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좀 복잡하고 제가 생각해도 참 바보같은 짓이었기에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오늘 맘 먹었어요.
얼마전 캠코더를 살 일이 있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 롯데 소니에서 행사로 나온 제품이 있길래 사러갔죠. 요즘 백화점 사은행사 많이 하잖아요. 가전제품은 구매금액 50%만큼 사은품을 주더군요. as받기도 편할것 같구요. 가격은 120만원 정도. 50%라 해도 60만이나 하잖아요.
그리고 마침 냄비도 살 때가 되어가서 아예 작정하고 갔어요. 켐코더(이건 쓰던거 옥션에서 100만원에 팔았거든요) , 스텐냄비, 그리고 스텐 압력솥.그것도 꼭 휘슬러로다가 오늘 꼭 사고 만다. 비상금 탈탈 털어서라도! 하는 마음으로요. 제가 그날은 정말 뭐에 씌였었나봐요...
근데 캠코더를 얼마 더 깍아서 사고나니 오늘 정말 꼭----냄비랑 압력솥을 사서 사은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지배하고 그 외에는 아무 생각이 안나더군요.
왜냐면 100만원 구매금액에 해당하는 사은품에 미니 오디오가 있었는데 고것이 참 깔끔해 보여서 아들놈 영어수업시간에 아주 적당해 보였죠. 저희는 씨디플레이어가 없어서 홈스쿨선생님이 거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저도 난감하고 선생님도 불편해 하고 아이는 산만한 것 같아 씨디 플레이어를 하나 장만하려던 참이었거든요. 근데 사은품에 미니 오디오가 떡하니 보이니 가슴이 두근두근, 나만 횡재한 것 같고 그걸 못받으면 엄청나게 손해볼 것 같은 생각이 막 드는 거예요. 흡사 제가 신혼때 걸렸던 홈쇼핑 중독증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 것 같아요.
그래서 맘 바뀌기 전에 휘슬러 매장으로 달려갔죠. 근데 몇바퀴를 돌아도 휘슬러 매장이 없는거예요.
물어보니 없다더군요. 바로 그 때 제정신이 들어야 했는데 ....
그만 테팔 매장아줌마의 현란한 말솜씨와 사은품에 눈 멀어 판단능력이 희미해진 눈에 클립소 압력솥도 무지 좋아 보여서 덜커덕 샀죠. 테팔은 원래 타이머에 목숨걸잖아요. 그것도 좋아보이고.
옆매장에는 도무스 베카인가 하는 독일 브랜드가 있었는데 냄비는 거기걸 샀죠.
그리고 나서는 뭐에 쓰인듯이 사은품증정장소로 가서 그 오디오를 받아서 집으로 왔죠.
냄비는 아주 괜찮았어요. 스팀홀도 있어서 덜그럭거리지도 않고 열 전도율도 좋더군요.
근데 압력솥이 영... 친정에서는 풍년 압력솥을 쓰는데 그건 밥이 아주 차지고 윤기가 흐르는데
똑같은 쌀인데 테팔은 그렇게 되질 않더라구요.
기름기 잘잘 흐르고 찰진 밥 좋아하는 신랑 구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불려도 보고 찹쌀도 넣어보아도 찰진 밥이 되질 않아요. 아... 후회 막급입니다.
그냥 사은품 포기하고 나중에 휘슬러를 사든지 아님 풍년 압력솥을 살걸...
제가 잘못 사용해서 그런가요?
혹 사용하고 계신분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 너무 한심하죠? 저 같은 분들이 많지 않겠지만 부디 사은품에 눈 멀지 마시고
현명한 소비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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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에 눈멀어 충동구매한 테팔 클립소
데레사 |
조회수 : 2,360 |
추천수 : 6
작성일 : 2004-11-08 2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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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11.8 11:28 PM데레사님..혹시 스팀 빠지는 구멍 열어놓고 밥하신 거 아니에요..클립소도 찰지게 밥 잘돼요...
그림이 통닭에 가게 맞춰놓고 밥 지어보세요...타이머는 2분내지 3분 맞추시구요...바로 불 줄여서 뜸들이세요..국산보다 빨리 되요..
저도 처음 쓸 때 맨날 밥이 이상해서...버리려고 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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