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모유수유 이야기라고 해놓고 그냥 아기 키운 얘기만 쭉 씁니다...
아기 젖 먹이기는 저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어요.
수유쿠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제가 사용한 건 엘르뿌뽕에서 나온 D자형 수유쿠션이었어요.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망설이다가, 한달 분유값만 해도 얼마냐 하고 산 건데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물건입니다.
애 눕혀놓고 제 두 팔은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정말 편했어요.
젖 먹다 잠들면 쿠션 채로 바닥에 내려놓기도 했구요.
푹신한 것 말고 스폰지가 단단한 수유쿠션이 더 좋더라구요. 조리원에서 써 본 것과 비교해보면 그래요.
젖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특이사항을 노트에 적었는데
처음에 적기 시작한 이유는 지난번에 오른쪽을 먹였는지 왼쪽이었는지 기억이 안나서였어요.
저 아기 낳기 전에는 나름 총기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애 낳고 확 달라져서, 가끔 했던 얘기 또 할 때도 있고..
그 노트를 지금 뒤적여보면 이러고 어떻게 살았나 할 정도로,
5분 젖먹고 10분 쉬고, 또 5분 먹고 15분 쉬고, 5분 먹고 30분 쉬고..
한달 됐을 때 하루에 열두세번 젖 먹었어요.
그 한번이라는 것이 <5분 먹고 10분 쉬고, 10분 먹고 20분 쉬고>를 묶어서 한번이에요.
(물론 정말 딱 한번 먹는 때도 많이 있구요)
소위 말하는 수유 간격이라는 게 생긴 게 3개월에서 백일정도였어요.
백일 무렵에 두시간에서 두시간 반 정도 시간이 띄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젖 먹이는 것 자체는 전 별로 힘들지 않았는데,
제 경우 가장 큰 어려움은 잠투정이었어요.
생후 한달째부터 졸립긴 한데 잠을 못자고 칭얼칭얼.
그래서 안아 재우기 시작했어요.
잠투정 심한 애들은 돌까지도 한다, 하길래, 돌 되면 없어지겠지 했는데..
웬걸요. 돌 지나고도 한참 잠투정 했어요.
지금은 마구마구 비비고 제 옷을 물고 손톱으로 제 얼굴을 할퀴기도 하지만, 울지는 않고 그러다 잡니다.
백일 무렵에 하루에 네다섯번 낮잠을 잤는데,
계속 안아서 재우려니 참 힘들었어요.
안아 재우는 것 자체도 힘들지만, 울면서 힘들어하는 것 보기가 정말 힘들었죠.
그러다가 밤에 혼자 자도록 버릇 들이려고 여름에 창문 닫고 에어컨 켜고 (밖에 시끄러우니까) 울리기도 하고,
여러가지 해봤어요.
5개월쯤에 이런 메모가 있네요.
혼자 엎드려 잠.
오전 8시, 낮 12시 50분
가히 경축할만한 일.
오후 4시반부터 한시간 반동안 졸려하면서도 잠을 못자더니
6시반에는 혼자 누워 잠들었음.
밤잠도 혼자 울다 잠듬. 10분 23시-다음날8시
가히 경축할만한 일이었는데...그 며칠 뒤에 친정에 갔습니다.
애가 밤에 자다 깨서 우니까 친정어머니께서 젖 물려주지 그러냐, 하시는데,
사실 저도 젖 물려 재우면 울음소리 안들어도 되고, 그냥 누워서 젖물리니까 일어날 필요도 없고 당장은 더 편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잠드는 습관 못들였죠.
그때는 몰랐어요. 그 선택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백일 무렵부터 밤에 한두번만 깨서 젖 먹고 잤는데,
그 이후에 자주자주 깨더군요.
하룻밤에 대여섯번, 심한 날은 한시간 사이에 여섯번씩도 깨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를 찾는 거에요.
그런데 생각이라는 것이 생겨서, 젖을 안주면 심하게 울어대니까 버릇 들일 시기를 놓치면 한동안 애한테 끌려다녀야 되더라구요.
백일 이후 밤잠을 잘 자다가, 5개월 정도에 자꾸 젖을 찾기 시작하면 그때 울려서라도 그 버릇을 잡아주는 게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꾸 깨서 젖을 찾는 건, 그냥 해줄 수도 있어요.
밤중수유가 충치를 유발한다는 말이 있지만, 제 생각은, 충치균이 없으면 밤에 수유한다고 해서 충치가 생기는 건 아닌 것 같고, 또 아기가 정말 간절히 원하면 엄마가 밤잠 좀 설치더라도 젖 먹일 수도 있는 거지만.
애도 엄마도 푹 못자고 잠이 토막토막 끊어지니까 힘들어요.
아기 잘 때 집안일도 해야하는데 계속 불려 들어가야 하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밤중수유가 아기에게 꼭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5개월부터 시작된 잦은 밤중수유가 제 경우에는 돌 이후에 끝났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할게요.
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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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이야기 2
요맘 |
조회수 : 3,099 |
추천수 : 133
작성일 : 2007-10-04 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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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마고
'07.10.4 9:19 AM잘 읽고 있습니다.
저는 7개월인데 모유수유하려고 맘을 단단히 먹고 있지요.
여러 유용한 정보에 감사드려요. ^^*2. 최선경
'07.10.4 1:13 PM저도 글 잘 읽었어요.
아직 예비맘이지만 잘 배워갈게요 ^^ 감솨3. 스베따
'07.10.4 1:20 PM지금 만6개월인데 밤중수유해요. 자기전에 한번..새벽녁에 1번..
그런데 혼자 딩굴거리면서 잠재우기는 안되네요..
어쩌다 혼자 우는걸 걍 냅두면 울다울다 지쳐서 잠들곤하는데..
계속 울리자니 것도 가슴아프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맘대로 안되는게 넘 많아요4. 樂슈미
'07.10.4 11:06 PM저랑 너무 비슷하세요.. 안그래도 질문글 한번 올리려고 했는데.ㅜㅜ
그리고 엘르뿌뽕 수유쿠션도 똑같네요.. 저도 그거 정말 잘썼는데, 3개월쯤 되면서부터 애기가 무거워져서, 누워서 먹이게 됬어요.. 에휴..
얼렁 질문글 써야지.^^;;5. 개골
'07.10.5 4:13 PM저도 엘르뿌뽕꺼 넘 잘이용했어요...3개월지나니 아가가 누워서 먹으려 하질않더군요....
그리고 아이들 버릇이 드는 시기가 3~6개월 사이같더라구요
전밤중수유 5개월부터 안먹이고 뱃고래를 키워서 한번에 먹는양을 많이 먹게 했죠
그랬더니 아이도 잠도 잘자고 저도 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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