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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유지라는 영원한 숙제를 함께 풀어보는 마당

고급 화장품 냄새.. 나를 여자이게 하는 향기..

| 조회수 : 7,607 | 추천수 : 440
작성일 : 2003-08-01 03:10:10
이번 봄에 한국갔을때, 한 여성잡지의 부록으로 겔랑 나이트 크림 샘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거 준다는 말에 냉큼 샀죠..^^
계속 묵혀두고 있다가 오늘 생각나서 발랐습니다.
음.. 고급 화장품 특유의 향기..
물론 향수같은 좋은 향은 아니지만.. 왜 특유의 순하고도 여성적인 냄새라고나 할까요.

결혼전에는 외국화장품이 무조건 좋은줄알고 용돈 모아서 아님 카드 긁어서 클리니크나 비오템 같은 화장품을 썼죠.
그거 보시고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네나이때부터 그런 고급 화장품 쓰면 나이들어서는 화장품발 안먹는다.. 라구요.(ㅠ.ㅠ)
그때 저.. "엄마, 왜이러쎵.. 이런건 10대 화장품이야. 난 아줌마되고는 겔랑, 시슬리, 라프레리.. 이런거 쓸거야.."
라고 까탈을 부렸죠.(물론 지금은 아이오페같은 국산화장품도 그만큼 훌륭한것 압니다.)

그러나 막상 아줌마가 된 지금..  결혼 4년차에 북경에서 학생부부로 살면서..
그런 화장품은 커녕.. 오고가며 면세점에서 사는 중저가 스킨, 로션 그리고 독한 썬크림(여기 햇빛이 워낙 쎄거든요)에..
밭일굴때 쓰는 챙넓은 모자쓰고 훠이훠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오간답니다.
화려한 파스텔톤의 색조 화장품, 특히 마스카라나 아이라이너 등은 결혼전에 샀던 모습 그대로 서랍에서 곰팡이 피고 있구요.
가끔 제 자전거 뒤에는 쌀자루, 앞 핸들에는 시장본 까만 비닐 봉다리를 주렁주렁 매고 달리지요.

그 악명높은 오리지널 황사가 부는 봄이면, 챙넓은 모자로도 모자라 오색 스카프로 머리를 칭칭 동여매고 자전거를 타구요..
워낙 먼지가 많은 도시라.. 실크나 마 등의 드라이용 고급소재는 꿈도 못꾸구요.
늘 세탁하기 좋은 후줄구레한 박스티에 면바지를 입지요.

참 촌시럽게도.. 오늘 그 샘플로 받은 겔랑 크림 한번 바르고서.. 여러가지 상념이 교차하네요.
쉬폰 슬리브리스 원피스, 소녀풍의 하얀 레이스 나시티, 하늘하늘거리는 꽃무늬 스커트..
그리고 나를 여자이게 했던 화장품과 향수 내음..
설레임의 추억이 묻어있는 첫사랑과 이미지와 추억들..
그런것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뭉개뭉개 피어오르네요.

어쩌다 백화점 여성복 코너에서 보는 그 멋진 고급 정장들..
30대초 제나이에나 입어볼수 있는 그 옷들을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이 세월을 건너뛰어야 한다는게 한숨이 나기도 합니다.

저번 학기때는 제 눈밑에 희미한 기미까지 생겼더라구요.
그걸 발견한 순간.. 한마디로 쇼크 먹었죠.
곰같은 신랑한테 "엄청 고생하고 남편이 속썪이는 여자들에게 생기는 기미.. 그게 나한테도 생겼어!!"
소리를 질러대고 말았죠.

그래도 뾰루지라도 하나 나면,  뻐끔뻐끔 제얼굴 들여다 보며 속상해 하는 신랑보면서..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 제 청춘을 위안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겠죠? ^^
suksuk (narvik)

안녕하세요. 북경사는 주부입니다. 결혼 4년차, 아직 아이는 없구요. 반갑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8.1 8:29 AM

    나르빅님 글을 읽고 맘이 짠합니다...

    그렇지만 나르빅님에게는 미래가 있으니까, 그걸 위안삼아서...

  • 2. 설화수
    '03.8.1 9:21 AM

    북경도 벨루 살기 좋은 기후는 아닌가봐요...
    맨날 우리나라, 서울 O떡같은 곳이라고 불평/불만했었는데...

  • 3. 여름
    '03.8.1 9:37 AM

    그래도 씩씩하고, "아름다운 시절"로 보이네요.

  • 4. 싱댁
    '03.8.2 1:44 AM

    여기 싱카폴도 너무 ㄷ더워서 화장할 생각도 못하고 살죠
    아기 낳자마자 여기와서 썬크림 안 바르고 용감하게 나다니다 결국은 얼굴 망치고
    요즘은 남편이 할머니냐며 쓰지말라는 우리나라 양산 우아하게 펼쳐들고 다니죠
    검정,회색 큰 우산 펼쳐들고 다니는 여기 사람들보다는 꽃무늬 화려한 우리것이 보기 좋지 않겠어요
    그나마 요즘은 아기가 좀 컸다고 얼굴에 조금 분칠을 하고 다니지만 이 뜨겁고 습한 날씨에
    거리에 10분만 있다보면 땀으로 번들번들 되면서 더욱 흉한 모습이 되죠
    우리나라 화장품 얻기 힘든 이곳에서, 누군가는 외제화장품 남 눈치 안보며 사니 좋다고 하지만
    그 꼼꼼히 바를 여유도 없네요.
    얼굴이 더워서 화장발 벗겨달라고 하니...얼굴 꾸밀 기분이 나겠어요.
    그리고 땀 닦은 손수건에 묻어 나오는 화장을 보면 아깝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제 썬크림은 꼭 바르고 다니죠.
    한국에서 뜬다는 (좋다는 평이 있는) 바나나보트 썬크림이 여기 있나도 알아봐야 할것 같아요.
    말레이지아 사람이라는둥 놀리는 남편말 듣기 싫어서라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것 같아요.
    그런데 그 바나나보트제품이 그렇게 좋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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