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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응모>추억이 방울방울
아녜스 |
조회수 : 4,682 |
추천수 : 69
작성일 : 2006-09-25 23:22:15
살림= 살리는의 명사.
지금은 폐간되었지만, '살림'이라는 잡지에서 배운 말입니다.
제가 '살림'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었던게 이 잡지 때문이라면,
'살림'을 직접적으로 '해내기'에 도움을 받는 것은 '82cook'덕분인 것같습니다.
결혼과 함께, 지긋지긋하게 여겨졌던 태어나고 자란 '친정집'을 떠나,
해외로 지방으로 다시 고향으로 다시 해외로 지방으로 다시 해외에 나와 살고 있는 저로서는,
어찌둥둥 '버리는게 미덕'이라는 '신념'혹은 '집념'으로 다져졌구나 스스로 평가해봅니다.
"너네 집 처럼 짐없는 집 처음봐"
"짐 다 들어온거예요?"
이삿짐이 들어온 건지, 이삿짐이 나가려는 것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운 제 살림에 대한 평가입니다.^^
비행기로 배로 트럭으로 이리가고 저리가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제 살림에 늘 '동행'되리라 여겨지는
'추억의 물건'들이 있으리라 상상하시나요?
음.....꼼꼼하지 못한 제 성격 탓도 있고, 高價의 물건은 버거워하는 제 성품 탓에 , 결혼 18년동안 온전히 저를 따라다닌
살림살이들은 극히! 드뭅니다.
이 번 9월의 주제를 보면서 순간 느꼈던 것은 '우째 이리 우아한 물건 하나 남은게 없을꼬' 였습니다.^^
징글징글하게 따라다니는 녀석이 있다면 '승압기' 하강기'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살림을 하다보면, 특히 요리를 하다보면, 늘 생각케하는 것들이 있습죠.
요식계에서도 몇 년^^ 종사한 적이 있으니 제 요리사랑은 하늘을 치솟지만, 거의 '연구계통'의 것들로서-하하하-
요리책보고 연구하는 부분에 치중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은숙'이 언니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혈기가 왕성한' 20대에 만났습니다.
언니는 남달랐는데, 일찍이 부모로부터 분가하여 혼자 살았고, 문학을 했고, 느긋했고, 자유로왔죠.
저는 그 언니가 좋아 졸졸 쫒아다니기도 하고, 지독히도 좁은 자취방에 앉아 시대를 토론하기도 했구요.
남자 선배도 소개해주고 아무튼 언니는 제게 '햇살'처럼 밝은 빛을 주었죠.
제가 장돌뱅이처럼 이 곳 저 곳을 떠돌아 '**'에 잠시 살던 때였는데, 저는 이미 아이를 둘이나 낳은 엄마가 되어 있었지만,
은숙이 언니는 '아직도' 혼자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지나 얌전하고 손이 하얗고 긴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거였습니다.
돈없는 늙은 두 독신을 위해 그때부터 제가 살던 도시근처에 집을 얻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죠.
제가 사는 곳에서 불과 10분 남짓 떨어진 곳에,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 어렵게 집을 구했습니다.
동화를 쓰는 부인과 책을 편집하는 남편.
그들은 그렇게 새삶을 출발하였습니다.............
사진의 그릇은 그무렵 언니로부터 '고마움'의 표시로 받은 것입니다.
언니의 어머니가 골라주셨다는 이 그릇을 받아들고 우찌 그리 감격의 눈물이 나는지,
'이 바보야 울긴 왜 우냐'고 스스로를 막 뭐라고 했던 그때 그감정이 하나도 흔들림없이 기억에 남아있군요.
그러고보니, 그릇의 역사도 1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그릇은 또다시 트럭을 타고 한국의 다른 도시로, 배를 타고 타국으로, 또다른 타국으로
잘도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콩나물도 무쳐 놓고, 냉채도 이쁘게 담겨져 저희집 식탁을 차지합니다.
그릇을 보면 '추억이 방울방울' 하늘로 올라갑니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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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박금원
'06.9.26 12:18 AM어쩐지 마음이 아려지는 글 입니다.
잘 읽었습니다...2. 체스터쿵
'06.9.26 1:38 AM사진이 작아서 자세히 보이진 않치만 그릇도 참 예쁜데요~
3. 생명수
'06.9.26 5:52 AM사람에게 추억이란게 얼마나 소중한가 느끼게 하네요. 저도 대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나 보고 싶네요.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알 수도 없지만..부럽네요
4. 아녜스
'06.9.26 6:03 AM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추억이 생각나, 이 참에 안쓰던 글 한 번 올려봤습니다.
그릇에 음식이라도 해서 올리고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문양이 이뻐 그냥 올렸는데,
좀 멋적습니다.^^
금원님, 체스터쿵님, 생명수님의 글보고 제가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감사합니다.5. 서현맘
'06.9.26 8:36 AM그릇이나 테이블보나... 참 소담한게 아름답습니다. ^ ^
6. 나도할래
'06.9.26 11:18 AM추억이란..
아름답고,
전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근데, 슬프게도 주변엔 아무도 없네요.
전 헛살고 있는 건 아닌가 슬퍼져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텐데7. ㅂㅐㅅㅣㅅㅣ
'06.9.27 2:56 AM추억도 아름답고 그릇도 참 고와요.
8. 아녜스
'06.9.27 11:53 AM서현맘님, 나도할래님, ㅂ ㅐ ㅅ ㅣ ㅅ ㅣ님,
따뜻한 말씀 해주시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왜 일케 한 분 한 분 말씀이 모두 감사한지요!
추석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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