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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좋은날 그릇사진

| 조회수 : 13,560 | 추천수 : 9
작성일 : 2012-03-01 19:19:09

한여자가 있었습니다.

한남자가 있었습니다.

둘이는 사랑을...?

둘이는 본능에  좀 더  충실했었다고 합니다.

캠퍼스나 공원 으슥한곳 여름지나 가을되고 낙엽이 지기 시작하니  추워 지기 시작합니다.

11월이 됩니다.

두  남녀는  겨울준비를 더 늦출수는 없었습니다.

결혼을 했습니다.

밥먹을 그릇 몇가지를  친정에서  되는대로 챙겨왔습니다.

살림 이딴거  그들에게는 별로 중요한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추위를 피하는것  이것만이 그들에게는 중요했으니까요.


그여자 친정아버지 밥그릇도 챙겨 왔었나봅니다.

스텐그릇에는 나름 급이 있었습니다.

나름  뒷테에 굽이 마련된 스텐공기를  그여자의 어머니는  자랑으로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어느새 그들사이에 아이들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들을 위한 집을 마련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여자는 알뜰함이란 정의를   사은품,  한정품  이런 글자에서 찾았습니다.

법랑양푼을 사은품으로 준다는  광고에

여자는 아이를 포대기에  매달고  백화점 문이 열리기 5분전에 도착 백화점문앞에서 줄을 섭니다.

한정 사은품을 받아야 하기에  앞에 서는것이 중요합니다.

백화점문이 열립니다.

여자는  사모님마인드가 준비 안되었건만  백화점 직원들은 한결같이  구십도 인사로

여자를 사모님화 시킵니다.

스피커에서는 당당히도 터키행진곡이 흘러나옵니다.

모두들 7층을 향해  행진곡 박자에 맞추어 빠른 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합니다.

(샤워효과를 위해  한정품행사는 높은층에서 이루어졌었습니다. 요즈음은 어떤지 모름)

마음같아서는  에스컬레이터  몇계단은 건너 뛰고 싶건만

입구에서 사모님화 되었기에 다행히도 자제를 하고 있습니다.

행진곡에 박자를 잘 맞추어 걸었던  그여자는 다행히도 한정사은품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그날 샀던 품목은 무었인지 기억은 안나고  사은품만이 그녀의  손길을 아직도 받고 있습니다.

(왜 사은품의 규격은 일반 판매품보다 우리들 생활에 아주 적합한적이 많은지 그여자는 궁금하게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남과 여는  아이들과 함께 지낼수 있는  집을 마련합니다.

혼수도 없이  11월의 혹한을 피하고자  결혼했던  그여자는

혼수라 치고 처음으로 셋트로 그릇을 삽니다.

그여자가 좋아하는 실용성과 그시절 유행했던 그릇과 얼추 맞아 들어갔습니다. 




그 여자는  애초에  그릇본능은  없었던게 분명합니다.

17여년전   보험설계사분께서  그 여자를 자주 방문하게 됩니다.

"@@엄니  연금보험들면 한국도자기 그릇 셌뚜로 주는데..."(기타등등 설명이어짐)

"에이 저는 그릇 필요없어요~ 지금있는것도 다 못쓰고 갈까 싶은데요~"

"@@엄니 그래도 노후를 생각해서 들어놓으면 어떨까~ 나이들면 돈 몇푼이라도 크게 느껴질수있는데..."

"그럴까  말까 그럴까 말까 "

고민 고민해서 들은 연금보험을  얼마안있으면  만기가 되는  세월이 그여자에게  얹어졌습니다.

그때 받은 사음품 그릇 아직도 잘 쓰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사람은 변합니다.

그여자도 변해갑니다.

어느날부터 인가   그릇 뒤를  뒤집어보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릇의 기능,그릇의 우아함, 기품을 볼줄모르니 ( 그릇에대한 미적 감각은 제로이니)

글씨를 통해 가늠해보는 그릇 불감증해소 방법을 터득했던것입니다.

그여자에겐  두번째 셋트 그릇이었습니다.

무겁고  투박하지만  글씨가 주는 느낌이 그여자를  안심시켜줍니다.

특히 oven이라는 글씨는  그여자에게 실제로 유용하게 쓰여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쓰다보니 정이듭니다.

먼훗날  내마음의 그릇이라는 이벤트가 열리면  그녀의 아이들은   이그릇으로  이벤트참가하게 될까요?^^

냉장고 새로 바꿀때  받은 사은품그릇   이곳에도  자주 올려 졌던 그릇입니다.

이제는 다깨지고  이만큼 남아서  도저히 식구들 밥을 차리기 힙듭니다.


그래서  아마도 그여자의 마지막  셋트구입그릇이지않을까 싶은 그릇입니다.

그여자 아이들,  엄마 없을때에도 씩씩하게 밥차려 먹을수있도록   보온밥통에 넣어두는 스텐밥그릇과 함께   

햇빛좋은 오후에  찍어두기로합니다. 




부록

그여자의 요즈음  발동하는 본능이 궁금하신가요?

가능하다면  1일코스라도 떠나고 싶은 본능......

한라산 등반(어리목~ 윗세오름)

한편 그여자의 딸아이는....

그여자가  얼마전  정리한것들  포기한것들......  

다시사기 & 만들기.....

   


노니 (starnabi)

요리와 일상....자기글 관리는 스스로하기.... 회사는 서비스용 설비의 보수, 교체, 정기점검, 공사 등 부득이한 사유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이..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온나나
    '12.3.1 7:36 PM

    법랑양푼 저희집에도 있는데.. 저희 엄마도 줄서서 받아오신건가? ㅋㅋ

  • 노니
    '12.3.2 6:17 AM

    하하
    온나나님 댁에도 법랑양푼있으시군요?
    그때 온나나어머님과 함께 줄서서 입장을 한것은 아닌지?
    누워있는 티셔츠 서로 잡아당기던 그런 인연?등 생각해봅니다.^^

  • 2. 티트리
    '12.3.1 7:51 PM

    정갈하고 눈에 익은 그릇들이 햇볕을 받으니 더 빛이 나네요.
    그릇사진과 함께 마지막 머핀까지 진정한 살림의 고수같네요.
    살짜기 머핀 한개에 침흘리고 갑니다..^^

  • 노니
    '12.3.2 6:26 AM

    티트리님
    눈에익은 그릇을 만나면 왠지모를 반가움이 들지요!
    함께 같은생각과 같은마음으로 살아온 느낌등
    그릇에는 그릇본연의 용도이외에 또다른 무언가가 있는것 같습니다.
    티트리님이 반갑게 느껴지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사진 머핀사진
    제가 얼마전에 머핀틀등 제빵관련물품 정리하고 가볍게 살려고 했는데
    딸아이가 덜컥 머핀틀사고 제빵재료사고서는 이렇게 머핀을 만들었군요.
    인생이 이렇게 돌고 도는것인가?
    초딩고학년이 저학년 쳐다보듯이 바라보면서 웃어보았답니다.

  • 3. claire
    '12.3.1 8:25 PM

    정감이 철철 넘치는 글과 사진이네요. 마음까지 절로 따스해집니다.

  • 노니
    '12.3.2 6:27 AM

    claires님
    게시물의 행간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4. 제이미맘
    '12.3.1 9:26 PM

    그릇에 의미를 불어넣으셨네요...

  • 노니
    '12.3.2 6:28 AM

    제이미맘님
    그릇에도 그릇의 기능이외의 다른 많은것이 함축되어있구나!
    하고 저도 글을쓰면서 느껴봅니다.^^

  • 5. 세누
    '12.3.1 9:26 PM

    저도 한국도자기 그릇보니 반가워서 몇자 적네요
    결혼 준비하면서 남대문 시장가서 대충 맘에 들어 샀어요
    10년동안 밥그릇 두어개 깨뜨렸고 나머지는 온전히 있다가
    포트메리온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손안닿는 장에 고이 모셔 놓았네요
    이제는 82덕분에 르쿠르제,로스트란도,빌보,유기까지 섭렵하고 있어요
    사도사도 사고 싶은게 그릇입니다
    아직 덴비는 못샀는데 노니님 사진보니 더 사고 싶어요

  • 6. 노니
    '12.3.2 6:36 AM

    세누님

    그릇을 사야하는 100가지이유가 그릇을 사는사람에게는 반드시 있다.
    그릇을 안사야하는 100가지이유가 그릇을 안사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있다.

    그릇을 사는 기쁨을 아는자는 그릇사는 기쁨을 그만이 알고있다.
    그릇을 안사는 기쁨을 아는자는 그릇을 안사는 기쁨을 그만이 알고있다.

    이렇게 이렇게 살아가는게 인생인것 같습니다.
    세누님의 기쁨을 느끼는지점이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저도 덩달아 기쁘게 느껴지는 그지점....^^

    하하
    그릇이 햇빛을 받으니 저도 전에는 못느끼던 포스틀을 뿜어내고 있네요.^^

  • 7. 알로하하
    '12.3.2 7:02 AM

    낯익은 그릇들이 잠시 옛시절로 돌아간듯한..
    본능에 더 충실했었다는 말이 확 끌림이 있네요.. 뭘까 하면서..;;
    맨위 스뎅 공기 냉장고 안에 랩덮고 있어요..
    엄마가 많다고 여러개 가져가라는거 촌시러운거 뭐 좋다고 많이 가져가냐 투덜대며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한개만 가져온..
    근데 참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고추장종지로.. 빨간색도 안베고 떨어뜨려도 꺠지지도 않고..

  • 노니
    '12.3.3 3:34 AM

    알로하하님
    우리는 뭘까? 하면서..; 그냥그냥 살아가기도 하지요~^^
    바로 바로 그것이지요~^^

    스뎅공기 하나
    하나라서 더욱 요긴하게 쓰시나봅니다.^^
    색도 안물들고, 깨지지도 않고 정말 유용하지요~^^

  • 8. 세연맘
    '12.3.2 11:23 AM

    저도 저 법랑양푼있네요. ㄹ 백화점서 사은품으로 받았죠. 어쩌면 노니님과 같은 공간에 있었을수도 있겠네요. ㅎㅎ

  • 노니
    '12.3.3 3:38 AM

    세연맘님
    네! 같은 공간에서 있었을수도 있을뿐아니라
    세일품목 판매대에 누워있는 티셔츠 동시에 잡고 당기고 있었을수도 있구요~^^
    오늘은 82라는 공간에서 이렇게 이야기나누고 있네요.^^

  • 9. 진선
    '12.3.2 12:26 PM

    저희 시어머님도 위에 있는 범랑 양푼 있으세요. 명절에 나물하면 항상 담아 놓았는데 이젠 속이 벗겨져서.... 반갑네요.

    이번 그릇이벤트 참여글을 보면서...
    지난 가을 친정엄마가 집정리 하시면서 쓰시던 그릇 정리하며 많이 버렸는데 그때 버리라고 하던 저의 말이 엄마한테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됩니다. 본인은 안쓰는걸 언니랑 저한테 써도 된다고 하시니, 버려라 그건 버리면 안된다 많이 실랑이 했거든요. 엄마께 너무 죄송합니다. 지금 남은 것이라도 받아와서 제가 써야겠어요....

  • 노니
    '12.3.3 3:47 AM

    하하
    법랑양푼이 제법 쓸모가 있더군요!
    시어머님께서도 즐겨 쓰시나봅니다!^^


    저도 사실 지금은 안계신 친정어머님 짐정리할때
    추억이담긴 그릇 몇가지 챙겨둘걸 하면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쩔수 없이 기회비용이라는것을 지불할수 밖에 없는것 같기도 한데요.
    살림을 놔두자니 한정이 없고 정리하자니 추억이아쉽고 그러기도하니,
    어느곳에 기회비용을 지불할것인가 생각을 해볼수 밖에 없는 삶인것 같습니다.
    혹시 무언가를 정리를 하게된다면, 사진으로 남겨두고 사진으로 추억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되지않을까?
    이런생각을 요즈음 해보고있답니다.
    맘에 들어온것은 받아오시고 혹여 정리하게되는것은 사진으로 남겨두시면 어떨까 생각이나서 적어봅니다.^^

  • 10. 아리랑
    '12.3.2 7:10 PM

    요즘엔 스텐 공기 눈을 씻고 봐도 없던데 잘 봤어요.....

  • 노니
    '12.3.3 3:53 AM

    맞아요 요즈음 스텐그릇파는곳이 드물지요.
    길가에 커다란 그릇백화점이라 쓰여진 큰그릇가게에서만이 음식점용 스텐그릇파는것을 볼수있는것 같습니다.


    스텐그릇을 오랜만에 꺼내놓고 사진을 찍어보니 스텐의 느낌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 11. 수늬
    '12.3.3 6:47 PM

    저는 저 위 코렐 단종된 저무늬(이름이 머더라..;;)를 기회가 된다면 모으고 싶어요..
    집에 종지 몇개있는데 쓰면 쓸수록 정이 들어서 저번 남대문갔을때 딱하나 남은 코렐컵 그무늬가 있길래
    덜컥 사왔습니다..
    왜 단종되었는지...제눈엔 참으로 이뻐요...
    그리고,저 스뎅그릇 저도 애지중지 남은것 아껴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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