기 해줍니다.
    지금은 몰라도 나중엔 제딸도 그런 분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로
    먹고 입고 산다는 걸 알게 되겠지요...



    러버님...
    할아버지가게는 이름도 문패도 없어요.

    지금은 무슨 편의점이 생긴것 같았어요.
    20미터 쯤 쬐끔 내려가다 왼쪽골목으로 들어가셔서 찾아야 해요.
    워낙 많이 변해서 설명드리기가 좀 어렵네요. ㅎㅎ

    할아버지 연락처를 알려드릴께요
    019-552-0224 번이에요. 옷 맡긴 손님 아니면
    전화를 잘 안받으시는 괴짜라 연락은 운에 맡겨요. ㅎㅎ
    할아버지 성함은 모르겠구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4. 헵번
    '08.12.1 11:43 AM

    서울이면 저도 맡기고 싶은데 ㅠㅠ..저희 아빠 입으시는 신사복같은거...매장수선안된다해서 돈주고 맡겨야할듯하거든요 ㅠㅠ

  • 5. 사슴
    '08.12.5 3:26 PM

    제가 좀 전에 전화해봤어요^^ 받으시네요~
    저도 옛날 신라명과...그런거 잘 몰라요~ㅎㅎㅎ

    부산대쪽 맥도날드...다 아시죠?
    좀 더 위로 올라가면 LG텔레콤 있구요
    엘지 텔레콤에서 왼쪽으로 딱 커브틀면 5미터도 못가서 있다고 하시네요
    밤 10까지 하신대요...

    여기는 제가 눈감고도 갈 수 있는 곳인데
    옷수선하는데는 못봤거든요...
    정말 작은 곳인가봐요...조만간 코트들고 한번 찾아뵈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 6. 헵번
    '08.12.11 5:48 PM

    수선할거 잔뜩갖고 다녀올까봐요-_- 오뎅도 사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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