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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응모] 우리집 가족, 세탁기

| 조회수 : 2,888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6-09-30 11:37:33
우리집에는 골동품이 있습니다. 바로 10년 가까이 된 세탁기 입니다.

처음에 저의 집이 형편이 어려워 세탁기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노력으로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었고, 큰외삼촌

세탁기를 한대 사주셨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매일 손으로 빨레하신다고 많이 힘드셨거든요. 동생과 저는 그것도 모르고 매일 옷이 지저분해져 있고, 그리고 벗어버리고 깨끗한 옷으로 입고

어머니가 힘든거는 생각도 하지 않았죠. 그땐 많이 어렵나 봅니다.

그리고 그 세탁기는 지금도 우리집에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3년전에 일이였습니다.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살던 아파트로 나와 작은 주택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고모와 함께 가게일을 하셨고, 전 집안일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하기도 싫었고 짜증도 냈지만, 어머니가 피곤하신지라 제가 했습니다.

전 세탁기를 사용할줄 몰랐습니다. 마냥 처음 옆에서 구경했는지라..

그리고 집에 입고 난 옷이 쌓여지고 학교 마치고 온 나는..  세탁할 준비를 했습니다.
전 처음에 아무거나 눌렸습니다.  물도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세제를 넣고 옷을 넣고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전 그렇게 넣어두면 되는 줄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몇십분뒤 다 된거라고 생각한 저는 열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세탁물들은 그대로.. 전.. 괜히 죄없는 세탁기를 찼습니다. 그리고 전 옷을 다 꺼내서 큰 다라이에 물을 넣고 세제를 풀고.. 발로 밝았습니다.

땀을 흘리고 있는 저에게 동생이 다가왔습니다. 동생은 뭐하냐면서 물어봤고 전 빨레한다고 했죠.. 동생은 세탁기 두고 왜 그러냐고 하길래.. 고장났다고 얼머부렸습니다. 사실 부끄러웠죠.. 나이먹고.. 세탁기도 못돌리니..

동생이 손을 만지더니.. 물이 나오고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웃으면서 딩굴었습니다. 사실데로 말하라고

난 처음 하는거라 그렇다고 핑계되었죠 하지만 동생은 계속 웃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가르쳐 주는걸 습득 한뒤.. 다시 세탁을 했습니다.

근데 아차!! 그냥 아무옷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한게 잘못이였습니다.

겨울이라.. 코트랑 스웨터, 털있는 점퍼 전 저의 옷을 다 넣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세탁이 끝났다는 소리와 함께 열었습니다.

코트는 찌꺼기가 묻어서 엉망이고 스웨터는 빅사이즈로 변해 있고 털있는 점퍼는 털이 더욱 길어져 있었습니다.

난 한순간 주저 앉아버렸고 세탁물을 다 가지고 나와 집 창고에 물래 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참 춥게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5년 정도 지났을까요. 저희집은 괜찮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세탁기도 같이 갔죠.. 5년 지난뒤 전 세탁박사가 되었습니다. 5년전 아픈기억으로 인해서이죠..

이사한날 세탁기를 설치하고 작동 되는지 눌러보았습니다. 하지만 되지 않더군요.. 어머니는 A/S를 불렀습니다.

A/S 기사분이.. 대단하다고 어떻게 지금까지 이걸 사용했냐면서 하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전 속으로 '세탁기 고장나서 꼭 바꾸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기사분이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한 10분뒤 기사분이 세탁기 통에 동전이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전 뛰어 가보았습니다. 세탁기 제일 밑 부분을 뜯어 내어 보니.. 동전이 쌓여있습니다. 오백원이랑 백원자리가 만원 가까이 되었죠. 전 두손으로 다 꺼내었고 어머니께 보여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이 돈으로 삼겹살 사먹자고 하셨습니다. 옆에서 A/S 기사분이 웃으셨고 가시면서 조심히 사용하라고 이제 고장나면 부품도 안나오는 제품이라 버려야 한다고 하셨죠.. 어머니와 전 알았다고 대답했고 우리 모자는 그 잔돈을 들고 삼겹살을 사 먹었습니다.

참 맛있었죠..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의 그맛.. 세탁기가 준 선물이였죠

그리고 어머니가 수술하시고 거동이 불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픈몸으로 집안살림을 다하셨습니다. 하지만 세탁기가 말썽을 많이 부리네요.. 집 사정이 좋지않아 살 형편도 안되구요

몇일전에는 세탁기 때문에 생긴일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제옷이랑 동생옷을 세탁한다고 대부분을 옷을 다 넣으셨습니다.

그리고 세탁을 했죠.. 전 집에 왔고.. 제 바지를 찾았습니다.. 제 바지에는 천원권 지폐 삼만원 넘게 들어있습니다.

어머니는 제 바지를 세탁했다고 했고.. 전 놀란 표정으로 세탁기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열어보았습니다.. 그야말로 돈세탁이되어있습니다. 옷에는 돈이 찢어져 붙어 있습니다. 꺼내보니.. 찢어진 돈 반, 제 바지 반으로 보이더군요.

그걸 하나하나 떼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셨고.. 전 괜찮다고 했습니다. 다 제 불찰이니까요.. 어머니와 전 그 찢어진 돈을 하나하나씩 떼어냈고 대충 맞혀보았습니다.

겨우 2만원을 건졌고 그 돈을 은행에서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그돈을 어머니께 드렸습니다. 사실 어머니에게 드릴려고 모아둔 돈이였거든요..

그리고 시간이 흐리고 지금도 그 세탁기랑 저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썽도 많이 부리지만..

저희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입니다. 희로애락을 같이 즐긴 세탁기구요..

언제가는 그 세탁기도 수명을 다해, 쓸모가 없어진더라도 버리고 싶지는 않을꺼에요.

새 세탁기를 산다고 해도, 같이 두고 사용할겁니다. 성능은 좋지 않더라도 그 세탁기는 우리가족과 함께 살아온 친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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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ngsil
    '06.9.30 3:01 PM

    저희집 세탁기도 11년됐습니다...
    작년 아파트로 내집장만하면서 들고왔더니
    집들이 온 사람들이 다 한마디씩 하네요...왠만하면 바꾸지..
    멀쩡하길래 몇년더 써야지 했는데
    세탁기의 물이 안빠지길래 드디어 고장났나보다...
    새로 사야하나.....고민하다 a/s 받았죠...
    고장난게 아니라 동전이 배수호수구멍을 막아서 물이 안빠졌다네요...
    세탁물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동전들이 세탁기 바닥에 쌓여있다가
    이사오면서 구멍을 막았답니다...ㅎㅎ
    그세탁기 여전히 쌩쌩 잘돌아갑니다...

    작년생각나서 글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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