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돌이 조금 안됐을 무렵, 다시 일할 계획이 생겨서, 잠깐씩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어요.
고르고 골라서 동네에서 가장 좋다는 곳에 대기해서 들어간 거였는데,
지금 만 2년을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어린이집 비용 지원도 받고 있는데, (매월 특활비 12만원 등 별도)
이제 5세가 되어, 다른애들은 영어유치원을 보낸다 어쩐다 하는데,
저는 어린이집에 이제 그만 보내고 싶네요.
첫째, 잔병치레 너무 많아요.
- 그나마 좀 크고 나선 많이 줄어서, 한번 아프면 1~2주.. 1~2 달에 1번꼴로 감기 걸려오는것 같아요. 옮기도 하고.
밥 아주 잘먹고 정상체질인데도 그래요. 지난 여름엔 폐렴으로 1주 입원치료도 했어요. 그 반 아이들 70% 폐렴...
둘째, 선생님이 다 마음에 안들어요.
- 그동안은 그래도 참고 이해하려 했는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안되겠어요.
특히 담임샘들.. 어떤 일이 일어났을때 상담을 요청하면, 일단 처음에 하는 말이, 자기는 못봤고, 몰랐고, 그러므로 원이나 본인의 책임은 아니고, 아이가 좀 횡설수설하면 (아직 시제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나이인데)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해서 분란을 일으켰으므로, 니가 거짓말 한거니까, 사과해라.. 이런 식. 아니면, 거짓말 하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준다.. 이런 식.
셋째, 원의 운영방침도.. 투약, 전달사항, 등.. 원에 하는 요구가 하나도 안먹혀요.
- 툭하면 잊어버리고, 약을 안먹이기도 하고, 아침 10시 등원 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4살짜리 아이에게 바로 굳은 표정 짓고..
부모들에게 미리 의견 구하거나 설명 없이, 일괄적으로 매월 특활비 5만원 내던것을 다음달부터 무조건 12만원 내든가, 아님 한방에 몰아놓을테니까, 그거 싫으면 다니지 말든가.. 동의서 O,X 제출 요구하는거... 부모들이 찾아가서 과목별 수강이나 그런거 얘기하면 원장이 울어요. 섭섭하다고.
어디선가 보기를, 아이의 원생활에 대해 알고 싶으면, 아이랑 자주 선생님놀이를 해보라더군요.
엄마가 OO 할게, OO가 선생님 하고, 놀이하자. 하고 살살 달래서
제가 "선생님~ XX 해주세요! 같이 해요! " 하면,
아이 왈, " 그건 안되요." "그건 우리 어린이집에 없어요." "그런건 할 수 없어요." 그러더니
정색을 하고 선생님 놀이 싫대요. 그냥 선생님은 한쪽에 조.용.히 계신다네요.
특정한 이 어린이집만의 이야기니까, 다른 곳으로 옮기면 나을 수도 있겠지요.
저도 전직 강사 였기때문에 선생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상담도 하고, 참기도 하고, 선물도 드리며 버틴거였는데,
이런게 쌓이니 어린이집 뿐 아니라 모든 다른 기관도 다 싫어지네요.
아이가 원하는건, 그냥 엄마랑 종일 같이 있고 싶대요. 안놀아줘도 된대요. 심지어. 엄마 회사가고, 혼자 집봐도 괜찮대요.
3월에 날씨 따뜻해지면 문화센터도 다니고, 자모수영도 다니고, 동네 산책도 하고,
읽어주려고 배워뒀던 영어동화구연, 책도 많이 읽어주고, 도서관도 같이 다니고.. 그러고 싶어요.
단지 걱정되는건, 사회성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안 그래도 외동 인데. 하는거랑,
막상 다시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제 자유시간이 없어진 후 저의 스트레스 관리.. 그런게 걱정되요.
이미 해보신 선배님들, 계시겠지요?
팁 좀 주세요. 복받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