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천연 세제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혹시 '비누 열매'라고 들어보셨나요?
그게 뭐냐고요? 처음 들어보신다고요? 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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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누 열매 소개>
짜짠~
이게 바로 비누 열매랍니다.
Sapindus 라는 나무 열매의 껍질인데
껍질 안쪽에 사포닌 성분이 굉장히 풍부하여 비누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보시다시피 별도의 화학 처리가 전혀 되지 않은 것으로, 단지 자연 상태 그대로 그늘에서 말렸을 뿐입니다.
이 열매를 영어로는 'soapberry' 혹은 'soapnut', 불어로는 'noix de lavage', 독어로는 'Waschnuss' 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Sapindus 나무는 인도 북부, 네팔, 파키스탄 근방에 많이 서식하는데.
비누 열매의 주요 수출국은 인도여서, 'Indian soapnut'이라고도 한다는 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 나무가 있다는 사실!
여수나 제주처럼 따뜻한 남쪽에 주로 서식하고
우리는 이 나무를 '무환자나무', '염주나무' 라고 한다는데 남쪽 사시는 분들 혹시 보셨나요?
크기 비교를 위해 4.5 cm 펜뚜껑과 함께 놓아보았습니다.
도토리보다 조금 크고, 밤보다는 조금 작은 사이즈에요.
(사진처럼 여섯 조각이 세탁시 1회 사용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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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 방법 >
비누 열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 번 볼까요?
1. 빨래할 때, 합성세제 대신 비누 열매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1) 작은 면주머니에 비누 열매 4~6 쪽을 넣는다. (경수일 경우에는 10 쪽)
2)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 안에 넣는다.
3) 30 도 이상의 물로 세탁한다. (찬물에서는 너무 천천히 녹아난다고 해요.)
참 간단하죠?
2. 식기 세척기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사용 방법은 비슷합니다.
1) 작은 면주머니에 비누 열매 3~4 쪽을 넣는다.
2) 식기 세척기 안쪽 깊숙히 집어 넣는다.
3) 최소 60도 이상의 온수에서 세척한다. 끝~.
비누 열매는 알뜰하게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 60도 이상의 물에서는 1회 사용 가능
* 40도 정도의 물에서는 2회 사용 가능
* 세탁기나 식기 세척기에 넣었던 비누 열매를 다시 끓이면
손빨래, 특히 실크, 캐시미어 등 고급 섬유 세탁시 울샴푸 대신 사용 가능.
그 밖의 헤어 & 바디 샴푸 대용, 설거지나 청소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음.
사용한 열매를 끓여봤습니다.
1. 40도의 물에서 2회 세탁하고 나온 비누 열매를 빨래 전용 냄비에 넣습니다.
2. 뽀로록~ 거품이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3.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4. 금새 거품이 한가득 차올랐습니다.
불을 끄면 거품은 금방 가라앉는데, 아마도 세정 성분은 다 녹아나왔겠지요?
만져보면 물의 질감이 훨씬 묵직하고 미끈거립니다. ^^;
저는 이 재활용액을 주방 세제에도 조금 섞어놓고,
면생리대 모아놓은 통에 부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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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탁 효과 >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합성세제를 사용할 때와 전혀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 "몇 년째 사용하는데 만족스럽다."지만
일부는 "30도 이상의 맹물에 빨아도 이 정도의 세탁 효과는 있다.", "때가 전혀 안 지워져 실망스럽다."라는 반응입니다.
제가 비누 열매를 산 판매처에서는
솔직하게 찌든 때는 잘 지워지지 않으니까
오래된 때, 심한 얼룩은 과탄산으로 애벌 빨래하기를 권하더군요.
제 경우,
얼룩은 비누로 애벌 빨래하는 데다가
세탁시 쌀뜨물 발효액을 500 ml 이상 들이붓는터라
평소에도 세제를 그다지 많이 쓰지는 않는데요...
비누 열매 사용 후 "그래, 이 정도면 쓸만 하구나." 정도의 소감입니다.
세척력이 월등히 좋지는 않지만, 친환경이니까 봐준다~ 의 마음이랄까요. ㅎㅎ
흰 앞치마를 빨았더니 자잘한 때는 지워졌는데, 토마토 소스 등 선명한 얼룩은 남아있습니다.
아무래도 합성세제를 사용했을 때처럼 세탁물이 뽀얗게 반짝거리지 않아요.
과탄산과 겸용하거나, 기존의 합성세제를 소량만 섞어서 보완해주면 훨씬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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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누 열매의 장단점 >
비누 열매의 장단점을 종합하자면...
< 장점 >
ㅡ 나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수확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ㅡ 인체에 무해하다. 특히 합성세제로 인한 알레르기, 아토피 증상 등 피부 질환을 피할 수 있다.
ㅡ 100% 자연 분해가 가능하므로, 폐수로 인한 오염을 줄일 수 있다.
ㅡ 사용법이 간단하고, 다용도로 쓸 수 있다.
ㅡ 낭비 없이 알뜰하게 재활용이 가능하다.
ㅡ 저렴하다. (제가 사는 유럽에서는 1 kg에 18,000 원 정도였습니다. 1 kg이면 육개월도 넘게 쓸 거 같아요.)
< 단점 >
ㅡ 세탁 효과가 떨어진다.
ㅡ 나무 껍질, 밤껍질 같은 냄새가 난다.
ㅡ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상품화되지 않았다.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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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이런 열매가 있다는 게 신기하고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올려봤습니다.
이 글 보시고 비누 열매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 중
ㅡ 인도나 그 근방에 계신 분들은 자체 조달하시고, ^^;
ㅡ 미주나 구주에 거주하시는 분들~
이미 유기농 매장을 통하여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이 열매를 사용한 헤어 샴푸나 바디 샴푸도 상용되었다고 해요.
집근처 유기농 매장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ㅡ 우리나라에 계신 회원님들~!!
집 근처에 무환자나무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가을에 열매 주워서 천연 세제로 사용하시고,
아토피로 고생하는 친구들에게 나눔도 하시고 널리널리 사용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